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실수다
그 실수 만회하기 위해
어둠을 헤엄쳐
지금은 돌아가고 있는 중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
나태주 시인님의 <꽃이 되어 새가 되어>란 시집에 나오는 "인생"이란 시이다. 인생을 깊이 성찰하게 만드는 짧고 간결한 시이다. 후회가 없는 인생은 없다.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돌아가는 중이니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하다니...인생은 원하던, 원하지 않던 계속 흘러간다.
"미지의 서울"이란 드라마 대사에서 할머니가 꿈을 잃고 좌절해 3년 간 운둔 외톨이를 자처한 손녀딸 미지가 자신이 너무 초라해서 할 수 있는 게 없어 세상이 무섭다고 할 때 이렇게 말했다.
"사슴이 사나운 사자에게서 피해갈 때 그게 부끄러운 일이냐? 소라게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숨기는 것이 초라한 일이냐?"
라고 하면서 손녀딸도 살기 위해 숨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다그치지 않고 묵묵히 기다려준 할머니가 계셨기에, 미지는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었고, 지금 씩씩하게 삶을 헤쳐나가고 있는 중이다. 쓰러진 할머니의 간병에도 엄마보다 지극 정성으로 마음을 다해 돌보는 건 자신을 끝까지 믿고, 세상 밖으로 끌어준 할머니였기 때문이다. 미지는 그동안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어려움을 헤쳐나가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힘들어 지친 언니 미래의 삶의 몫까지 감당하는 용기까지 발휘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백하는 용기도 생긴다. 지금 미지는 누구보다 강하고 씩씩하다. 그동안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 말이다.
끝날 것 같지 않던 슬픔과 견딜 수 없는 고통의 시간은 지나간다. 어서 빨리 지나가기를 바라며 묵묵히 인내할 뿐이다. 영원한 건 없 듯이 영원한 불행은 없다. 인간에겐 회복탄력성이 있어 지금의 불행한 처지를 낙담만 하지 않는다. 언젠간 벗어나리란 희망도 잃지 않고, 안간힘 쓰며 버티다 보면 먹구름 사이로 햇빛이 비치고, 어두운 터널 끝에 환한 빛이 있음을 경험한다.
혹여라도 앞이 캄캄해 보인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이 있다면, 자신의 처지가 그런 상황과 비슷하다고 느끼면, 지금 돌아가는 중이니 낙담하지 말고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는 시인의 말을 들려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