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국 10만 명 자영업자분들의 멘토 주식회사 창플 한범구 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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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비즈워치 김아름 기자
김밥집들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고, 편의점은 점점 더 승승장구 하고 있죠.
단순히 경기가 어려워서 소비자들이 싼 걸 찾는다고만 보기에는 생각보다 푸드테크 쪽 발전이
무지하게 빨라지고 있습니다.
돈이 몰리는 곳에 자본이 투입되고 그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미친 듯이 연구하고 실행합니다.
과거 편의점 김밥은 맛이 없었죠.
냉동피자가 맛이 없었던 것처럼 밥은 굳고 채소는 불량이고, 전자레인지를 돌리면 축축하고,
어느 곳은 익었고 어느 곳은 차갑고 했습니다.
그 후, 해외로 나가는 냉동 김밥들.
해동 용기 기술, 고르게 익혀지는 기술, 그리고 원형을 보존하는 재료들로 꾸준히 진화하고 발전해갔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 환경도 계속해서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출처 : 비즈워치 김아름 기자
지금의 압도적인 양과 압도적인 퀄리티의 김밥들은 대기업 연구원들의 고된 노력의 결과죠.
아마도 저 대기업 연구원들의 부모님은 김밥을 말아서 교육을 시켰을 겁니다.
하지만 결국 그 김밥 집이 망하게 되는 핵심적인 역할을 대개 그 자식세대 엘리트들이 하게 되죠.
그리고 수십 년 김밥을 말았던 집들은 환경의 변화에 그대로 노출되어 망해가기 시작합니다.
출처 : 서울경제 박시진 기자
그런데 지금 망해가고 있는 이 김밥집들.. 김밥 브랜드들.. 처음 모습은 어땠을까요?
10년 전 기사로 가볼까요?
출처 : 한겨레
" 김밥 브랜드들의 처음 모습 "
당시에도 김밥 시장은 포화라고 불렸습니다.
김밥천국, 김밥나라, 김밥세상, 김밥사랑, 나드리, 충무김밥 등
한줄에 1,000원 1,500원짜리 김밥집들이 전국에 수천 개가 포진해 있을 때
그 포화시장에 새롭게 등장한 모델이 프리미엄 김밥이었죠.
레드오션이 극에 달했을 때 블루오션이라고 부르는 게 바로 이런 모습인데
그 포화시장에 균열이 가기 시작합니다.
중국산 재료 - 품질이 낮은 재료들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위생 - 어떻게 싸는지는 보지도 못합니다.
저급 식재료 - 원가 절감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을 것입니다.
맛 - 뒤죽박죽입니다.
인건비 4,000원 ~ 5,000원 일 때 값싼 이모님 인건비로 새벽부터 미리 싸놓은 중국산 재료로 만든
저급 식자재에 정확한 레시피도 아닌 싸는 사람마다 달라지는 맛..
이것을 타개하기 위해 당시로서는 혁신이자 무리수라고 여겼던
기본 김밥 3천 원 - 2배 가격, 프리미엄 4천 원 ~ 5천 원짜리 김밥들을 너도나도 내놓게 됩니다.
" 김밥 브랜드 춘추전국시대 "
기존 김밥천국식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여겼던 김밥집 사장님은 우리 아이들에게 먹이듯이 하자는
생각으로 따로 간판을 달아매고 바로 눈앞에서 믿을 수 있는 식재료로 직접 말고 써는 모습을 보여줬고
그 대표적인 브랜드가 고봉민 김밥인이었죠.
애초부터 김밥은 노동집약적 서민음식이었습니다.
다 사람 손이 들어가는 거라 공임이 무지하게 많이 듭니다.
그래서 장사 잘되는 집들은 이모님을 고용할 때
시간으로 고용한 것이 아니라 출근해서 몇 줄 싸고 퇴근하는, 이렇게 할당량을 정해서 고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프리미엄이 되면서 누군가는 재료를 더 프리미엄 하게 하기 위해
김밥집에 숯불을 가져다 놓고 숯불갈비를 구워서 김밥에 넣었고,
누구는 현미밥을 집어넣어 건강을 더 챙겼고,
누군가는 탄수화물을 줄이기 위해 얇은 밥 위에 토핑 가득한 김밥을 내놓았습니다.
그렇게 김밥 브랜드 춘추전국시대가 됩니다.
물론 그 당시 제가 만들었던 브랜드 김밥킹도 그 한편에서 건재하게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출처 : 한겨레
그렇게 포화였던 김밥천국 브랜드들의 자리를 프리미엄 김밥 브랜드들이 순식간에 다 대체를 한 이후
이제는 여기서 혁신을 원해서
지금 김밥 가격 5천 원에서 10년 전에 시도했던 방식으로 하려면 1줄에 1만 원은 받아야 하는데..
