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 맛피아와 바롤로 와인
넷플릭스 요리 대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3억원의 상금을 거머쥐고 왕좌에 오른 요리사는 ‘나폴리 맛피아’다. 그의 닉네임 때문에 파이널에서는 왠지 나폴리 요리로 피날레를 장식할 것 같았지만 의외로 이탈리아 북부의 피에몬테 요리였다.
자신의 출생연도인 1995년산 빈티지의 바롤로 와인으로 만든 아주 특별한 소스로 피에몬테 요리에 화룡정점을 찍었다고나 할까. 요리를 내놓고 심사를 받을 때마다 한 번도 고개를 떨구지 않고 당당하던 모습이 왕의 풍모에 가까웠다. 팔뚝을 가득 메운 문신과 독특한 헤어스타일만큼이나 그의 요리들은 젊고 유니크하다. 요리 경연의 매번의 라운드마다 내놓은 음식에는 결핍을 어루만져주는 따뜻하고 정감 어린 스토리텔링과 그만의 철학이 있다.
파이널에 내놓은 ‘피에몬테식 양갈비’는 양의 심장과 야생버섯을 곁들인 피스타치오 양갈비다.
어린 양고기와 피스타치오, 피에몬테의 바롤로 소스, 트러플과 모렐 버섯,이탈리아 숲속을 연상시키는 허브 세이지, 양의 심장과 어깨살에 비트를 넣어 채운 파스타로 만든 요리다. 바롤로 와인과 트러플은 피에몬테를 상징하는 핵심 키워드다.
현재 프랑스 땅인 사부아 지방과 한때 정치적으로 같은 영토였던 피에몬테주는 프랑스를 비롯한 여러 나라 문화들이 이탈리아에 유입되는 통로였다. 다양한 식재료와 와인과 함께 발달한 음식문화는 전통적이고 세련된 요리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 A meal without wine is like a day without sunshine.”이라는 말처럼 음식과 와인의 조합이 거의 예술적으로 발달한 지역이다.
이탈리아 피에몬테 랑게 언덕에는 네비올로품종으로 만든 왕의 와인 ‘바롤로’와 여왕의 와인 ‘바르바레스코’가 생산된다. ‘왕의 와인’과 ‘와인의 왕’으로 불리우는 바롤로는 탄닌과 산도가 강해서 숙성은 3년, 최소 오크 숙성 2년을 거친다. 나폴리 맛피아가 1995년산 바롤로로 소스를 만들 때 와인의 빛깔이 진하고 묵직한걸 보면서, 20년 이상의 숙성 잠재력을 가진 바롤로의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요리의 왕’이 ‘와인의 왕’을 다루는 솜씨에 숙연해지는 순간이었다.
(참고로 소스를 만들 때 사용된 와인은 ‘루치아노 산드로네 바롤로 레 비네’인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