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리뷰
현재 활동하고 있는 4세대 걸그룹 가운데 저평가된 팀을 하나 꼽아보라 한다면 그 누구보다 퍼플키스의 이름을 떠올리게 된다.
여섯 멤버들 모두 전체적으로 안정적이면서 수준 높은 퍼포먼스를 자랑하고 곡의 구성 역시 준수하지만 그 역량에 비해 대중들의 하입이 부족한 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물론 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는 속담이 있듯이 여기에도 이유가 있다. 아이돌팝의 트렌드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앨범을 구성하는 것이 첫 이유일 것이고 또 대중들의 기억에 남을만큼 코러스의 이어웜 요소가 부족한 것이 그 다음 이유일 것이다. 물론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휘발성이 낮다는 의미일 것이니 너무 부정적으로 봐서는 안되겠다.
이번 앨범도 전체적인 수록곡들의 완성도는 준수하다. 앨범의 시작점인 <Intro : Crush> 부터 잘 어우러지는 여섯 멤버들의 보컬 하모니는 트랩 비트 기반의 타이틀 <BBB>에 자연스럽게 연착륙하여 통통 튀면서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한다. 여기에 슬랩 하우스 <Bitter Sweet>와 플럭앤비 장르를 연상시키는 <Toy Boy>를 지나 멤버 채인이 직접 작사와 작곡에 참여한 <Heart Attack>은 타이틀과 더불어 이 앨범의 또 다른 수확이라고 해도 좋을듯 하다. 마지막 트랙 <Voyager> 역시 조금은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제법 깔끔한 마무리이다.
다만 앞서 말했듯이 트렌드에 따르지 않는 구성이 이번에도 팀의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한다. 곡의 개별적인 완성도는 뛰어난 편이지만 대체로 연상되는 전개이다보니 신선함을 찾는 리스너들에게는 반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태연의 <I>나 <날개>, 프로미스나인의 <Fly High>와 같이 벅차오르는 듯한 감정을 연출하는 마지막 트랙 <Voyager>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결국 곡의 구성과 전개, 그리고 이를 표현하는 퍼플키스 멤버들의 보컬 모두 준수하지만 신선함이 부족하다보니 호불호가 크게 갈릴듯 하다. 따라서 이것을 해결하는 것이 퍼플키스에게 주어진 다음 과제이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탄탄한 역량을 자랑하는 퍼플키스인 만큼 해낼 것이란 믿음이 있다.
By Latte (24.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