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 헨리 데이빗 소로
오래 전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했었다.
남들 다 하니 나도 해야하나 싶어서
...
뜻이 있어 간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일하며
나름 머리쓰는 직종이라 일이 재미있기도 했고,
회사 사람들을 알게되며
이렇게도 관계가 만들어짐이 신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내가 회사를 매일 나갔던 이유는
자아실현 그런 것 보다
매달,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급 때문
그런데
그때 그렇게 받는 돈은 오롯이 내것이 아니었다.
매일 회사 나가다보니
학생때와는 다른 옷이 필요했고
회사 사람들과 어울리며 술 값도 한 턱씩 내야 했고
의무적으로 내야하는 경조사비며
회사 안 다녔으면 안 썼을 돈들이 나갔다
물론, 그러면서 시간도 써야했고
더구나
생긴대로 마음을 좆아 살지 않으니
아픈데도 생겨
병원다니며 돈과 시간이 나갔다.
그러다 보니 그 당시 물건 살땐
아. 내가 이거 안 사면,
회사 안 다녀도 되는건데....하는 생각이 들곤 했다
그리고 그 즈음 나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월든>을 읽었다
그의 나이 스물 여덟
미 동부 월든 호숫가에 통나무 집을 짓고 살던
나날들을 담은 책
그 책에서 당시 난
소로우의
나는 차나, 커피, 버터나 우유나 육류를 먹지 않기 때문에
그런것들을 얻기 위하여 힘든 노동을 할 필요가 없다
는 말에 솔깃했다
내 맘속의 소리를 듣는 듯 했다.
스타벅스 프라푸치노 한 잔 안마시면
맥도날드 알바 한시간 안 할 수 있으니까
뭐,
국민이 일하고 써야 세금 떼어 갈 수있는 국가로서는
소로우이나 나 같은 생각하면
골치아프겠지만
암튼, 그때 부터
내 안에는 간소한 삶에 대한 로망이 생겼다
그리고 오랜 세월이 지난 후
다시 이 책을 펴드니
다른 구절이 눈이 들어오더라
나는 우체국이 없어도 별 불편없이 지낼 수 있을 것이다.
우체국을 통하여 중요한 연락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좀 비판적으로 말하면,
내 생애를 통해 우표값이 이깝지 않은 편지는 한 두통밖에 받지 못하였다
p.135
19세기 중반의 그의 생각
21세기 초반의 내 생각과 닮았다.
21세기 초반, 대한민국에서
무려 '카톡''을 안하는 내 생각과 닮았다
2G폰도 아닌데, 내 폰에는 카톡이 없다.
그.런.데. 전혀 불편하지 않다.
다만 각 모임과 집단의 연락책들이 싫어할 뿐
너 때매 따로 연락해야 하쟎아 !
번거로운 그들의
카톡세계에 동참하라는 회유와 강압에도
아직 꿋꿋이 버티고 있다
왜나햐면
소로우시대의 우편연락처럼
카톡을 통하여 중요한 연락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리고, 정말 중요한 사안은
그냥 말 던져놓고 상대의 반응을 기다리는게 아닌
부담스러워도
직접 말로 주고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
그리고
저마다 카톡에 뿌려대는 내 관심 밖의 정보들
별로 알고 싶지 않아서
주변에서 습관처럼 뿌려대는 누군가의 정보에 눌려
피곤해 하는 이들 여럿 봤다
내게 필요한 정보는 스스로 찾으면 되고
대신, 내 일상의 잡음을 줄이는게
더 중요하니까
그래야
내 안에 진짜 소리에 집중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난.
시간을 워낙 혼자 잘 보내서
좀처럼 심심할 일이 없는데
거의
집순이 주제에 맨날 바쁜 라푼젤 양이
'언니!'할 급
그런데 지인에게 갑자기
'뭐해'?', '심심해', '놀아줘'
이런 문자만 오면
그러면......아주 당황스럽다
그런데, 카톡깔면,
이런 대화, 빈도는 당연히 늘겠지
기질은 이런데 소심해서
거절하고 마음 편한 스타일도 아닌지라
그래서 깔끔하게 안 깔기로
......
그런데 세상에 어떻게 모든것을 얻기만 하랴
카톡안해서 손해보는 것 분명히 있다
왜냐하면, 인간관계는
동양철학의 관점에서보면
재성(財星)과 연관되니까
아무래도 요즘세상에 카톡안하면 관계가 남들과 다르게 되니
카톡친구할인 못받는것 부터해서
정보가 돈인 시대에 받는 정보의 양이 적으니
금전적으로 손해 보기를 감수해야 하겠지
그래도 나
당장 내일일이 어찌 될지 모르겠으나
갑자기
얕은 관계가 아쉬워 질 수도 있겠으나
다시한번, 책 속의 소로우의 말
왜 우리들은 이렇게 쫓기듯이 인생을 낭비해 가면서 살아야 하는가?
우리는 배가 고프기도 전에 굶어죽을 각오를 하고 있다.
사람들은 제때의 한 바늘이 나중에 아홉바늘의 수고를 막아준다고 하며
오늘 천 바늘을 꿰매고 있다
p.134
이 말을 방패 삼아
일어나지도 않은 일, 미리 당겨 걱정하고, 그에 따라 관계맺고
또 벌면서 살지 않고
아직까지는 카톡 세계일랑 모르는 척 하고 살려고 한다
물론 살다보면
'카톡 안 한다'는 내게
'너 그렇게 살면 외로워' 하던 이모
(진심 걱정 해줬음)
'카톡 안해 도서 송장 못받았다'는 내게
'아니 왜?' 하던 편의점 아저씨
(사회 부적응자가 된 느낌이었음)
건전한 사회인들의 시선이 따갑다
그들에게
"카톡 사용이 의무는 아니 쟎아요!"
응수 하지만
그들에게 내 말은
그저 설득력 없는 볼멘 소리
ㅠㅠ
하지만 이런 내 처지가
위안이 될 때도 있으니
바로 몇년 전 '카톡 불통 사태'
모두모두 불편하고 당황했다하더만
나의 일상은 평온했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