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아저씨 훌리앙Julian네 공장견학 다녀왔다. 왜냐고 물으면, 나도 모른다. 콜롬비아 사람들은 자기와 가족에 대해 소개하는 걸 참 좋아한다. 한 번 인사를 나눈 뒤로 길에서 마주칠 때마다 [아비가일-! 공장 도대체 언제 보러갈거야~]라며 닥달했다. 오늘은 딱히 할 일도 없고 해서, 알았다고 했다.
아저씨의 오토바이 뒤에 타고 10분정도 달려 공장에 도착했다. 고가도로를 달려서 으잉? 했지만 도로위에 오토바이가 많이 있었다. 아저씨의 허리를 껴안기는 싫어서 뒷좌석 손잡이를 너무 꽉 잡고 왔더니 팔이 후덜거렸다.
오후 3시지만 직원들은 다 퇴근하고 공장엔 훌리앙의 형과 조카만 있었다. 일이 끝난 오후엔 사진에 보이는 올드카들을 수리하는 취미 생활을 하신단다. 훌리오에게 공장의 의미는 올드카와 형이었다. 크의 형 까를로스carlos (벌써 4번째 까를로스)는 네가 아비가일이구나~ 하며 내 존재를 확인했다
여지껏 내가 만난 콜롬비아 사람들은 남한에 대해 큰 관심이 없다. 그들은 서울이 얼마나 큰 지와 몇 가지 한국에서 시작된 브랜드에 대해 이미 잘 알고 있었다. 그들에게 받는 질문은 대게 북한에 관한 것이다. 그리고 북한이야기의 끝은 어쩐지 '미국이 나쁘네.' 라는 것이다.
까를로스를 제외한 훌리앙의 나머지 남매들은 유럽 각지에 살고 있다고 한다. 국가가 마약범죄자와의 전쟁을 선포한 후, 메데진의 많은 사람들이 유럽이나 미국으로 망명해 살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 후손들은 여전히 돈이 많다. 메데진으로 돌아온 가족들은 여전히 권위와 경제력을 쥐고 있다. 그들은 이제 아주 안전한 동네에 모여 살고 있다. 모두가 정원 딸린 집에서 사는 그런 평화로운 골목.
그리고 내가 묵는 숙소는 그들의 동네에 있었다.
훌리앙보다 친절한 까를로스 아저씨는 토론을 좋아하고 영어도 잘 해서, 내 직업을 스페인어로 소개하도록 도와줬다. 이제 달달 외우기만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