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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지나가는거 맞지?

by milo

한국에 살지 말라는 신의 계시일까.

뜻하지 않게 집주인과 갈등이 생겼고,

새로 사귄 남자친구는 뉴욕에 거주한다.

심지어 이번에는 새로운 비자를 갱신받아서

정말로 뉴욕에 살 수 있는 길도 열렸다.


그런데 나는 여전히 제자리.

항상 여기, 변함없이 같은 자리.

왜일까.

나도 도전하고 싶은데,

뜻하지 않게 계속 엇갈리고 어그러지는 상황들 속에서

숨이 막힌다.


형과 함께 있는 건 물론 좋다.

하지만 어차피 곧 떠날 사람.

그걸 알고 있으니까,

오히려 더 가슴이 답답하다.


나는 너무 잘 알고 있다.

이 상황 속에서 내가 바꿀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그래서 더 힘들고, 더 답답하다.


내일은 또 엄청 일찍 일어나야 한다.

지옥철을 뚫고, 또 답답하고 힘든 하루를 견뎌야겠지.

안과에도 들러야 한다.


하지만 사실 그런 것보다도,

그냥 마음이 너무 답답하다.

숨이 막히고, 무너질 것 같다.

눈물이 날 것 같다.


삶은 왜 이렇게 힘든 걸까.

왜 이렇게 아무것도 내 뜻대로 되는 게 없는 걸까.

모든 것이 버겁고,

모든 것이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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