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한 가지 질문을 되풀이하며 살아왔다.
“나는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
집이라는 개념은 오래전부터 인간의 근원적 문제였다. 그것은 단순한 거처가 아니라, 소속과 정체성, 그리고 존재의 뿌리와 직결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떠돌이로 살아온 나에게 집은 결코 자명하지 않았다. 한국에서도, 캐나다에서도, 호주에서도 나는 한낱 ‘타자’였다. 언어와 문화, 사회적 질서는 나를 경계 밖에 위치시켰고, 나는 늘 소속의 중심이 아니라 가장자리에서 나 자신을 확인해야 했다.
그러나 그 경계의 삶은 동시에 하나의 깨달음을 낳았다. 집이란 고정된 좌표가 아니라, 인간이 스스로 구축해 나가는 의지적 공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때로 제도와 사회가 규정한 ‘집’을 거부당하거나 박탈당하지만, 그 순간에도 자기 자신을 수용하는 태도 속에서 또 다른 집을 발견한다. 집은 물리적 장소가 아니라 존재의 방식이다.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한 기록이다. 정체성과 이방성, 사랑과 소속, 불안과 자유라는 주제를 따라가며, ‘집’이라는 은유가 우리 삶의 어디에 자리하는지를 탐구한다. 나의 개인적 서사는 그저 하나의 사례일 뿐이며, 진정으로 드러내고자 하는 것은 인간이 끝내 도달하지 못하는 ‘완전한 집’에 대한 갈망이다.
집은 결국 도착지가 아니라 과정이다. 인간은 그 불안정성 속에서 자신만의 자리를 끊임없이 모색하며, 바로 그 모색 자체가 삶의 본질일지 모른다.
그러므로 이 책은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다만 나는 묻고자 한다.
당신에게 집은 무엇이며, 당신은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