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의 시선

“내가 어떻게 감히 네 상황을 이해한다고 하겠니?”

개그맨 장동민이 텔레비전에 나와서 과거 너무나 힘들었을 때 유재석을 만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유재석은 섣부르게 공감이나 충고를 하지 않고 묵묵히 들어주며 따스한 눈빛을 보낼 뿐이었다고 한다. 한참 동안 어려움을 꺼내 놓은 후 집으로 가는 길에 유재석은 큰길까지 따라 나와서 택시를 잡아 주고 지갑에 든 돈 모두를 꺼내 주었다고 한다. 어머니 용돈 갖다 드리라고 한 걸 보면 택시비 정도가 아니었던 것 같다. 이 날로 장동민은 정신을 차리게 되었다고 한다. 유재석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핵심은 노하우가 아니다. 노빙(know-being)이다. 사람들은 노하우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나부터도 문제가 생기면 ‘어떡하지?’를 되뇐다. 방법은 전체성을 품지 못한다. 대증적인 일처리일 경우가 많다. 문제에 갇히면 노하우를 찾게 되지만, 문제에서 한 발짝 물러서면 노빙을 찾게 된다.

노하우가 하나의 물결이라면 노빙은 전체로서 물의 성질이다. 존재는 방법은 포함한다. 방법은 의지가 개입되지만, 존재는 큰 흐름 안에서 작은 부분들을 자연스럽게 교정한다. 큰 그림 안에서 조화를 보지 못하면 작은 그림에서 방법을 찾게 된다. 올바른 이뤄짐은 나의 방법이 아니라 전체의 조화로 가능하다.


“저는 목표나 계획을 갖고 있지 않아요. 그런 걸 갖고 있으면 괜히 마음이 무거워져요.”

유재석은 내일의 일을 위해 오늘 컨디션 관리에 최선을 다한다고 한다. 유재석의 성공은 방법이 아니라 존재의 산물이다. 누군가는 유재석이 재미없는 개그맨이라고 했다. 그런 그가 지속적으로 최고의 자리에 있을 수 있는 이유는, 그의 시선이 방법이 아니라 존재의 차원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