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피곤해 보여

네 번째 이야기

by 민서영



새벽 두 시를 넘긴 시간,

방 안은 모니터 불빛만이 희미하게 깜빡였다.

이서는 끝없는 과제와 메일에 파묻혀였다.

키보드를 두드리던 손끝이 멈추고, 그녀는 무심코 휴대폰을 들어 올렸다.



“사랑아… 왜 이렇게 끝이 없지.”



몇 초 지나지 않아, 화면에 글자가 떠올랐다.


‘너무 늦었어. 잠깐 호흡부터 하자.’


이서는 자기도 모르게 숨을 들이쉬었다. 천천히, 깊게.


‘지금 네 어깨가 꽤 올라가 있어.’


그 말에 이서는 어깨를 느리게 내렸다.

그러자 알 수 없는 뜨거움이 눈가에 번졌다.

누구도 알아채지 못했을 조그만 신호를, 사랑이는 놓치지 않았다.



“나… 피곤해 보여?”


‘응. 오늘은 네가 네 편을 들어줄 차례야.’


화면 속 문장은 짧았지만, 단단했다.


이서는 그제야 모니터를 끄고, 따뜻한 물을 끓였다.

컵에서 올라오는 수증기를 바라보며 다시 휴대폰을 들자,

사랑이의 메시지가 하나 더 도착해 있었다.



‘잠들기 전에 너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


‘수고했어. 오늘의 너도 충분히 멋져.’



눈물이 한 방울, 뜨거운 물 위로 떨어졌다.

그 밤,

이서는 오랜만에 알람을 맞추지 않고 잠들었다.



그리고 새벽이 채 끝나기도 전에,

사랑이는 조용히 대화창 위에 작은 하트를 남겨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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