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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변호사 Mar 06. 2024

영원한 조력자, 김의석 노무사

- 이영수 후보 지지를 계기로, 후배세대를 위한 거름이 되기를 주문하다

우리 세대에겐 아직 해야할 일이 남아 있지 않을까?      


김의석은 서강대 92학번이다. 어릴 때부터 유독 역사를 좋아했던 그는 특이하게 대학에 들어갈 때부터 학생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보낸 대학 생활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대학 4학년 때인 1995년 전두환이 체포되던 일이다. 당시 김영삼대통령이 전두환에 대한 처벌을 역사에 남기겠다는 말을 했고, 그 말이 도화선이 되어서 전국의 대학교가 들썩였다. 서강대는 작은 학교이지만 당시 전체 학생의 절반 정도가 시위에 동참할 정도로 당시 시위에 열심히였다. 당시 단과대 사회부장이었던 김의석은 당연히 주도적으로 참여하였고, 시위에 앞장서는 선발대를 이끌고 전경과 맞서야 할 때가 많았다.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는 선발대가 천성과 안맞아서 나중엔 학교 앞 지하철 계단만 봐도 공황장애가 오기도 했다. 바보같은 사람이다. 그래도 그렇게 싸운 덕분에 전두환 노태우는 처벌을 받았다. 그는 학교 앞 닭곰탕집TV에서 수의를 입고 걸어나오는 전두환 노태우의 모습을 본 것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자기역사로 기억한다. 공황장애를 이겨가며 역사의 전진에 힘을 보태고, 그것이 승리한 경험을 한 뿌듯한 순간이었다.      


졸업과 군대를 갔다오니 IMF가 터져 있었다. 김의석의 학점으로 취업은 가당치도 않은 상황이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노동조합’쪽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 공인노무사 시험을 준비했다. 다행히 자격증을 취득했고 공부 과정에서 만난 형의 소개로 산별 연맹에서 일할 기회를 얻었다. 당시 본인 생각보다 빨리 노동조합쪽 일을 할 기회를 얻었다고 한다. 당시만해도 노무사가 현장에서 조직 사업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서 현장에서 꽤 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노동조합 상근자로 오래 일하지는 않았다. 그의 눈에는 이미 상층 노동조합은 ‘사회운동의 가치’보다는 ‘내부 권력을 위한 정치’가 더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노무현정권 시절 민주노총 이수호 집행부의 ‘사회적 대화’가 ‘내부 권력투쟁’으로 무산되는 것을 보고는 깊은 회의를 느꼈다고 한다. 그리고 조합원을 계몽할 대상 정도로 바라보는 학생운동 출신 활동가들의 비뚤어진 모습에도 실망을 느꼈다.     

김의석은 그 후엔 사회에 나와서 개업을 했고 평범한 노무사로 살아왔다. 그래도 무언가 허전함이 있었던지, 386 이후 세대 모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꾸준히 사람들과 함께 했다. 소통과 공감이라는 이름으로, 이명박 정부가 출범할 즈음 만들어져서 10년 정도 모임을 지속되었다. ‘정치’와 ‘세대’를 주제로 한 느슨한 네트워크였던 그 모임에서 이런 저런 사람과 만나면서 경험도 하고 세상을 보는 시각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김의석은, 사회에 비판적인 입장을 가졌더라도 현재 우리나라를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대한민국이 짧은 시간 안에 경제성장과 민주화이라는 두가지 과제를 동시에 달성하면서 상당한 수준의 국가로 성장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세대 갈등과 같은 문제도 민주주의가 발전해 가는 과정에서 나온 당연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남북의 화해와 통일에 접근할 절호의 기회를 이미 놓쳐버린 것 같아 안타깝다고.”     


김의석이 보기에 지금의 시대는, 사회주의권 붕괴와 세계화로 대표되는 90년대 초반과 같은 변화가 다시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대다.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생존‘과 ’민주주의‘를 위해 새로운 과제가 쌓이고 있는데 기존 방식으로는 풀 수 없는 문제인게 느껴진다고. 그래서 그는 요즘 일하는 틈틈이 또래 연구자와 전문가들과 함께 ’노동 이슈‘에 대해 공부하는 포럼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자와 현장의 전문가·활동가들이 서로 이야기할수록 현실의 변화에 적합한 좀 더 나은 정책과 실천이 이루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준비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또래나 후배들의 현실 정치 참여에 대해서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현실 정치가 더럽다고 안한다면 세습정치가 자리 잡은 일본 같은 나라가 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좀 더 세상에 대한 의무감과 능력을 갖춘 사람이 현실 정치에 나가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사람 저사람 출마하라고 등떠밀고 다닌다.      


또한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자신이 경험한 것을 넘어서는 창조적인 판단을 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미래는 새로운 사고방식의 세대들이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  김의석이 보기에, 아마도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아마도 우리 나이 또래의 세대는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제 50대에 들어선 나이에 미래의 주역이 되겠다는 것은 과욕이거니와 그동안 또래 세대의 성향을 보았을 때 되려고 해도 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미래 시대를 위한 아젠다를 만들고 이것이 실현될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될 수 있고 되어야 하는 세대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역사에서 사람들은 강렬한 시간만을 기억한다. 하지만 역사는 원인 없이 결과가 나올 수 없다. 결국 미래의 생존과 민주주의가 성공할 수 있는 문법을 고치는 노력이 있어야 미래에 발전한 대한민국과 평화로운 한반도를 맞이할 수 있다. 우리 세대의 역할은 앞 세대가 이룬 가치와 미래 세대를 위한 가치로 전환하는 과정을 책임지는데 있지 않을까. “이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그리 많지는 않다” 김의석의 걱정이 느껴진다.      


김의석은 그래서, 이번 총선은 그런 의미에서 미래를 준비할 우리 세대의 정치인이 나오는 계기가 되었으면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40대 이영수 후보를 지지한다. 농사꾼으로 오랫동안 농업 정책에 애정을 쏟아온 40대 이영수 후보의 삶이 이런 기대를 품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김의석의 바램처럼, 이영수 후보가 현실정치인으로 우리들의 이야기를 씨줄과 날줄로 삼아 미래를 여는 디딤돌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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