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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민 Jan 12. 2024

만화 '원피스'를 스타트업의 관점에서 보다-4

한 단계 발전하기 '기어 세컨드' 

내 공격기는 모두 한 단계 진화한다
루피의 '기어 세컨드'


스타트업을 하다보면 당연히도 내 편을 만나기도 하고 내 편이 아닌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사실 내 편이 아닌 사람들을 훨씬 더 많이 만나게 된다.


일단 편의상 내 편이 아닌 사람들을 ‘적’이라 부를 때,


아이러니하게도 내 회사의 적은 내 회사의 비전을 부정하는 집단이 아니라, 
내 회사의 비전에 동의하는 집단이다.


회사가 만들어가는 미래,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스타트업의 프로덕트에 쓴소리하는 사람들을

흔히 나의 ‘적’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그들은 나의 동료도 아니고 나의 적도 아니다. 

비난을 위한 비난을 하는 사람들의 말은 무시하면 되고, 비난이 아닌 비판을 하는 사람들의 말은 새겨듣는다.

전체적인 기댓값(?)을 따지자면 안 좋은 얘기를 하는 사람들은 적어도 나에게 직접적인 손실을 가하지 않는다.

(여기서 말하는 직접적인 손실은 회사 매출의 악영향을 의미한다. 감정이 상하는 건 뭐 넘어가자.)


많은 스타트업들이 투자사의 날카로운 피드백을 듣고 빈정이 상하고, 심지어 투자사와 싸우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당장 눈앞에서 듣기 싫은 얘기를 한다고 하여 투자사들을 적으로 여기면 된다.


‘돈만 주면 다야?’라는 생각으로 투자사와 싸우는 사람들은 생각을 다시 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의견이 다르다면 각자의 길을 가면 된다


회사의 진짜 적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사들이다.

그들은 나와 비슷한 미래를 꿈꾸며, 나와 비슷한 프로덕트를 제공한다.

그리고 불행히도 그들의 프로덕트는 나의 프로덕트보다 더 좋은 경우가 많다.

'돈으로 찍어 누르다' 소위 말해 ‘돈찍누’가 가능할 정도로 돈이 많다면, 뭐 경쟁사들을 매수해버리면 그만이다.

피그마(Figma)의 무서운 성장세를 보고, 어도비(Adobe)가 급하게 인수하려고 한 것처럼 말이다.

(지금은 결렬되었지만.)

하지만 우리는 어도비나, 애플이나, 뭐 구글처럼 그렇게 돈이 많은 회사가 아니다.

프로덕트를 제작하고 영업하는 과정에서 이런 일들을 반드시 겪을 것이다.


‘와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구나.’
이미 그들은 내가 가려는 길을 먼저 가봤고, 그런 면에서 나보다 경험이 많을 수밖에 없다.


루피는 ‘로빈’을 구하기 위해 ‘에니에스 로비’에 잠입하고, 

그 과정에서 세계정부 직속 첩보기관 CP9을 맞닥뜨린다.

CP9에 대해 길게 설명하자면 또 너무 길어지니, 간단히 말하자면 그냥 매우 매우 강한 집단이다.

루피 일당은 이들을 한 명씩 맡아 상대를 하는데, 처음 겪어보는 강함에 루피 일당은 고전을 면치 못한다.

뭐 성장물이 다 그러하지만, 루피는 그들이 사용하는 ‘육식’ 기술을 일부 모방하며 그들을 상대하기 시작한다.

자신의 능력에 상대의 능력을 학습하여 적용하며, 루피는 그렇게 자기 자신을 한 단계 성장시킨다. 단시간에.


몸을 자유자재로 길게 늘일 수 있는 고무고무 열매 능력자인 루피는, 

단순히 몸을 늘려 강하게 타격하는 수준을 넘어, 혈관을 강하게 수축하고 팽창하여, 

체내 혈액 순환을 극도로 가속하는 방식으로 신체 능력을 최대화한다.


내가 강해져야 스타트업을 이끌 수 있다


고무가 잘 늘어난다는 성질만을 이용한 기존까지의 ‘고무고무 뭐 내려찍기’ 식 단순 타격기에서,

혈관까지 고무의 성질을 반영하여 강해지는 설정은, 독자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기어 세컨드’가 등장한 에니에스 로빈 파트를 원피스의 리즈 시절이라고 말할 정도.)


내가 가진 능력을 다르게 사용해야만 스타트업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가령, 디자이너들은 개발을 배워보는 것도 좋고, 개발자들은 디자인을 배워보는 것이 좋다.

그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내가 어떤 걸 잘하는지 메타인지가 되어있는 게 중요하겠지만, 

일단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하고, 예상치 못하게 사용하여야 한다. (말은 쉽다.)


스타트업에서 살아남기 1장
 ‘언제나 예상치 못하게 성장할 것’


다음 글에서는 ‘샤봉디 제도’ 편과 더불어, 

스타트업의 꽃, ‘시드 투자’에 대해 얘기해 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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