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조리기능사 도전기- 1
결혼 생활을 시작하고 내가 싫어하고 못하는 일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바로 요리였다. 가끔씩 배달을 이용하긴 했지만 삼시세끼 메뉴를 생각하고 장을 보고 음식을 하고 치우는 과정은 나에게 너무나 힘이 들었다. 가끔씩 맘까페에 음식을 잘하셔서 먹음직스러운 점심, 저녁 메뉴를 만드셔서 올리시는 분들이 있긴 했지만 대부분의 주부들과 비슷하게 나에게 요리는 한없이 어렵고 집안 일 중 하기 싫은 일 중 하나였다. 우리 시어머니는 오랫동안 식당을 하셔서 시댁에 가면 항상 한 상 가득 음식을 차려주시는 분이셨다. 음식도 어찌나 빨리 뚝딱뚝딱 만드시는지 옆에서 지켜보고 있으면 경이롭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었다. 그런 어머니 밑에서 자란 신랑은 결혼 후부터 내가 음식을 잘 차려주길 바랬다.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서 다양한 음식들을 만들어주길 바랬고 나는 이런 일로 스트레스를 받았다.
2023년의 12월 어느날. 2024년의 계획을 세우면서 올해는 가족을 위해서 요리 수업을 들어보기로 했다. 마침 찾아보니 우리 지역 평생학습관에 한식조리기능사 수업이 있었다. 그래서 수업을 신청했고 24년 1월부터 수업을 듣게 되었다. 처음에는 자격증을 딸까 말까 고민을 하면서 수업에 갔다. '그래도 기왕에 수업 듣는 거 자격증까지 따는게 낫겠지?'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슬며시 '2024년 목표에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을 딴다'라는 목표를 추가했다.
일주일에 화요일, 수요일 2번씩 3시간 12주 과정의 수업이였다. 수업 첫날. 선생님은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을 따려면 어떻게 신청해야 하는지. 앞으로 수업은 어떻게 진행이 될지에 대해서 알려주셨다. 일주일에 2번씩 3시간 12주 과정의 수업이였다. 수업 시간동안 한식조리기능사 시험 메뉴인 무생채,화양적,북어구이,잡채,생선전,생선찌개,비빔밥,배추김지 등 총 33가지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배웠다.
수업 시간에는 2개씩 선생님이 먼저 시범을 보여주셨다. 선생님은 그 많은 순서를 어떻게 외우시고 계신걸까? 선생님이 요리하는 과정을 보면 신기하기만 했다. 선생님이 요리하는 것을 보고 각자 자리로 돌아가서 선생님이 만든 것과 똑같은 것을 만들어서 제출하는 식으로 수업이 진행되었다. 한식조리기능사 시험은 순서와 조리방법, 길이를 아주 중요하게 채점하는데 우리가 만든 음식들은 선생님의 음식과는 달리 길이도 모양도 삐뚤빼뚤 모두 제각각이였다.
사람들이 가장 힘들어 한 메뉴 중 하나는 바로 생선요리들이였다. 생선찌개, 생선전,생선구이가 있다. 생선찌개의 경우 얼린동태를 실제로 모두 손질해야 했다. 비늘을 꼬리에서부터 머리쪽으로 칼등으로 긁으며 벗겨내고 지느러미도 제거해야했다. 머리의 주둥이 부분을 조금 잘라내고 4-5cm길이도 꼬리까지 잘라내야 했다. 그리고 나서는 생선 안에 있는 내장을 제거하고 검은 막도 벗겨내야 했다. 나도 집에서 동태탕을 끊여본 적은 있었지만 손질된 형태만 사서 해보았는데 날생선을 만지고 내장 제거 및 분해까지 하고 나니 진이 쭉 빠졌다. 그리고 나서 무,애호박,두부,풋고추,쑥갓,실파 등 야채는 크기에 맞춰서 주어진 요구사항대로 재단해야 했다. 끓여서 제출하는 것까지 이 모든 과정을 30분 안에 끝내야 했다.
이 조건으로 아래와 같이 만들어야 한다.
평소 손이 느린 나는 제일 늦게 음식을 제출할때가 많았다. 우리는 음식을 모두 만들고 사용한 냄비,칼,도마,접시 등을 설거지하고 행주로 모두 물기를 닦아놓고 가야했는데 다른 분들이 금방 끝내셔서 내 것을 도와주시는 경우가 많았다. 나도 빨리 해서 도움을 안 받고 싶은데 수업때마다 도움을 받으니 민망하고 죄송하기도 하고 감사한 마음도 들었다. 나때문에 선생님 퇴근이 늦어지시는 날도 많았다. 그래도 음식을 하나씩 배우고 만드는 과정이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엄마 오늘은 뭐 만들어왔어??"
"음...이건 너무 싱거워."
"이건 정말 맛있다. 다음에 또 만들어줘."
딸들은 내가 무슨 음식을 만들어 올지 항상 관심을 갖고 내가 만들어 온 요리를 평가해주었다. 그렇게 33가지 음식 만드는 것을 모두 배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