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형사사건을 다년간 다뤄온 이동간 변호사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합의된 관계인데 왜 처벌받느냐’는 질문을 던집니다.
하지만 이 질문 속에는 한 가지 전제가 빠져 있습니다.
‘합의’가 성립하려면, 그 의사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점이지요.
법은 미성년자를 완전한 판단 주체로 보지 않습니다.
특히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청소년은 성적 동의 능력이 불완전하다고 판단합니다.
따라서 성인과의 관계가 ‘서로 원했다’ 하더라도, 법은 이를 ‘성폭력’으로 간주하지요.
결국 미성년자의제강간 사건에서 핵심은 ‘합의 여부’가 아니라
‘상대가 미성년자였느냐’, 그리고 ‘그 사실을 인식할 수 있었느냐’입니다.
이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억울하다는 감정만 남은 채
형사처벌의 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합의했는데 왜 처벌받는 걸까?
이 질문은 미성년자의제강간 사건에서 가장 많이 나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합의는 처벌을 피할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형법 제305조는 ‘만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미성년자와 성인이 성관계를 맺은 경우,
상대방의 동의가 있더라도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법이 미성년자의 ‘합의’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왜일까요?
청소년은 감정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상태에서
상대의 말이나 분위기에 쉽게 휘둘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발적인 관계였다”는 주장은 법정에서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합니다.
더 나아가, 만약 16세 미만인 상대가 스스로 “괜찮다”고 말했다 해도,
그 말을 그대로 믿었다는 이유로 무죄가 되진 않습니다.
법은 ‘성인이 미성년자의 나이를 몰랐을 수 있느냐’를 엄격히 봅니다.
외모나 언행이 성숙했다는 이유로 책임을 피하기 어렵지요.
이처럼 법은 ‘성인의 보호 의무’를 강조합니다.
즉, 미성년자를 유혹하거나 이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성인에게
더 무거운 책임을 묻는 구조입니다.
결국 “합의였다”는 말은 감형의 이유가 될 수는 있어도
면책의 이유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게 이 법의 냉정한 현실입니다.
상대 나이를 몰랐다면 처벌을 피할 수 있을까?
많은 피의자들이 “정말 몰랐습니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주장은 대부분 수사 단계에서 인정받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몰랐다는 걸 증명해야 하는 책임’이 본인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어려 보이지 않았다”거나 “대학생이라 했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 주장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증거가 필요하지요.
예를 들어, 상대가 직접 대학생활 이야기를 했거나,
성인 신분증을 보여줬거나,
성인으로 오해할 만한 대화 내역이 존재한다면
그때 비로소 ‘고의가 없었다’는 논리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실제 제가 맡았던 한 사건에서도
의뢰인은 상대방이 “대학생”이라 소개했고,
대화 중 ‘수강신청’이나 ‘술자리’ 등의 언급이 있었습니다.
이 점을 입증 자료로 제출해 무혐의 처분을 받아냈습니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대부분은 증거 부족으로 ‘인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돼
기소로 이어집니다.
즉, 몰랐다는 말 하나로는 부족합니다.
그 말이 사실이었음을 보여줄 증거와 논리적 구조가 뒷받침되어야 하지요.
그래서 경찰조사 전에 변호사와의 충분한 상담이 필요합니다.
대화 내용, 문자, SNS 기록, 상대의 언행 —
이 모든 것이 ‘인지 여부’를 입증할 실마리가 되기 때문입니다.
조금이라도 불리한 진술이 나가면
그 이후에는 되돌릴 기회가 거의 없다는 점,
이 부분을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미성년자의제강간’은 법이 가장 단호한 입장을 취하는 영역 중 하나입니다.
감정적인 억울함보다 중요한 것은 법이 어떻게 판단하느냐이지요.
합의가 있었다고 해서, 나이를 몰랐다고 해서
모두가 처벌을 피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철저한 준비와 입증으로
‘고의가 없었다’는 점을 설득할 수 있다면 결과는 달라집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아마 두려움과 혼란이 뒤섞여 있을 겁니다.
그러나 가장 위험한 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조사가 시작되기 전, 진술을 하기 전,
그 한 걸음 앞에서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
그것이 유일한 출구입니다.
저는 수많은 성범죄 사건에서 직접 대응해 온 변호사로서,
단 한 번의 방심이 인생 전체를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이 바로, 판단해야 할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