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회는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누구나 쉽게 행동을 강조하고 심지어는 강요한다. 행동하지 않는 자는 위선자로 몰리기 쉽다.
그런데 이상하다. 내 삶을 돌아보자. 나는 누구보다 내 삶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누구보다 좌절과 절망을 경험했다
나는 삶을 향상하기 위해서 다음의 것들을 시행했다. 열심히 공부해서 원하는 대학교에 들어갔지만 방향을 잃었다. 명상이란 걸 발견하고는 또 열심히 했다. 독서하면 삶이 바뀐다길래 또 열심히 책을 읽었다. 하지만 계속 허덕일 뿐이었다.
운동을 하고 글쓰기를 했다. 삶은 변하지 않았다. 소위 전문가들이란 자들이 소리 높여 주장하고 행동으로 옮기라고 해서 실행하고 있다.
그런데 왜 내 삶은 변하지 않는 걸까? 물론 여기에 대해서 그들도 할 말은 많다. 노력이 충분치 않다, 간절함이나 절박함이 없다, 1만 시간이 필요하다, 방법이 옳지 않다, 목적이 순수하지 않다. 삶을 향상하고 변화할 방법을 가르쳐주고는 변하지 않으면 갖다 댈 이유는 최소한 그 방법보다 여러 가지를 갖추었다
난 이쯤에서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다. 내가 이상한 걸까? 전문가들은 옳고 나는 그른 걸까?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니 이런 이가 나뿐이 아니다. 이게 인간 본성의 자연스러운 모습인데 내가 너무 까탈스럽고 예민하게 구는 걸까?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 책들을 살펴본다. 요즘은 코로나 이후 투자나 재테크에 사회적인 관심이 폭증했기 때문에 투자에 관한 책들이 많다. 초급부터 고급까지 투자에 관한 지식과 지침이 모두 나와있다. 그런데 왜 모두가 투자에 성공하지 못하는 걸까
이제 나는 이렇게 결론 내린다. 남들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무작정 걸어가면 안 된다. 그게 공부든, 명상이든, 독서든, 운동이든, 글쓰기든, 투자든 말이다
이제 이해했으면 실행으로 옮기라고 재촉하는 이들을 조심하자. 그들 중에는 자기 잇속을 챙기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진심으로 우리를 위해서 그런 말을 할 수도 있다.
그들의 의도는 중요치 않다. 요점은 그들의 말이 진실이 아니라는 데에 있다. 그들은 그저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모를 뿐이다.
여기서 내 말을 명확히 하자. 공부, 명상, 독서, 운동, 글쓰기가 삶에 도움이 안 된다는 말이 아니다. 그것들이 삶을 향상하는 도구로써 가치가 충분하니까 곧장 실행으로 옮겨야 한다는 태도, 그렇게 실행하면 삶이 바뀔 거라는 믿음이 허구라는 뜻이다.
그런 것들이 내 삶에 도움이 되는지 어떻게 아는가? 아는 것과 믿는 것은 많이 다르다. 삶을 움직이는 건 단순한 믿음이 아니라 체험한 앎이다
실행에 옮길지 말지 결정하기 전에 충분한 사전작업을 거쳐야 한다. 바로 그것들에 대해서 충분히 생각하는 거다. 여기서 말하는 생각은 단순히 머리를 굴리는 걸 말하는 게 아니다. 그것들에 대해서 섣불리 결론 내리지 말고 진득하게 느껴보는 것이다
마음속에 독서라는 단어를 던져놓고 온갖 느낌과 생각들을 경험하는 것이다. 또는 독서가 정말 도움이 될까라는 질문을 전체적으로 경험해본다. 가벼운 믿음은 머리에서 오지만 진지한 앎은 심장에서 온다고 해야 할까
결론을 내자면, 가벼운 마음으로 행동하지 말자. 움직이기 전에 그 개념을 또는 질문을 경험해보자
삶을 변화시키는 건 외부적인 행위가 아니다. 생각을 닫지 않고 열어 두는 것, 생각을 충분히 경험하는 것이다. 조급하고 경솔하게 결론을 내리지 말고, 내가 사는 삶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