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이 맺어준 소중한 인연

ㅡ"도그 데이즈"ㅡ

by oj

간만에 따뜻한 휴먼 드라마를 보았다. 지난 2월 개봉했을 때 엄마와 시어머님을 모시고 보러 가고 싶었던 영화였는데 차일피일 미루다가 놓친 영화였다.


큰언니와 막내동생과 같이 영화를 봤는데 각각 말티 마루와 푸들 깡이를 10년 가까이 키우고 있는 애견 부모라 더 몰입하고 난 좋아하는 휴먼 쟝르라 빠져들었다.


윤여정과 유혜진이 나오는 것만으로 보고 싶은 영화가 되었고 실망시키지 않았다.

첫 장면부터 유혜진이 역을 맡은 민상과 동물 병원 수의사인 김서형이 역을 맡은 진영이 티격태격하는 장면은 흥미를 유발했다. 유혜진의 특유한 투박함이 나중에 츤데레로 바뀌면서 변모하는 내면을 잘 연기했다.


윤여정씨는 유명한 세계적 건축가 민서를 연기하며 건축 수상을 하는 장면에서 마치 미나리 때 아카데미에서 여우 조연상을 받는 모습을 연상시켰다. 은발 올림머리가 지적이고 잘 어울리는 현재 성공한 배우 그대로의 모습으로 항상 그렇듯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각자 서사가 있는 주인공들은 애완견을 키운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커다란 골든 리트리버를 맡게 되면서 대혼란을 겪는 수정의 남친 현은 밴드의 리더이지만

여친이 아프리카 봉사를 갔다가 사망하면서 스팅이란 개를 맡으며 좌충우돌한다. 집안을 초토화시키는 골치덩어리지만 수정이 전 남친이자 스팅의 대디를 자청하는 알렉스가 찾아오면서 나중에 데리고 갈 때는 서운함마저 느낄 정도로 어느새 정이 든다. 스팅은 수정이 키우다가 헤어지자 우울증을 앓기도 했다는 말에서 주인에게 버려진 유기견들이 하염없이 주인을 기다리며 잊지 못해 그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얼마나 클지 동물이지만 인간과 다르지 않았다.


아기가 생기지 않아 힘들어 하던 선용과 정아 부부는 인공수정 실패와 유산의 아픔을 겪으면서 결국 보육원에서 아이를 입양한다. 딸 지유는 마음을 쉽게 열지 않았고 부모는 서둘지 않았다. 오히려 천천히 기다리며 진심을 다한다. 파양된 경험이 있는 상처를 갖고 있던 지유는 또다시 버려질까봐 밥도 많이 안 먹고 시끄럽게 하지 않아야 한다는 아픈 마음을 강아지에게 털어놓는 말을 듣고 엄마는 딸이니까 절대 버리지 않는다며 확신을 주고 진심으로 안아주었다. 그 후 밥도 잘 먹고 많이 밝아진 지유가 될 때 마음이 뭉클했다.


지유가 마음을 열게 된 데는 어르신 민서가 키우다가 잃어버린 반려견 불독 완다의 영향이 컸다. 협심증이 있던 어르신은 완다를 데리고 산책하다가 쓰러지면서 배달 라이더의 구조 요청으로 응급상황은 면했지만 완다를 잃어버렸다. 완다가 혼자 헤매다가 지유네 집 앞으로 와서 낑낑거리는 완다를 발견하고 잠시 키우게 되면서 지유가 많이 밝아진 것이다.


세입자인 동물병원 수의사와 앙숙이 된 민상은 건축사인 어르신을 동물병원에서 만나면서 자신의 리조트 프로젝트 사업이 물거품 되려하자 아이디어를 얻어 반려견 리조트로 변경한다. 그러면서 어르신의 도움을 받기 위해 원장의 환심을 사며 주차장에서 만나 차장님으로 부르던 치와와 유기견까지 돌보면서 여러 상황과 맞닥뜨리면서 서서히 진심으로 변해간다.


완다를 찾는 광고를 본 아빠는 부인에게 사실을 말하고 엄마는 고민 끝에 지유에게 선택권을 주고 돌려보내기로 하면서 어르신은 완다를 찾는다. 목숨도 도와주고 완다를 찾게 도와준 배달 라이더의 재능을 알아보고는 그에게도 조각을 배울 수 있게 도와준다.


