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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건 Aug 27. 2024

메아리

형체를 뒤로하고 고독을 잡아

하나부터 열을 세고 뒤를 돌아보면

잔잔한 노래 소리 울려 퍼진다

내 목에서 새어 나오는

작은 신음의 중첩


나무 그늘에서 죽어버린 들국화

꿈에서 그와 만날 수 있다면

중지를 맞대고 말해야겠다

죽음을 기린다고


가만히 있는 비둘기와 눈이 마주쳤다

빨갛게 물들어가는 내 얼굴이 들린다


고래의 소리를 듣는 아이와

지렁이의 눈을 찾으려는 나는

손 잡고 뛰어다니는

메뚜기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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