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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우 Sep 17. 2018

다만 지금 이 순간을 산다.

1_지금 이 순간 at this moment


시간을 나타내는 단어는 무수히 많다. 어제, 오늘, 내일에서 시작하여, 하루 전, 하루 후에 이르기까지. 혹은 10억 년 전, 10억 년 후는 어떠한가. 이런 예例가 전적으로 무의미할 만큼 시간과 연관된 단어는 많고도 많고도 많다. 시간의 범위는 얼마든지 커질 수 있고, 또 반대로 얼마든지 잘게 부수어질 수 있다.     


시간과 관련된 이러한 단어들은 죄다 관념적이다. 그것들은 머릿속에서만 존재한다. 시간의 단위로만 기능한다. 그것들은 실은 존재하지 않는 시간이다. 한 사람이 체감할 수 있는 시간은 오로지 단 하나 ― ‘지금 이 순간’뿐이다. 사람은 그 어떤 시간에도 머물지 않는다. 거기에, 사람은 없다.   

   

한때 내일이나 미래를 중시하던 시절이 있었다. 다가오지 않은 시간을 준비하며 지금 이 순간을 희생하는 것이 고결한 가치로 여겨지던 때가 있었다. 오늘의 희생이 내일의 행복을 보장할 거라는 표어가 도시의 곳곳에 나붙어 있었다. 나의 부모는 이런 시절을 살았다.   

   

이제 그런 헛된 표어들은 뒤로 밀려났지만 여전히 이 도시는 한 사람에게 내일의 행복을 위한 오늘의 희생을 강요한다.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늘도 분주히 인내하는가. 하지만 그 인내에도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위한 무언가가 절실히 필요하다. 소소하고 미약하지만, 따뜻하고 보드라운 무언가가. 

     

이제 우리는 안다. 무엇보다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행복을 원한다면 바로 지금 그것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지금 이 순간만이 있는데, 내일이라니, 혹은 다음이라니. 그것은 도달할 수 없는 신기루와 같다. 미루는 일은 부지불식간에 습관이 될지도 모른다.      


시간이 흘러 내일이 오늘이 되어도 내일은 여전히 내일로 남는다. 내일은 또 내일이 되고 선택은 자꾸만 연기된다. 수많은 내일을 거듭하다가 지금 이 순간에 내가 무엇을 원했는지조차 까맣게 잊힐 수도 있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야 한다. 

한 사람은 다만 지금 이 순간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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