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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eon Sep 11. 2024

예술분야, 그들에겐 왜 이리도 매정한가

이번에는 스튜디오다. 음악 관련인듯하다. 개발할 것이 있나? 두근거림.

마찬가지다. 회사의 마케팅을 통한 문의 건이다.

먼저 전화를 하게 된다. 전화 후 결격사유를 확인한다.

R&D는 아이템이 있고 결격사유가 없으면 일단 신청 대상이다.

서류는 접수할 수 있다는 거다. 


앞서도 말했지만, 많은 업종이 있다.

이 회사를 말하기 전에도 수많은 업종을 만났다.

빵, 강아지 사료, 강아지 플랫폼, 스마트 어항, 강아지 방석, 건강기능식품, 국밥, 등등 아주 많다.


이번회사는 스튜디오다.

흠..... 막막하다. 솔직히 말해서 이번 정부는 어디라고 말하지 못하겠지만 문화체육 쪽은 더더욱이 폐쇄적이었고 해택을 보는 사람만 보는 그런 성향이 세다. 이 정도로만 말해도 다들 알 거 같다.

이런 분위기에서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그래도 뭘 개발하고자 하니까 상담을 요청했을 것이다.

가보지 않을 수 없다. 스튜디오라는 것도 아리송하고, 뭘 할지도 직접 내 눈으로 봐야겠다.

꽤나 큰 스튜디오였다. 공연도 여기서 하고 많은 뮤지션들이 여기서 녹음도 한다.

주로 윤도현밴드, 국카스텐 등 밴드들이 많이 녹음을 하고 공연을 한다고 한다.


내가 방문한 날 전날에는 국카스텐이 녹음을 마치고 갔다고 한다.

솔직히 막 "우와 윤도현? 하현우?" 막 이럴 수도 있지만 솔직히 난 좋아하는 가수가 따로 있다 

그렇다고 저 뮤지션들을 안 좋아하거나 그런 건 아니다. 취향일 뿐. 난 발라드를 좋아한다.

뜬금없이 고백해 버렸다. 하하....


아무튼 스튜디오로 들어가니 녹음실이 보인다. 순간 생각했다. 아..... 뭘 한다고 할까?

그냥 노래나 한 자락 부르게 해달라고 할까? 

난 참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한다. 살짝 다른 데로 이야기가 흐르는 듯 하지만 수줍게 고백하자면 난 어릴 때 17살 때 아이돌을 꿈꿨고, 오디션도 3차까지 봐서 최종 합격까지 했다. 가수가 되고 싶었다.

연습생으로 들어가기 전 부모님의 반대에 심하게 부딪혀 꿈을 포기했다. 정말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다. 이 이야기는 그냥 필자의 어린 시절 첫 꿈에 대해서 이야기해 본 것일 뿐이다.


스튜디오에 들어서니 가슴이 먹먹하다. 아마 필자의 옛 꿈이 가수였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본론으로 들어가야겠다.

모든 것은 사업자가 있어야 하고 이 회사도 사업자가 있었다. 개인사업자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주 오래된 회사였다. 그만큼 아티스트들도 많은 것이다.

항상 묻는 첫마디다.

"대표님 아이템이 어떤 거죠?"

대표가 말한다.

" 아이템이라고 하기엔 좀 그런데... 같이 상의하고 싶어서요"

예상한 대로다. 흠.............. 이걸 어쩌지.......

쭉 훑어본다. 회사 소개서 같은 거 없냐고 물어보니 공연안내장만 보여주신다. 아티스트들의 얼굴이 있는 그런 전단지... 같은 내용들을 보여주신다. 

"네 대표님 이거는 레퍼런스로 잘 녹이면 될 거 같고요 "" 이거 말고 따로 회사 소개서는 만들지 않으시나요?"

대표가 답한다.

"저희 같은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따로 만들지 않아요 알아서 아티스트들이 찾아와서 녹음하고 하거든요"

이때는 직언을 해드렸다.

"대표님. 아무리 좋은 아티스트들이 와서 녹음을 하고 한다고 해도 뭔가 발전하고 싶어서 R&D를 하시려면 회사소개서 정도는 만드시는 것이 좋으실 거 같아요"

다행히 대표님께서도 이해를 하신다.

