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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영 Jun 19. 2024

어른의 말하기

진짜 어른 같은 어른을 만났다.

'세상사람들은 언제나 삶은 힘들다고 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죠. 가끔 좋은 일도 있잖아요' -노래 '웃어요' 중에서-


최근 스트레스받는 일련의 일을 겪으면서 몸도 마음도 지쳐있던 차에 노랫말처럼 의외의 수확을 만났다. 진짜 어른처럼 말하는 어른을 만난 것이다. 그분은 내가 일하고 있는 오피스텔을 소유하고 계신 소유주로 나보다 15살 정도 많고, 누구나 알 법한 해외의 유명 투자 회사에서 일을 해 오신, 이미 많은 건물을 소유 중인 자산가였다. 오피스텔 관리 업체 변경과 관련하여 그간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다고 하시면서 커피 타임을 제안하셨는데 약속을 정하고 일을 진행시키는 과정에서 그분의 말하기가 인상 깊어서 기록한다.


1. 약속을 잡을 때

"제가 지금 ~에 있고, 이곳에 오늘 있을 예정인데 혹 금일 오후라도 시간이 되시면 찾아뵙고 커피라도 대접하겠습니다. 혹시 시간이 되시면요"


2. 약속을 잡고 나서

"바쁘실 텐데 시간을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3. 대화를 마칠 때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되십시오." " 건강한 저녁 되십시오. 대표님"


4. 요청할 때

"많이 바쁘시겠지만, 시간이 나실 때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5. 의견을 말할 때

"제 소견으로는~인데, 지나친 기우일까요?"


6. 회의에 대해 궁금할 때

"저희 미팅의 안건을 정확히 무엇으로 하실 것인지요?"


7. 주말에 카톡을 남길 때

"주말에 카톡을 싫어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텐데 실례했습니다."



이분의 특징은 해야 할 말이 있을 때는 하면서도 혹여나 실례가  소지가 있으면 거기에 대해서 정확하게 사과를 하거나 혹은 감사를 표시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예의를 갖춰서 말을 하는 사람은 미움을 받거나 무시를 당할 일이 별로 없다. 상대를 먼저 존중하는 말하기를 하면,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그만큼 존중을 받기 마련이다.


분의 말하기를 보면 마지막은 거의 "감사합니다."라는 말로 끝이 난다. 또한 상대의 호칭을 자신보다 격상시키며 상대가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궁금한 것은 "말씀 중에 죄송하지만"이라는 말을 하고서도 꼭 짚고 넘어간다. 그리고 완벽하게 상황을 이해한 뒤에 업무 배분을 하면서 일을 진행시킨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저 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도 상대를 존중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먼저 커피를 산다든지, 수고스러운 일이나 기본이 되어야 할 것들을 솔선수범해서 하는 모습이 그랬다.


무겁고 심각해지는 상황일수록 "우리가 투사도 아닌데"라고 하면서 즐거운 일을 상기시키고, 농담을 하며 같이 하는 사람들을 독려하는 모습도 어른스러웠다. 


마지막으로 굉장히 겸손하다. 요즘 시대에 겸손은 미덕이 아니라지만, 겸손한 사람에게 악의를 갖기란 어렵다.


이분을 만난 덕분에 겉도는 것만 같아 보였던 일이 조금씩 진척이 되고 있다.  항상 완벽하게 예의를 지킬 수는 없겠지만 이분의 성공 요인에는 어른스러운 말하기가 있었을 것이다. 나 역시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오히려 더 웃음을 찾는 그분의 유머러스함과 여유, 그리고 겸손을 배우고 . 내가 되고 싶은 어른이 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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