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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혜정 Nov 06. 2023

글쓰기 습관, 책출간의 기본기

글쓰기 시간 확보의 중요성

글을 써야 작가가 될 수 있고 그림을 그려야 화가가 될 수 있으며 공부를 해야 지성인이 될 수 있다.  
- 작가 김종원

나는 글쓰기만큼 재능의 영향을 덜 받는 분야가 없다고 생각한다. 시간과 마음을 들여 반복하면 거의 무조건 나아지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꾸준하지 않으면 재능도 소용없는 세계이기도 하다.
-작가 이슬아


유명 작가들이 말하는 작가성은 글 쓰는 노동에 대한 의지력을 기반으로 한다. 꾸준하게 반복되는 글쓰기야 말로 작가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이 글을 더 나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비결이라고 한다. 기라성 같은 작가들의 발뒤꿈치를 따라가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책 한 권이라도 출간할 마음을 먹었다면 습관적인 글쓰기 기본기를 다져야  필요성을 보여준다.


"어떻게 애 키우고 일하면서 책까지 써?"


책을 출간할 때마다 신기한 듯 보이는 주변의 반응이다. 뭔가 대단한 업적을 이룬 놀라 부담 어린 시선 어떤 답을 해야 할까. 특별한 것 없이 글 쓰는 시간을 늘려갔을 뿐인데. 평범한 일상의 틈에서 어떤 이는 운동을 하고, 어떤 이는 책을 읽고, 어떤 이는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고, 어떤 이는 주식에 투자하고, 어떤 이는 부동산을 보러 다니고, 어떤 이는 글을 쓴다. 각자가 다르게 소비하는 시간 속에 따라오는 결실도 다른 법이다.


운동을 하다 보면 건강을   잡게 되고, 책과 문화를 즐기다 보면 지적 예술적 식견이 높아지고,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를 하면 돈을 벌게 된다. 글을 쓰다 보니 책이 나오는 것 전혀 특별할 것도 대단할 것도 없는,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결과다. 책출간은 글쓰기의 시간이 쌓인 결과일 뿐 그 이상도 이 이하도 아니다. 나에게 남들이 가진 땅, 부동산, 돈이 없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관심과 시간을 들인 공의 차이다.


책을 출간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분량의 원고가 필요하다. 처음부터 무턱대고 원고를 채울 분량 생각하면 '이걸 언제 다 채우지?' 하고 까마득할 수밖에 없다. 글쓰기의 시간이 축적되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나 당연한 반응이다. 그럼 어떻게 원고 분량을 채워야 할까? 내가 생각하는 답은 하나다. 


"원고 분량 채울 생각 하지 말고 글쓰시간을 채우세요!"


막연하게 '글쓰기 시간 늘이자'가 아닌 구체적인 시간을 따로 떼어 놓는 것이 일 순위이다. 시간을 채우다 보면 자연스레 분량이 채워진다. 의 경우, 새벽 시간을 따로 떼어두었다. 글이 날개를 다는 날도, 브레이크에 걸리는 날도 있다. 출렁대는 사이클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책상 앞에 머물렀다.


글이 술술 써지는 날이면 정해진 시간을 넘어서 써내려 갔고, 글이 써지지 않는 날이면 무엇인가라도 끄적이며 시간을 채웠다. 어느덧 글 쓰는 근력이 붙었다. 글을 쓰다 보니 무심코 떨어뜨린 삶의 조각들을 주워 올다. 꼼꼼하게 여기저기 닦으며 제 빛을 찾은 삶에 윤기가 더해진다. 은유 작가는 글을 쓰면 더 정교해진다고 했다. '무심코'가 '어머나'로 바뀌기 때문이 아닐까.


책 출간이 버킷리스트라면 우선 글쓰기 시간을 확보하자. 거창한 인생사의 자서전을 쓰기 위해 대필할 작가를 고용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직접 쓰는 시간이 쌓여야 한다.


글이 써지지 않아도 괜찮다. 잠시 멈춰 서더라도 떼어 날 한 걸음을 기다리며 길섶에서 그 길을 지키고 있으면 된다. 속도의 진폭이 평균값으로 수렴될 때쯤 제법 멋들어지게 균형을 잡고 있는 내 삶이 보인다. 길은 걷는 자의 것, 글은 쓰는 자의 것이다.

-<필사하면 보이는 것들>, 위혜정 외 10인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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