"그렇겠죠. 만들어 보겠습니다"

대답이 빠르다. 진짜로 R&D가 너무 하고 싶으신 거 같다.

최초로 이런 걸 물었다

"대표님 왜 R&D를 하고 싶으세요? 이거 어려운 건데.. 어떤 건지 알고 시작하시는 건가요?"

"적어도 R&D의 기본 개념정도랑 어떤 건지 어떻게 진행되는지 정도는 아시는가 해서 여쭈어 봐요"

이 말은 내가 돌려 말한 거지만 "대표님 기업은 R&D 가 힘들 거 같은데 왜 굳이 돈들이면서까지 컨설팅을 하려고 하시냐. 시간낭비 아니겠냐" 이 말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대표의 대답은 이거 하나다.

"R&D 연구개발비라고만 알고 있어요. 자세한 건 모르는데 주변에서 많이 해보라는 소리를 들어서요. 우리 같은 예술 쪽 영역은 거의 안된다고들도 하던데, 저는 도전해보고 싶어요" "안될까요?"

이어서 내가 대답했다.

"대표님 R&D는 이런 이런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고 과제라는 것은 이러이러한 것을 말하고 진행하게 되면 이런 것들을 하셔야 하고, 이런 프로세스로 진행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발내용이 들어가야 하고 개발하고자 하는 목표치가 수치로 나와야 해요" 기타 등등 하나하나 초기교육처럼 안내해 드렸다. 안내만 거의 두 시간 걸린 듯하다.


앞서도 말했지만 난 계약을 전재로 무조건 외근이다. 내근도 마찬가지다.

그게 내 시간과 상대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만났을 때 엉뚱한 이야기가 아니라 기술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바로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기 상담은 별도로 사전에 진행하는 이유도 그래서이다. 지금의 나의 회사는 그러한 프로세스를 도입했지만 그때 이 회사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첨부터 설명하고 진행하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고, 그때서야 기업의 대표님도 R&D를 이해하신 거다.


어쩔 수 없다. 이때는 그 회사의 방식에 내가 맞춰야 하니까.

자. 이제 시작해 보자 본격적으로 잘해야 한다.

이 회사는 음악을 하는 곳이다. 스튜디오다. 지역까지는 괜찮겠지 ^^: 홍대에 있다!

일단 이 회사는 기존의 음악제작과 스튜디오 및 방송국에서 필수로 사용되고 있는 음악 제작과정에서 컨트롤 룸이나 부스, 플레이 박스 등등이 하나의 드라이브로 통합된 즉 "올인원 기어"를 개발하고 싶어 한다.


이 정도로만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을 계속 말하지만 독자님들이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

우선은 자료를 취합했다. 

하면서도 몇 번을 말리긴 했다. 하지만 하시고 싶어 한다. 그럼 해야 한다.

선정이 안 돼도 좋으니 하고 싶다고 한다. 계획서도 원한다고 했다. 맞다. 계획서는 큰 역할을 한다.

기업의 자산이 된다. R&D를 하다 보면 기업이 어느 순간 선정유무와 관계없이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본다.

그걸 내가 다시 깨닫는 순간이었다. 이 기업의 대표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이 개발을 통해서 개인이나 단체음원등 영상 콘텐츠 플랫폼을 제공하여 음원시장에 안정화를 원하신다.


좋은 계획이고 의도이다.

하나하나 써내려 갔다. 하나하나 여쭈어 봤다. R&D를 처음 해보시기 때문에 많은 가이드와 자문이 필요했고 그만큼 더 많이 더와드려야 했다.

큰 금액은 힘들 것이다. 문체부 쪽으로 과제를 지원하고자 과제공고를 써치 했지만 정해진 답은 있어 보였다.

그 말인즉슨 정해진 기업이 있는듯한 과제들만 즐비했다는 뜻이다.

정부의 정책의 기조, 정부의 특성, 여러 가지가 모든 국민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이때도 나는 그걸 다시 느꼈다. 솔직히 정치에도 더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힘내자 힘내자. 기업대표님도 저렇게 힘내는데 나도 힘내자 어떻게든 잘하면 되는 거다. 잘해보자.

마음을 많이 다잡은 계기였다.

최종적으로 계획서가 나왔고 기업은 계획서를 받아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아했다.

뿌듯한 순간이다. 

