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화, 짐이 가벼운 착한 여행자
가볍고 적은 짐으로 여행하는 법
<연재> 제로웨이스트 여행을 위한 안내서
제1화, 짐이 가벼운 착한 여행자
제2화, 음식을 낭비하지 않는 착한 여행자
제3화, 여행지로 소환되는 착한 기념품
착한 여행이라는 게 있을까? 우리가 최소한의 발자국만 남기며 여행할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나홀로 여행자라도 비행기 입장에선 그렇지 않다. 캐리어 하나를 채우면 20kg 정도가 되니, 작은 사람 한 명이더 탄 것과 다름없다. 짐이 가벼운 착한 여행자가 되는 법을 소개한다. 짐을 줄이겠다고 "이건 가지고 갔다가 거기서 버리면 돼~" 하는 생각은 접으시라. 어느날, 집에 놀러 온 손님이 포장지, 한번 쓰고 버린 일회용품, 화장품샘플, 입다 질린 옷을 그대로 두고 가면, 우리집이 쓰레기통이냐고 묻고 싶을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얼마나 예의바른 손님이었나?
1/ 옷을 쌀 땐 착장이 먼저.
옷은 여행짐의 무게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짐이 너무 많다 싶으면, 옷을 얼마나 가져가는지부터 보면 빠르다. 짐을 쌀 때는 어느 도시에서 어떤 옷을 입을지, 계절과 장소를 고려하여 준비한다.
여기서 포인트는 신발부터 속옷과 모자까지 한 번 착장 하면서, 입어보고 짐을 싸는 것이다. 짐을 싸기 전 그림으로 그리고 착장 후 날짜순으로 옷을 담는다.
예를 들어, 계절이 여름이고 습한곳엔 잘 마르는 티셔츠, 반바지, 가벼운 남방(뜨거운 햇볕이나 에어컨 밑에서 요긴하다), 모자, 속옷, 슬리퍼를.
둘째날에 격식있는 공연장에 간다면, 원피스와 얇은 가디건, 목걸이, 흰운동화, 라는 식이다.
착장 리스트에 '등등'은 없다. 착장이 끝나면 여분 없이 이것만 챙기면 된다. 첫째 날 입은 것 중 반바지, 남방, 슬리퍼 등을 다른 착장에 활용하면서 선택지를 줄인다. 여행메이트가 있다면 겹치는 옷을 체크하여 나누어입는것도 좋다.
2/ 액체를 고체로.
액체형 화장품의 80%는 정제수, 즉 물이다. 생수를 가방에 넣어 다니다가, 가방이 왜 이리 무거워, 하면서 가방을 뒤적여보고 물부터 먹어 없앤 경험이 있지 않으신지. 액체형인 샴푸, 치약, 선스크린을 고체형으로 바꾸면 가방이 훨씬 가벼워지고 부피도 줄어든다. 샴푸바, 린스 바, 고체 치약, 고체형 선스크린, 종이형 세탁비누 등, 액체형은 대부분 고체형 대체제가 있다. 다만, 고체형 제품들은 사용 후 잘 말려서 지퍼백에 옮겨 담는 주의가 필요하다.
3/ 생리용품은 다회용 혹은 완전 유기농 제품으로.
기저귀와 생리대는 썩는 데 100년 이상이 걸린다. 일회용품을 잔뜩 가져가서, 포장쓰레기며 폴리에스테르, 화학물질을 남의 땅에 실컷 버리고 오는 건 예의가 아니다. 유기농제품은 포장까지 잘 썩는 제품으로 찾는다.
나의 몸을 위해서도 면생리대나 디바 컵을 추천한다. 유럽이나 북미 지역을 제외하곤, 좋은 품질의 월경 용품을 찾기가 어려웠다.
나는 1년 여행을 하면서 면생리대를 썼는데, 화장실에 자주 못 가는 경우에도 피부가 예민해지지 않고 갑자기 월경이 시작하더라도 늘 생리대를 가지고 있는 셈이니 든든했다. 또한, 가볍지만 부피가 큰 생리대 대신 두 주먹만 한 여유공간이 생긴다.
<사진> 나의 7박 8일 유럽여행 짐. 액체가 없으니 다 기내에 들고 탔다.
-짐 쌀 때는 80%만 싸야 여행지에서 간식과 물 등을 담을 수 있다.
-카메라 들고나갈 땐 에코백, 등산할 땐 백팩, 시내 마실은 작은 앞 가방 (에코 백안에 넣어감)을 썼다
-면세점 쇼핑은 하지 않는다. 면세점 구매품은 여행 내내 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