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동간 변호사입니다.
“그건 단순한 대화였을 뿐인데요.”
“영상을 만든 건 아니잖아요.”
이런 말을 하며 제게 오시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하지만 법은 감정이 아닌 사실의 구조로 판단합니다.
아동성착취물제작 혐의는 우리가 생각하는 ‘제작’보다 훨씬 넓은 개념입니다.
직접 찍지 않았더라도, 시켰거나, 저장했거나, 요구했더라도
이미 처벌의 문턱 안에 들어와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사실을 모르고 조사에 임하면, 그때부터는 변명이 아니라 변론이 필요해지죠.
Q. 어디까지가 ‘제작’으로 보나요? 단순 요청도 처벌되나요?
법이 말하는 ‘제작’은 생각보다 폭이 넓습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에 따르면,
아동성착취물을 제작·수입하거나 그 제작에 관여한 사람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집니다.
무겁죠.
그 이유는 명확합니다.
‘결과’보다 ‘행위의 목적’이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미성년자에게 나체사진을 요구하거나, 자위 영상을 보내달라고 했다면?
직접 촬영하지 않았더라도 ‘제작을 교사한 행위’로 처벌됩니다.
영상통화 중 상대가 옷을 벗고, 그 장면을 녹화했다면?
그 역시 제작으로 간주됩니다.
단 한 컷이라도 의도적으로 저장했다면, 그건 이미 아동성착취물입니다.
이쯤에서 이런 질문이 생기죠.
“상대가 먼저 보냈는데, 저는 받은 것뿐이에요.”
하지만 그 상황조차도 법은 ‘수용 의사’로 해석합니다.
즉, 받는 행위 자체가 제작물의 유통 과정에 참여한 행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결국 행위의 주체보다 결과의 생산성이 핵심이라는 말이죠.
그렇기에 사건 초기, ‘저는 만들지 않았습니다’라는 단순 부인은 위험합니다.
그 말 한마디로 사건의 초점이 ‘고의성’이 아닌 ‘의도성’으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이 시점에서 이미 수사는 기술이 아니라 논리 싸움으로 들어갑니다.
따라서 조사의 방향을 바꾸기 위해서는 법적 프레임을 정확히 이해한 진술 전략이 필요합니다.
Q. 포렌식이 진행 중인데,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이 부분에서 많은 분들이 스스로 무너집니다.
핸드폰이 압수되면 대부분 이렇게 말하죠.
“지운 지 오래됐는데, 설마 복원되겠어요?”
하지만 포렌식은 단순 복원이 아닙니다.
시간, 위치, 접속 흔적, 삭제 시점까지 분석됩니다.
데이터는 ‘없어진 것처럼 보일 뿐’, 완전히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삭제가 아니라 준비입니다.
무엇이 저장되어 있을지, 어떤 파일이 의심될 수 있을지,
그 범위를 먼저 파악해야 합니다.
포렌식 과정에서 ‘여죄’가 드러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죠.
예전에 받은 파일, 잠깐 봤던 링크 하나가 문제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그럴 때 가장 큰 차이를 만드는 건 진술의 방향성입니다.
변호사의 조력을 뒤로 미루면, 수사기관의 해석이 사실이 됩니다.
예를 들어 “자료를 삭제한 이유가 두려워서였다”고 진술하면,
그건 반성이 아니라 ‘증거인멸 시도’로 기록됩니다.
“모른다”고 말해도, 데이터가 있으면 ‘부인’이 아닌 ‘거짓 진술’이 됩니다.
이런 해석의 차이는 수사관의 판단이 아니라 당신의 말 구조에서 결정됩니다.
그래서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어떻게 말할지’보다 ‘어떤 부분은 말하지 말아야 하는지’입니다.
무심코 한 단어가 사건을 무너뜨릴 수 있으니까요.
변호인은 단순히 법률을 해석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수사기관이 당신의 말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예측하고,
그 흐름을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입니다.
즉, 포렌식 수사 단계에서는 논리의 변호가 곧 방어입니다.
아동성착취물제작 혐의는 ‘영상 제작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요청, 참여, 저장 — 그 어느 하나라도 성립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혐의는 ‘고의가 없었다’는 말로는 결코 벗어날 수 없습니다.
만약 지금 포렌식 통보를 받았다면, 이미 수사는 시작된 겁니다.
데이터는 시간의 문제일 뿐, 결국 모두 드러납니다.
그렇다면 지금 필요한 건 감정이 아니라 구조입니다.
어떤 사실이 혐의의 범위에 들어가는지,
어떤 진술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하는지,
그 구분부터 정확히 잡아야 합니다.
이 사건은 두려움으로 버틸 수 있는 종류가 아닙니다.
대응은 빠를수록, 전략은 냉정할수록 유리합니다.
그게 변호사가 항상 강조하는 이유이자,
지금 이 글을 끝까지 읽으신 당신에게 필요한 첫 번째 조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