자. 그렇지만 우리는 선정을 목표로 한다.

이제 계획서를 접수해야 한다.

지금에서도 똑같은 생각이지만, 정부부처들의 접수 사이트는 매우 복잡하다. 그냥 회원가입정도가 아니라 많이 까다롭게 만들어 놨다. 그리고 오류도 많고 튕겨져 나가는 즉, 동시접속자에 대한 부분이 취약하다.


회원가입을 하고 기관등록을 하고 연구자번호를 발급받고 기타 등등 가입하는 데만도 하루가 걸린다.

그것들을 기업들이 하다가 가입하다가 중간에 포기하는 기업들도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우리는 가이드를 제공하고 하나하나 확인한다. 그렇기에 가입에 대한 부분의 어려움은 없었다.

가입하면서 기업대표님이 하신 말씀이 있다.

"아. 이게 가입부터 보통이 아니네요" " 혼자 하면 중간에 열받아서 안 할 거 같아요"

당연하다. 나도 해봤는데 무지 짜증이 났으니까. 지금은 그래도 조금 나아졌지만 이때는 많이 복잡했다.

지금도 간단하지는 않다. 첨부터 등록하는 거부터 잘 안 해놓고 접수하려고 하다가 접수가 안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접수를 하고 나서 접수증이 나온다. 기업은 뛸 듯 기뻐한다. 하고 싶었던 R&D과제에 접수만 했을 뿐인데 말이다. 한 단계 성장 한 기분이 든다고 하신다. 속으로는 생각했다. "붙어야죠 (┬┬﹏┬┬)


하지만 "일단 접수 잘 되었고 기다려 보시자"라고 말했다

시간이 지났고 결과발표가 나왔다.

기업에게 먼저 연락이 왔다.

메일하나를 보내줬다. 아무래도 이게 된 건지 안된 건지 확인이 불가능한 모양이시다.

처음 받아보는 거니까 아무래도 이런 경우도 많다.

서류결과는 "추천대상"이었다.

서류가 된 것이다.

OK! 전달했다. 서류가 통과되었다고. 대표님은 너무나도 좋아하셨다.

이제 문화 예술 이런 쪽도 정부에서 봐주는 거 같다고 하시면서 좋아하신다.

우리가 들어간 과제는 자유공고이기 때문에 어떠한 아이템도 다 접수할 수 있다.

다만, 심사 시 분야를 나뉘어 심사는 한다. 일단 서류는 통과되었으니 대면평가가 남았다.


대면평가에서는 두말할 거 없이 엉망이었다.

너무 어려웠던 모양이시다. 그럴 만도 하다. 우리가 자문해서 작성된 것이긴 하지만 대표님이 공부도 하셔야 하는데 평생 음악만 하셨으니 이것들을 하고자 하시는 맘은 있으시나, 일부 우리가 평가위원 눈에 맞게 구성된 계획서에서 어려움을 느끼시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그러지 않으면 선정의 확률이 더 낮아진다.


이런 말이 있다.

"지나가는 할아버지 할머니, 아저씨, 초등학생이 알아들을 만큼 쉽게 적어야지 선정된다"

솔직히 이 말은 아니다.

정부에서 지원을 해주는데 이렇게 쉽게 적어서 내면 그냥 일기장을 쓴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적절히 쉽게 적절히 전문적이게 무조건 밸런스가 중요한 거다.

그야말로 누가 봐도 알아보기 쉽게 적어라는 말은 "떨어질 각오하고 그냥 하고 싶은 말 다 써라" 이거다.

적어도 지금까지 내가 일하면서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이건 확실하다


대면평가 결과 : 추천제외.

떨어졌다. 

피드백을 받아봤다. 결과는 예상한 대로이다.

대면평가에서 질문에 대한 답변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성이 떨어짐. 필요성을 느끼나 시장이 미비함. 이런 거다. 흔히 떨어지는 기업들이 받는 일반적인 피드백이다.

떨어뜨리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하는 피드백들이 있다. 그것들이 적혀있다.


이때 한탄스러웠다. 이건 누가 봐도 안 붙여주겠다는 거다.

기업에게 솔직히 말씀드렸다. 이 피드백에서 중요하게 볼 것은 하나도 없다.

하지만 확실한 건 이번 아이템으로 선정은 어려울 거 같다. 이 말을 해드려야 했다.

