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동간 변호사입니다.
군대라는 공간은 폐쇄적입니다.
그래서 사건이 터져도 ‘조용히 덮고 넘어가자’는 분위기가 남아 있죠.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다릅니다.
성범죄, 특히 군내 성추행은 조직 내부가 아닌 형사 문제로 다뤄집니다.
즉, “그때만 조용히 있었으면…”으로 끝나는 일이 아닙니다.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신다면 아마 이런 생각이 스칠 겁니다.
“고의는 아니었는데요.”
“장난이었을 뿐이에요.”
“전역했는데도 처벌이 가능한가요?”
이 세 문장 모두 제가 수십 번 들어본 말입니다.
하지만 이 세 가지 중 단 하나도 면책의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Q. 군형법은 왜 이렇게 무겁게 적용되나요?
군에서 발생한 성추행은 군형법 제92조의3이 적용됩니다.
폭행이나 협박으로 추행을 한 경우, 최소 1년 이상의 징역형이 선고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최소’입니다.
벌금형 선택지가 없죠.
즉, 처벌이 시작되면 징역으로 직행한다는 뜻입니다.
이 조항이 일반 형법보다 가볍다고 오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형법은 10년 이하, 군형법은 1년 이상이잖아요?”
하지만 형법은 벌금형이 가능하고, 군형법은 그렇지 않습니다.
가벼운 듯 보여도, 실제로는 훨씬 무겁습니다.
왜 이렇게 다를까요?
군은 명령 체계로 움직이는 조직이기 때문입니다.
그 안에서 일어난 성적 침해 행위는 단순한 ‘추행’이 아니라 군 기강의 붕괴 행위로 평가됩니다.
그래서 상명하복 관계, 계급 차이, 근무 환경이 모두 ‘가중 요소’로 작용하죠.
문제는, 전역했다고 끝이 아니라는 겁니다.
많은 분들이 “이미 제대했으니 군 법 적용 안 되죠?”라고 묻지만,
당시 군인 신분으로 범행이 발생했다면 전역 후에도 군사법원이 관할합니다.
이미 전역했더라도 사건이 ‘군 재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이유죠.
그리고 이때 실형 가능성은 생각보다 높습니다.
Q. “성적인 의도 없었다”는 주장이 통할까요?
군 성추행 사건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말입니다.
“진심으로 성적 의도가 없었어요.”
하지만 수사기관은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추행죄의 핵심은 ‘의도’가 아니라 행위가 상대방의 성적 자유를 침해했느냐입니다.
예를 들어,
훈련 중 장난삼아 특정 부위를 만졌거나,
술자리에서 동기에게 불쾌한 신체접촉을 한 경우,
설령 ‘장난’이었더라도 상대가 모욕감이나 수치심을 느꼈다면
법적으로 ‘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의문이 생기죠.
“정말 단순 실수인데요. 이런 경우에도 처벌되나요?”
네, 가능합니다.
고의가 아니라 해도, 사회통념상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행위였다면
법원은 ‘간접적 의도’로 판단합니다.
특히 군 조직에서는 ‘지휘·복종 관계’가 있으므로,
하급자의 저항 불능 상태를 이용한 행위라면 가중처벌의 대상이 됩니다.
결국 중요한 건 ‘내가 그런 뜻이었는가’가 아니라,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였는가’입니다.
이 기준 하나가 유죄와 무죄를 가릅니다.
그리고 그 판단은 감정이 아니라 기록과 진술의 일관성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진술을 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조사를 받으면,
무심코 한 한마디가 불리한 근거가 됩니다.
제가 상담한 사례 중에는
“장난이었어요.” 한마디로 인해
‘의도된 행위’로 판단되어 실형으로 이어진 경우도 있었죠.
군대 내 성추행은 결코 ‘내부 일’이 아닙니다.
군형법은 단호하고, 사회는 냉정합니다.
전역자든 현역이든, 일단 사건이 인지되면 수사는 시작됩니다.
형사 절차, 징계 절차, 신상 등록까지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억해야 할 점은,
군 사건은 일반 성범죄보다 빠르게 진행된다는 사실입니다.
한 번의 조사로 방향이 정해집니다.
그 한 번이 바로 당신의 진술입니다.
따라서 억울하든, 실수가 있었든,
지금 먼저 해야 할 일은 변명보다 방어 전략 수립입니다.
그건 ‘혼자 버티는 시간’이 아니라, ‘대응의 시간’이어야 합니다.
만약 지금 출석 통보를 받으셨다면,
이 글을 읽고 바로 행동하셔야 합니다.
군의 논리로 시작된 사건은 결코 스스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당신의 말이 기록이 되기 전에,
그 말의 무게를 함께 고민해줄 사람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