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련함...
누구나 어린 시절의 추억과 기억이 있다. 그 기억 속의 추억 중 잊고 싶은 추억과 자랑하고 싶은 추억, 그리고 아련히 내 머릿속 어딘가에 남아 부드러운 봄비처럼 우리가 삶에 지쳐있을 때 나의 하루를 부드럽게 적셔줄 아주 작은 우리들의 어릴 적 기억이 있다.
사람은 그 기억과 추억의 저장장소가 여러 곳인 듯하다. 즉, 하나는 머릿속에 또렷이 남아 나의 이성을 움직이는 추억과 또 하나는 나의 가슴속 저 깊이 각인되어 나의 감성을 자극하는 추억으로 나눠지는 듯하다. 아무 생각과 걱정이 없을 것 같은 우리 아이들의 삶 속에도 누군가에게 말하지 못하는 추억과 기억이 있다. 이 책에서는 나의 아름답지 못했던 하지만 지천명을 넘긴 지금 삶에서 되돌아봤을 때 가슴속 저 구석에서 한줄기의 바람에 한가닥의 가을비에 한 소절의 음악에 한 줌의 햇살에 나의 심장을 자극시켜 주는 어릴 적 나의 삶에 대해 나 혼자 읊조려 보려 한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누군가에게 읽히기보다는 나 혼자의 스스로의 삶에 되물어 또 기억을 되짚으며 그 시절로 잠시나마 돌아가보려 한다.
지금도 살며시 눈감으면 떠오르는 생생한 그곳, “곱돌계” 그 동네 이름만으로도 설레고 한집 한집의 세간살이 마저 생생한 그곳... 아직도 그 곱돌계 동네 어귀의 느티나무 그늘 아래 콘크리트 바닥에 거친 못으로 새겨놓은 장기판처럼 거친 그 기억들처럼 나의 가슴과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는 그 기억들을 이 책에서 꼬리네 집 초가지붕 끝에 한겨울 고드름이 따스한 햇살에 녹아한 방울 두 방울의 낙숫물 떨어지듯이 지면에 물들여 볼까 한다.
이 이야기는 충남예산군 신양면 서계양리의 아주 작은 마을 “곱돌계”라는 동네에서 어린 유년시절을 보낸 저의 일상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한 꼭지씩을 펼쳐 보려 한다. 5 가구로 구성되어 있던 그곳 작은 곱돌계, 그 옆 7 가구로 구성되어 있던 큰 곱돌계 비슷한 또래들이 함께 좌충우돌하던 그 시골 마을의 아름답고 소중한 이야기들을 두서없이 에피소드 형식으로 적어 보려 한다. 이 글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은 실명을 밝히지 않음을 미리 이야기한다. 동네지명과 사용되는 단어는 그 시절 그곳 곱돌계에서 사용하던 용어를 가감 없이 사용하여 글을 써 볼까 한다. 곱돌계 동네 초입에 위치했던 유일한 초가지붕의 느티나무옆 딸부잣집 꼬리네. 그 위로 곱돌계 한가운데 항상 그 마당에서 모여 놀던 꼬리네 사촌집인 병연이네, 그 우측 윗집인 재주가 많고 입심이 좋은 달력이 형네, 우리 윗집인 독실한 기독교 신자셨던 지금의 그 집의 형님이 우리 큰 매형이 되어 사돈댁의 인연을 맺은 우리 아버지가 매일 술만 드시면 땜쟁이라 놀리 셨던 긴 수염이 너무도 점잖으셨던 할아버지와 작은 체구의 너무도 곱게 늙으셨던 할머님이 살고 계신 꼭대기 집 이렇게 한동네가 구성되었던 곱돌계의 이야기이다.
글솜씨가 없는 필자의 문장 실력과 어리숙한 표현에 독자님들의 국순경네 그 드넓었던 논의 넓이와 같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면서 글을 읽어주시길 당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