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출간되고 나면 메이저 온라인 서점(인터넷 교보, yes24, 알라딘)에 예약 판매로 등록되고, 오프라인 매장에 출고되기까지 시간이 좀 걸린다. 책 출간 후 남편이 해주는 축하 루틴이 있다면 오프라인 서점에 직접 가서 기념으로 책 한 권을 사주고 가족 인증샷을 찍는 것이다. 마침, 예배를 드리고 추후 일정이 없어서 서점에 출고된 재고를 확인했다. 광화문 교보문고 9권, 강남 교보문고 10권이 뜬다. 점간 매출량을 토대로 재고 관리를 한다는 관점에서만 보면,과거 독보적이었던 광화문 교보가 강남 교보의 기세에 살짝 밀리는 듯해 보인다.오래간만에 나의 사랑 강남 교보문고에 들렀다. 출간한 책 두 권이 나란히 외국어 베스트 매대에 깔려있다. 기분 좋게 감사한 일이다.
"엄마 책이다!"
아들이 먼저 알아보고 집어든다.
언제나 느끼지만 영어 학습 시장은 어마어마한 것 같다. 쟁쟁한 출판사들과 쟁쟁한 저자의 손을 거친 저서들 사이에서 한뛔기의 공간을 수줍게 차지하고 있는 영어필사책 두 권이 애틋하게 존재감을 발하고 있다. 잠식될 듯 잠식되지 않는 고집스러움으로 자리를 잘 지켜내길 응원해 본다.
'잘해왔고, 잘하고 있고, 잘할 거야...'
토닥여주듯이 집어 들고 인증샷! 책 한권구매로 매출을 올려준 남편께 감사다. 이번 책은 사인해서 주지도 않았다고 투덜댄다. (꼭 해줄게!)교보문고행은 아들도 신난다. 자기 책도 골라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두 권의 책을 챙겼다. <흔한 남매 14>, <169층 나무집>. 이 두 책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집으로 데려오며 곰곰이 생각해 본다. 엽기적일 수도 있는 재미와 개성 있는 듀오 캐릭터가 등장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흔한 남매라지만 흔하지 않은 캐릭터, 친구이지만 평범하지 않은두 소년의 일상을 넘어선 스토리. 아이들을 사로잡으려면 스토리는 기본이고 캐릭터까지 사수하는 것이 바로 비결이 아닐까. 쉽게 내뱉지만 어려운 미션이다.
책이 출간되면 출판사는신간을 소개하기 위한다양한마케팅을 시도한다. 출판사 전용으로 운영하는 SNS 채널(블로그, 홈페이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등)이나언론(신문, 잡지, 라디오 등)을 통해 홍보를 하거나 출간 기념회, 북토크 및 작가 사인회를 통해 새로 나온 책을 최대한대중에게노출하기 위한작업을 한다.첫 책 <아침 10분 영어필사의 힘>이 라디오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 방송작가에게 간택되어 DJ 김창완의 목소리로 읽혀 두 페이지 가량이방송을 탄 것도 출판사에서 발 빠르게 움직인 마케팅 덕분이었다.
서평역시 신간 소개 마케팅의 주요 수단 중 하나이다.출판사는전용 블로그나 홈페이지, 인터넷 카페,인터넷 서점의 서평클럽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하여 서평단을 모집한다. 온라인 서평은 추후에 책의 검색 노출량을 높이는 데 일조할 뿐만 아니라, 서평단 신청자 수는독자들의 반응을 미리살필 수 있는 지표가 되므로 출판사에서 자주 활용하는 툴이다. 편집장님께서 Yes24 <리뷰어 클럽>에 서평단 모집 공고를 낼 것이라는 언질을 주셨다. 신청 마감일에 클릭을 해보았더니마감일이 같은 8권의 책 중에서 가장 많은 신청자수로 책이첫 화면에 떠있다.
마감일 리뷰어클럽 메인 화면
250명가량의 신청자를 기록한 뜨거운 관심에 황송해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 200명 초반대를 기록했던 바로 전 영어 필사책보다 더 높은 반응이다. 물론, 앞으로의 책의 매출과 얼마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보일지 알 수 없지만기분 좋은 출발에 감사할 뿐이다.일명'출간 빨'이라고 하는 잠깐의 베스트셀러 딱지보다 뒷심을 잃지 않고 꾸준하게 스테디셀러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을몇 번의 출간경험을 통해 깨달았다.
<어린 왕자>를 가슴에 품은 독자들이 많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생텍쥐페리는 자신의 책이 이렇게 오랫동안 고전이 되어 사랑받게 되리라 상상이나 했을까. 비행기를 사랑한 작가, 그렇게 하늘을 날다가 저 세상까지 건너가 버렸다. 이 땅에 발을 디딘 사람들에게 삶에 대한 기가 막힌 통찰력을 선사할 수 있었던 것은 하늘에서 눈을 떼지 않은 그의 시선 때문이 아니었을까. <어린 왕자:하루 10분 100일의 영어필사>와 함께 다시 한번 삶에 대한 깊은 사색과 울림에 불을 지필 수 있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