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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마님 Jun 23. 2022

콜롬비아에서 다이빙 자격증 따기

스쿠버다이빙- 오픈워터

메데진medellin의 오스카가 소개해 준 타강가taganga의 다이빙스쿨에 왔다. 전세계에서 여기가 이집트 다음으로 싸다는 이야기를 들어서다. 그리고 산호초가 아직 아주 많다고!  어려서부터 물을 너무 무서워했는데, 산소통을 매고 아예 깊이 들어가면 물공포가 좀 극복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 본다. 

3년 전 허리 수술을 한 적이 있어서, 무거운 건 못 든다고 했더니, 매번 내 산소통을 다이빙스쿨에서 보트로 옮겨주겠다고 한다. 사인하고, 현금 지불하고, 내일 새벽에 학원으로 오세요. 네.


오픈워터 자격증 이틀 차 소감.


1. 스쿠버다이빙은 어렵지 않다. 그냥 내가 못해서 너무 슬프다. 강사와 학생이 1 : 2 인 소규모 수업이었다. 이탈리안인 에드워드는 수영을 곧잘 한다. 나는 수영도 못하고, 물도 무서워 하고, 미션도 한 번에 못한다. 부진아처럼 꼭 한두 번씩 더해야 겨우 넘어간다. 그래도 강사인 산티아고가 손뼉 쳐주고, 주먹 하이파이브해주고, 포기하지 않게 다독여준다. 짐이 된 느낌은 피할 수 없어서 자존감을 물에 두고 터벅터벅 귀가한다. 


2. 아침에는 우리 보트 옆으로 돌고래 떼가 인사를 하며 지나갔다. 물 위로 오르락내리락하는 게 인사란다. 물고기가 떼 지어 물 위로 뛰노는 것도 봤다. 보트 투어처럼 신이 난다. 


3. 그러다 다이빙 자리에 도착하면 겸허해진다. 나, 여기, 지금, 왜... 이걸 왜 한다고 해서...ㅎ


4. 스쿠버다이빙은 보트에 걸터앉아 산소통을 매고 뒤로 떨어지는 게 일반적 잠수법인데, 내 산소통은 바다로 먼저 던져진다. 나는 산소통에서 조금 떨어져 뛰어내린 다음 산소통을 입으면 된다. 



오픈워터 자격증 3일 차 소감


4. 바닷속에서는 산티아고가 내주는 이런저런 미션을 해내고, 깊이나 몸 기울기나 팔을 쓰지 않고 다리를 휘젓는데 온 신경을 쓰느라 바쁘다. 진귀한 게 별로 없는 게 더 고마울 지경이다. 내일은 좀 더 깊이 가서 거북도 보고 사진 촬영도 해준다고 한다


5. 물속에서 스쿠버다이빙 강사의 존재란 신과 같아서.. 전적으로 의존하게 된다. 오늘도 몇 번이고 손 내밀어주고 오케이 사인을 보내줄 때마다 위안 그 이상의 심적 안정을 느꼈다. 물속에서만큼은 아주 잘생겨 보인다. 그런데 어제 데스크 근무하는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케리비안 남자 있잖아, 특히 다이버 강사는 조심해. 걔들은 머릿속에 섹스 생각밖에 없다니까. 혼자 여행하는 여자는 완전 타깃이야] 

아! 혼자 여행하는 여자가 다이빙 강사를 타깃 하는 건 줄 알았는데? 반대라고? (ㅎㅎㅎ)

데스크 친구가 지금 나의 베프기 때문에 그녀의 의견을 존중하여 허튼짓은 안 하기로... 그래 신은 원래 바라만 보는 존재라지.


바다 마을에 오니 생선요리가 등장했다! 



Tuesday, December 8, 2015  


일단 오픈워터 라이선스 취득. 다음 레벨 (어드밴스드)를 바로 따지 않고 북부 도시들을 여행하기로 한다. 삼일 연속 물질했더니 기운이 쪽쪽 빠진다. 사진의 왼쪽이 강사 산티아고 Santiago, 오른쪽이 오스카의 친구, 다이빙스쿨 운영자 산티아고다. 한 그룹에 이름이 두 번은 반복되어야 짝이 맞는 걸까? 

그래서 어린 산티아고는 꼬네호(토끼)라고 불린다. 사람들 참...별명 잘 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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