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벌써 봄이지만 결코 봄일 수 없는 가장 싫은 달이 3월이다. 날씨는 또 어떤지 3월 날씨처럼 변덕을 부리는 날도 없을 것이다. 봄꽃이 피는 것을 시샘한다는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린다.
아침 뉴스에서도 벌써 세번째 찾아온 꽃샘추위란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나만 느끼는 게 아닌 유난히 추운 3월을 모두가 맞고 있다. 꽃샘추위가 찾아온 횟수는 비슷한데 지난 겨울 기온이 높아 상대적으로 기온이 떨어지면 더 춥게 느껴진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매년 3월은 대부분 비슷했다. 마음은 이미 봄인데 몸으로 받는 체감은 아직 멀기에 더 춥게 느껴진다.
'진짜 봄이 왔네!' 하면서 따사로운 햇살이 반갑다가도 다음 날이면 영하로 뚝 떨어진 기온에, 포근한 바람이 불어 '역시 바람이 다르긴 하네!' 하다가도 다시 겨울이 온 것처럼 매서운 칼바람이 불지를 않나. 진짜 못 말린다.
이번 주엔 강원 지역에 폭설까지 내려 도로가 침제되고 쌀쌀한 날씨가 계속 되고 일주일 내내 찬바람이 불 거라고 한다. 옷도 난감하다. 겨울 두꺼운 오리털 잠바들을 드라이 해두었는데 다시 꺼낼 수도 없고 좀 얇은 자켓들에 안에 따뜻한 니트와 스카프로 목을 따뜻하게 감싸고 다니고 있다.
아침에 수영 가는데 지하에 세워둔 차의 실내 온도 차이가 극명하게 다르다. 요즘 같은 날씨엔 히터를 틀고 싶을 만큼 차안 온도까지 차게 느껴진다.
널뛰기 하는 종잡을 수 없는 날씨는 학창시절 개학하면 늘 겪던 어려움을 떠오르게 한다. 새학기가 되어 들뜬 마음은 한달 동안 추위와의 싸움으로 지치던 3월이다. 교실이 얼마나 추운지 실래에 들어가면 코까지 시릴 정도였다. 옷을 껴입어도 교실 안은 싸늘하기만 해서 차가워진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고 나면 햇빛을 쫒아다니는 병아리들처럼 가장 햇빛 잘 드는 따뜻한 곳에 삼삼오오 모여 재잘거리면서 오후 수업이 시작될 때까지 햇살로 몸을 녹이던 기억이 선명하다.
우리가 진통을 겪는 만큼 환경에 순응하느라 자연은 더 심한 몸살을 앓고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말없이 견디는 자연에 비해 투덜거리는 간사한 인간의 모습을 떠올리며 살짝 부끄럽다. 곧 화려하게 필 꽃들을 상상하며 이 또한 곧 지나갈 거라고 위안 하면서 만개할 봄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