1%의 희망을 품었지만 그마저도 박살이 났다. 

오히려 기업의 대표님이 나를 위해 말씀해 주신다.

"어떻게 임하셨는지 맘을 잘 압니다. 이번에는 안 됐지만 정책이 바뀌고 나면 달라지겠죠"

"이 사업계획서를 좀 더 공부해서 내년에는 저희가 자체적으로도 한번 도전해 보겠습니다"

"지금까지 고생 많으셨어요. 너무 맘 쓰지 마세요 저희가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참으로 희한하다. 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이 대표님은 내 맘을 너무 잘 헤아려 주신다.

우리는 선정을 위해서 달린다. 그게 우리의 원동력이자 수입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회사를 진행하면서 그것보다 나는 좀 더 문화예술 음악 쪽이 발전하기를 희망했다.

그런 맘에서 함께 진행하였던 것 같다. 다른 회사 같으면 다시 한번 도전해 보시죠 라는 말을 하겠지만 이 회사의 대표님께는 그런 말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어차피 이번에는 글렀다. 아쉽지만 그렇다.

참 안타깝고 화가 나는 부분이다. 어쩌겠는가... 내 힘으로 되는 일도 아닌 것을....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2024년이고 이 기업을 진행한 것은 밝힐 수 없다. 말하면 어떤 정부였는지 나오니까...

하지만 이때 이후로 그 정부는 물러나야 했다. 문화체육 쪽에서의 비리가 많아서이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전정부나 지금의 정부 그전의 정부를 비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 R&D도 정부의 정책의 부합성에 적합해야 가능하다는 것을 이때 많이 느꼈었다.

지금도 심사기준에 정부정책의 부합성 타당성등 여러 가지 들을 본다. 평가 시 말이다.


과연 어떤 것이 좋은 것일까? 정부가 원하는 아이템들만 돈을 받는 게 과연 R&D 지원금일까?

난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 정부가 이루고자 하는 정책에 있어서 아이템이 부합한다면 조금은 더 좋을 뿐이다. 


이 글을 통해서 내가 말하고 싶은 말은 이거다.

아직까지도 문화와 예술, 음악 분야에 정부는 그리 투자를 많이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뜨는 아이돌? 아이돌을 이용해서 정치적으로 이용? 그전에는 그들을 위해 뭘 해주었는가?

그전에는 그들의 환경을 위해 뭘 해주었는가? 다 그 업을 하시는 분들이 이루어 낸 결과물일 뿐이다.

예술이나 음악등 문화예술 분야에서의 지원은 매우 적고 한정적이다. 주어진 예산이 있으니 어쩔 수 없다는 것도 알겠다. 하지만 최소한 이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노력하는 문화 예술의 종사자 기업분들에 대한 제원마련과 발전을 위한 그들만의 도전에 대해서 한 번 더 신중히 고려해 주었으면 한다.


AI도 좋고 머신러닝도 좋고 딥러닝 쳇 GPT, 뭐 다 좋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누구든지 자유롭게 공고에 지원할 수 있는 거 까지도 좋다.

하지만 문화 예술분야의 R&D도, 그분들의 노고와 아이디어도 눈여겨 봐주고 짜놓은 틀이 아닌 자유로운 틀 안에서 그들이 희망을 잃지 않도록 응원을 아끼지 않았으면 한다.


내가 문화 예술인은 아니지만 이 업을 하면서 느꼈다. 아직도 우리는 도약하지 못한 분야가 있다. R&D로 말이다. 그것이 문화 예술분야이다. 어디까지가 R&D의 범위인지, 어떻게 그들도 도전할 수 있는지, 길을 열어주면 더 많은 더 좋은 더 나은 환경이 구축되고 나라의 위상이 전 세계에 뻗칠 것이다.


원대해 보이지만 그게 아니다. 문화 예술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에게 존경을 마다 하지 않는다.

너무 대단한 분들이다. 이번회사를 하면서 그런 점을 많이 느꼈다. 음악도 돈 없으면 못하는 세상이다. 그나마 이 대표님은 그동안 해오신 것이 있어서 업을 이어나가 실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그것은 숙제일 듯하다. 


마지막으로 문화예술계에 종사하시는 모든 분들께 존경의 뜻을 밝히면서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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