지금 평식으로서의 김밥을 그 가격으로 받게 되면 그냥 다 죽을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최대한 소비자 가격은 누르고,
재료값과 인건비와 그 모든 것은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점주는 마진을 쥐어짜면서 버티고 있는데..
지금 그 겨우 버티고 있는 것이 더 버틸 수가 없는 상황이 되어버리고 카운터펀치로 편의점 김밥이
참전하면서 아예 폭망 시장으로 가버린 상황인 겁니다.
" 창업적으로서 김밥의 미래 "
재료 원가적으로 만 봤을 때 똑같은 퀄리티일지라도
길거리에서 사 먹는 햄버거는 5천 원에 팔아도 레스토랑에서는 1만 5천 원에 팝니다.
그리고 고객들은 이해하죠. 소비자들은 그냥 음식으로서만 햄버거를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평식으로서의 햄버거도 보지만 외식으로서의 햄버거도 즐기죠.
하지만 그 외식으로서의 햄버거는 또 다른 흡입 요소들이 있습니다.
좋은 분위기, 기분 좋은 서비스, 사람들과 함께 그 시간을 즐길 때 느끼는 요소들.
그것들을 통틀어 브랜딩이라고 부릅니다.
브랜딩 요소를 갖춘 김밥집은 고객을 불러옵니다.
브랜딩 요소는 시설업의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설을 한번 해놓거나 디자인을 한번 잘 해놓거나, 가구나 소품, 그릇들을 잘 갖추어 놓거나
이런 것들은 한번 해놓으면 계속해서 써먹습니다.
그런데 만일 매출이 안 나와서 배달을 한다?
이러면 하나 나갈 때마다 비용들이 매출에 정비례해서 올라갑니다. 이걸 조심해야 합니다.
" 재료 "
편의점이 못하는 재료로 가야 합니다. 쉽게 결코 하지 못하는 것.
우리는 지금도 여름이 되면 부산에 가서 해녀들이 해주는 성게알이 듬뿍 올려진 김밥을 먹습니다.
성게알.. 편의점 김밥이 할 수 있을까요?
신선한 연어가 올려진 김밥이라면? 한우 육회가 올라간 김밥이라면? 바삭한 튀김이 느껴지는 김밥이라면?
이건 편의점이 못하죠.
하루 200개씩 홀, 테이크아웃, 배달까지 파는 햄버거집은 망하고 있으나
테이블 5개 혼자서 햄버거 하루 30개 만들어 파는 집은 지금도 힙하다고 사람들이 찾아갑니다.
서양 패스트푸트인 햄버거,
웬만한 음식들에 비해 재료적으로나 영양적으로나 맛에 있어서 최고의 음식이라면
평식으로서의 김밥집은 편의점에 넘길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되겠지만
외식으로서의 김밥집은 창업 아이템으로서 여전히 유효합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저는 2014년 김밥으로 세계로 나가고 싶은 마음으로 코리아 패스트푸드
김밥킹이라는 이름으로 상표출원을 하고 불고기 김밥과 제육 쌈 김밥을 오징어먹물 까만밥으로 만들어서
맥주와 함께 먹으면 좋게끔 만든 적이 있습니다. 인테리어는 당시 피자집을 모티브로 했습니다.
그렇게 만든 이유는 정말 김밥이 맥주와 잘 어울렸고 우리나라 한식에 들어가는 모든 식재료가
그 조그만 원형 김말이 안에 들어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음식은 정말 김밥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문제는 노동집약적인 요소가 있는 평식으로서 접근을 하게 되니 비빔밥보다도 훨씬 더 좋은 식재료를 많이
줬음에도 불구하고 비싸게 돈을 못 받고, 인건비는 인건비대로 무지하게 많이 들게 되니 미친 듯이
팔지 않으면 남지 않는 구조입니다.
본사는 미친 듯이 팔아대는 가맹점으로 인해서 물류 수익은 들어올지 모르나 가맹점은 안에서부터
썩는 구조입니다.
10년 전 생각했던 김밥 집의 형태가 이제는 지금부터 시작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밥을 공부해서 편의점 김밥과 경쟁하려고 하지 말고 혼자서 하루 30개 팔아서 극찬을 받으면서 사람들이
찾아오는 햄버거집 사장님처럼 그런 김밥집 사장님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얼마 전 창플에서 오픈하고 2층 10평 매장에서 작지만 강한 영업력을 자랑하는 크런디의
스토리도 지켜봐 주시고 한번 가서 창플지기가 이야기한 김밥 창업의 모델이 어떤 건지도 보셨으면 합니다.
개인적으로 아침 장사를 안 했으면 좋겠는데도 불구하고 부모님의 길을 따라가고자 어려운 길을 사서
고생하는 크런디 대표님의 건투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