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을 진짜 사랑하는 친한 동생이 있다. 벌써 30년 이상 알고 지낸 동생으로 내가 너무 좋아하는 동생이다.
그 동생은 빨간머리 앤을 너무 좋아해서 프로필 사진도 이모티콘도 앤이고 탁상용 달력도 온통 앤으로 도배했다. 그 친구가 앤을 좋아해서 백영옥 작가의 수필집 <앤이 나에게 하는 말> 이란 책을 선물한 적이 있다. 내가 먼저 읽고 너무 좋아서 몇 권 사서 지인들에게 선물로 주면서 그 동생에게 가장 먼저 주었다.
작가도 어릴 때 빨간머리 앤을 너무 재밌게 본 뒤로 커서 자신이 힘들 때 다시 만화를 본 뒤에 힘을 얻고 앤이 한 말을 자신에게 적용시켜 일상의 감정들을 잔잔한 수필로 썼다. 책을 읽으면서 앤이 생각하며 말한 한 마디 한 마디가 나에게도 힘을 주었다.
그 동생도 약간 앤을 닮았다. 결혼하고 지금까지 일을 하며 두 딸들을 낳아 키우면서도 일을 놓지 않고 30년 이상 사회생활을 이어온 강한 동생이다.
얼굴은 동안에 50살이 넘었지만 40대로 보이고 두 딸들과 찍은 사진을 보면 마치 세 자매 같다. 성격도 밝고 웃음도 많고 긍정적인 그 동생을 보면 왠지 앤이 연상된다. 자그마한 얼굴과 몸에 강한 힘과 긍정. 희망이 담긴 걸 보면.
가끔 사회생활 힘들지 않냐고. 이제 그만 두고 싶지 않냐고 물어보면
"아직 직장 다닐 수 있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예전처럼 여건도 안 좋고 상황도 안 좋아지고 나보다 나이 어린 사람들이 상사가 되어 힘들 때도 있지만 지금까지 다닐 수 있다는 것만도 다행이죠."
꼭 앤이 하는 말처럼 답이 돌아온다.
아이들 키울 때 친정 엄마도 없이 가까이 사시는 교회 권사님께 아이 양육 도움을 받으면서 맞벌이로 한 번도 쉬지 않으며 집도 넓혀가고 김장 김치까지 담가 먹는 부지런함까지. 게다가 뒤늦게 공부에 자격증까지 늘 쉬지 않고 도전하며 꼼꼼하고 야무진 동생을 보면 마치 앤을 보는 것 같아 때론 안쓰러워 안아주고 싶고 때론 오히려 내가 힘을 얻는다.
지난 번 사업으로 바쁜 남편은 두고 두 딸과 셋이 일본 도쿄로 자유 여행을 다녀왔다. 디즈니 랜드에도 가고 딸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면서 자유롭게 여행을 다니며 삶을 즐길 줄도 안다. 특히 두 딸들을 소중히 여기며 아낌없이 주는 엄마처럼 헌신을 다한다. 맞벌이 엄마로 아이들이 어렸을 때 엄마 손이 가장 많이 필요한데 옆에 있어주지 못한 미안함을 항상 갖고 있어 난 충분히 최선을 다했다며 자신을 좀 더 생각하라고 조언해준다.
희망과 긍정의 아이콘 앤처럼. 그 동생이 애정하는 앤처럼. 동생의 삶도 누군가에겐 빛을 주고 힘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 바란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