라이더가 왜 자신에게 잘 해 주냐는 질문에 "난 젊어봤고 넌 안 늙어봤으니까 젊고 푸른 청춘을 낭비하지 않게 기회를 주고 싶다."

라는 말에서 진정한 어른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재능이 보이는 청년에게 자신이 도울 수 있는 일을 찾아준 것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기회를 얻지 못 하는 젊은이들이 꿈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진정한 어른들이라면 모두 갖는 마음이다. 젊은이들이 건강하고 책임감을 길러야 우리 미래가 밝을 수 있기 때문에 어르신은 좋은 본보기가 되어주었다.


게다가 수술을 받기로 결심하면서 완다를 진심으로 사랑해 사랑이란 이름을 지어준 지유에게 밑긴다. 지유는 엄마 아빠의 사랑을 받으며 밝아지면서 부모의 기쁨이 되어주어 지유가 먼저 엄마 손을 잡을 때 상처받았던 지유가 이젠 맘껏 사랑을 누리고 성장하기를 바랐다.


여러 사람에게 기쁨을 준 어르신의 노후도 외롭지 않기를 바란다. 사회적 성공과 개인의 행복과는 별개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그 외로움을 반려견이 대신 해주기도 한다. 돌을 반려돌로 키운다는 사람의 이야기를 TV로 전해 들으면서 고독한 현대인들이 어떤 식으로든 외로움을 달래는 것이 필요하지만 좀 씁쓸하기도 했다. 1인 가족이 점점 늘고 있으니 당연한 현상이며 점점 반려견. 반려묘가 늘고 있는 만큼 유기도 늘 것 같이 염려스럽다.


민상이 새로운 프로젝트가 계약이 체결되고 기뻐하면서 진영에게 선물할 옷을 사는 장면과 유기견 입양 캠페인을 준비하면서 서로의 진심을 알게 되어 싹튼 사랑. 차장님을 입양하기로 한 민상. 알렉스가 데리고 갔다가 다시 현에게 보내준 스팅과의 만남. 여친을 생각하며 부른 노래. 아픈 반려견을 안락사 시켜 떠나보내면서 슬퍼하는 견주와 수의사의 눈물 등을 보며 왜 반려견을 가족이라 하는지 알 것 같았다.


영화 중간에 반려견들이 주인에게 말을 할 수 있다면 가장 하고 싶은 말 1위는 "나 아프다." 는 말이란 대사가 나온다. 그만큼 말하지 못 하는 애완견들의 불편함과 이런저런 아픈 이유를 헤아려야 한다.


요즘 반려견 가구수가 천오백 만 시대이고 아기 유모차보다 강아지 유모차가 더 많이 팔리는 시대가 되었다. 애견 카페. 동물 병원. 애견 펜션. 애견 미용. 애견 간식. 애견 장례 등 반려견 사업은 점점 증가하고 심지어 애견 유치원 차가 다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내 주변에서도 다들 끔찍이 아끼며 키우는 사람들이 많은데 진짜 가족이다. 조카들은 둘이 적금을 들어 반려견. 반려묘의 치료비로 모아둔다. 매일 산책. 일주일에 한 번 목욕. 집에서도 충분한 사랑을 주면서 호강한다. 반려견 때문에 가족여행을 다 함께 못 가도 불평 한마디 없고 불편을 감수한다. 가족이니 가능한 일이다.


언니네 가족여행이 있을 때면 내가 가서 강아지를 돌봐준다. 예쁘고 귀엽긴 해도 집을 비울 일이 많은 나는 반려견에 대한 마음을 접었다. 끝까지 책임지고 사랑과 관심을 다하지 않는다면 섣불리 키워서는 안 될 것 같다.


주인을 잘못 만나 유기되고 학대받는 반려견들은 더이상 없어야 한다. 동물등록제를 의무화하고 동물보호법은 더 강화해서 말은 하지 못해도 동물의 생명이 존중되기를 바란다.


인간애를 갖고 동물과 사람이 교감하며 상생하는 것을 보여준 '도그 데이즈' 란 영화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주말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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