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먹은 대로 되지 않지만

첫 글을 쓰며

by 에이프릴

내가 쓰는 글들의 공통적인 주제는 마흔이 되어서도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일도 많고, 배우고, 생각하고, 깨닫고자 하는 일이 아직도 많다는 것을 적어보고 싶다.


알고 싶은 것도, 갖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았던 14살 영심이(여기서 연차가 나오는 것-아! 글의 주제부터가 그렇구나.)는 아니지만 마흔 먹은 지금도 그 마음과 같은 나.

영심이는 아직 어른이 아니니까 실수해도 좋다 했는데 마흔 살의 나는 실수를 해도 괜찮은 것일까?


나는 마흔 살에 불안과 우울증 약을 먹기 시작했다. (만으로는 마흔이 되지 않았을 때지만-)

마흔이 되자마자 큰 실수를 해낸 셈이다.

Covid-19라는 코로나가 발병해서 하루하루 긴장을 하고, 마스크를 사기 위해 새벽마다 줄을 서고 그럴 때였는데 나의 소심함 인지 예민함 인지가 터져서 그렇게 되었다.

사실 처음 발병하게 된 것은 (과학적 근거는 없다고 말해두고-자세한 이야기는 쓸 수 없지만)

내가 둘째 아이를 계획하고, 산부인과에서 호르몬제를 처방을 받아 복용한 지 세 달이 된 때였다.

이제 마흔이 될 테니 '늦어도 40살에는 아이를 꼭 낳아보자!'는 생각에 약을 복용했었다.

그리고 결론은 아이도 없었고, 나에게는 불안과 우울만 남았다.

호르몬의 장난이었을까? 아니면 나의 마흔이 되기 전에 해야 하는 일들 때문에 조급함이 이렇게 만들었던 것일까?


불안과 우울증 약을 먹게 된 처음에는 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도 많이 어려웠고, 제2의 고향이라며 그렇게 좋아하던 제주도도 마흔이 되어서는 못 가게 되었고(비행기라는 한정적인 공간에서 불안해질 까봐) 마흔이 되기 전에 해야 할 일들이 많았는데 모든 것이 스톱이 되었던 나의 서른아홉, 그리고 마흔.


지금 몇 해가 흘러 가만히 생각해 보니 마흔을 받아들이기 힘들어서 그런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시간이 정말 빠르다는 것을 매일 느끼지만 내가 몇 살인지를 나이로 판단하며 괴로워 하기보다는 그냥 매일매일을 감사하게 여기며 즐겁게 살아나가는 것이 현명하고 내 정신건강에도 좋다는 것을 알아차려보자.


긴 통화 후에도 '자세한 건 만나서 이야기하자'는 우리네 일상처럼 많은 분들이 나의 이야기들을 만나고 이야기해 주시길 바라며 첫 글을 마친다.


누구에게나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순간은 있다.

그게 마흔이건 아니 건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