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사기죄 피의자가 됐습니다
"처음부터 그런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냥 상황이, 약속을 지킬 수 없게 흘러갔을 뿐인데 어느 날 느닷없이 연락이 오고, 조사받으러 오라고 하고, 갑자기 ‘사기’라는 단어가 눈앞에 등장합니다.
누가 봐도 심장이 철렁 내려앉을 일이죠.
검색창에 ‘사기죄처벌’이란 말을 입력하는 지금, 머릿속은 온통 ‘나 정말 처벌받는 건가?’ ‘전과라도 남는 거 아닌가?’ ‘이게 진짜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는 일인가?’ 그런 질문으로 가득할 겁니다.
억울하고, 당황스럽고, 내가 뭘 그렇게까지 잘못했나 싶은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합니다.
그런데 현실은 냉정합니다.
피해자는 일방적으로 ‘처벌받게 하겠다’고 나설 겁니다.
그러나 선생님 입장에선 정말, 갚을 생각이 없었던 게 아니거든요.
변제할 여지가 있었고, 시간만 조금 있었어도 해결될 수 있었던 일이었죠.
그렇다면 법은 이런 사정들을 어디까지 봐줄까요?
처벌을 막기 위해, 고의성부터 짚어야 합니다
사기죄로 처벌받는 기준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핵심은 ‘처음부터 속일 마음이 있었느냐’입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돈을 빌릴 땐 분명히 갚을 생각이 있었고, 그렇게 말했었죠.
문제는 나중에 상황이 바뀌었다는 겁니다.
갑자기 일이 꼬이고, 자금 사정이 나빠지고, 생각지도 못한 일이 터져서 그렇게 된 것이죠.
그걸 사기라고 보는 게 맞을까요?
여기서 중요한 논점이 하나 나옵니다.
사기죄는 단순한 채무불이행과는 달라야 합니다.
갚지 못한 결과만 가지고는 사기가 성립하지 않죠.
형사처벌은 ‘처음부터 속일 생각이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합니다.
그럼 그걸 어떻게 보여줄 수 있느냐, 바로 정황과 사실관계입니다.
예를 들어, 돈을 빌리고 나서도 갚기 위한 시도를 계속했다거나, 일부라도 상환한 흔적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고의성을 반박할 수 있는 재료가 됩니다.
통신 기록, 거래 내역, 문자나 메신저 대화 모두 증거가 될 수 있죠.
즉, 단순히 “그럴 의도가 없었다”고 말하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그게 사실임을 보여주는 흔적들이 필요합니다.
‘나는 정말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는 말을 믿게 만들려면, 말이 아니라 기록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문제는, 혼자서 그걸 어떻게 확보하고 보여줄 수 있을지를 모른다는 데에 있죠.
지금 해야 할 일은 억울하다고만 말하는 게 아닙니다
‘사기죄 피의자’라는 말, 듣는 순간부터 벼랑 끝에 서 있는 기분일 겁니다.
그러나 지금 해야 할 건 무작정 억울하다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감정은 감정대로고, 대응은 따로 세워야 하죠.
지금 당장 변호사를 선임하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닙니다.
다만, 이 상황을 방치해두면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상황이 굳어질 수 있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조사가 한 번 시작되면 흐름은 수사기관의 프레임대로 흘러가게 됩니다.
그 전에, 내 입장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정확히 준비해야 하죠.
혹시 ‘이 정도는 내가 설명하면 이해해주겠지’라고 생각하고 계시진 않으신가요?
아쉽게도 형사 절차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당신의 설명이 오히려 불리한 진술로 정리될 수도 있고, 해명이라고 했던 말이 고의성을 뒷받침하는 단서로 쓰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지금 필요한 건 방어 전략입니다.
당신이 어떤 상황이었는지, 어떤 의도로 그런 선택을 했는지, 그걸 법적으로 납득 가능하게 풀어내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죠.
혼자 고민만 하다가 시간 놓치지 마시고요.
정확한 진단을 통해 대응 방향을 세우는 것부터 시작해 보시기 바랍니다.
상황은 충분히 바뀔 수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형사전문변호사의 시선에서 사건을 다시 들여다본다면, 당신이 놓친 결정적인 설명의 기회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