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은 생각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을 봤다. 경이롭다. 입을 다물 수가 없다. 이야기의 큰 줄기서 최진석 교수님의 철학을 보았다.

보이는 대로 볼 수 있는가? 보고 싶은 대로나 봐야 하는 대로 보는 대서 빠져나올 수 있는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가?


이야기는 총 6화로 되어 있다. 4화 후반부터 드라마의 주제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이게 현실 이야긴지 판타진지 헷갈려서 주제를 뽑아내기 어려웠다. 이 드라마는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에 깊은 울림과 성찰의 기회를 주는 대작이라고 생각한다. 는 내내 나 자신을 만나고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마지막 부분에 한 할아버지가 새진리회 사제에게 이제 거짓말 그만 하라고 호통을 친다. 그때까지 모두가 보고 싶은 대로, 봐야 하는 대로, 남들이 보는 대로 봐 왔는데, 그 할아버지는 자기 눈에 보이는 그대로 보고 자기 목소리를 찾은 것이다.

이야기가 조금 더 흘러 김현주가 아기를 안고 택시를 탄다. 할아버지 택시 기사분의 말씀이 대미를 장식한다.

"저는 신이 어떤 놈인지도 잘 모르고 관심도 없어요. 제가 확실히 아는 건 여긴 인간들의 세상이라는 겁니다. 인간들의 세상은 인간들이 알아서 해야죠."


우리는 왜 보이는 부분을 무시하고 보이지 않는 부분을 숭배하게 되었는가? 왜 생각 속의 대상으로 지금 여기의 구체적인 현실을 폭력적으로 대하는가?

이 드라마는 현재 대한민국에 경종을 울리는 것 같다. 이대로는 안 된다고, 이제 그만 보이는 대로 보라고 말이다. 남들이 쳐 놓은 그물 안에서 살지 말고 스스로 보고 생각하고 행동하라고 말이다.

극화된 부분, 즉 괴물이 나타나서 죄인으로 낙인찍힌 사람을 죽이는 장면은 상징적인 것 같다. 일반적인 자아가 개별적인 자아를 실제로 죽일 수 있다는 뜻이다. 외부적인 기준과 이념을 설정해두고 그것으로 사람들을 조종하고 심지어는 죽게 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종교적 신념, 정치적 이념, 도덕적 결정론이 바로 이 세 마리의 괴물이다.


문득 선불교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배고프면 밥 먹고 피곤하면 잠을 잔다."

배고픈데도 밥을 먹지 않고 피곤한데도 잠을 자지 않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아예 배고프고 피곤한 걸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더 자세히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