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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기를 이용할 때 느끼는 고민

(디지털 문맹은 곤란)

by evan shim


지방에 있는 나의 창고에 전문업체가 설치한 CCTV 가 오래전에 부착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제법 보관할 물건이 많아 방범용으로 CCTV를 설치하고 매월 비용을 지불하였다. 이제 거의 방범용으로 의미가 없어서 해제를 하였다. 대신 매월 비용이 들지 않는 와이파이 캠을 구입하여 설치를 해 보았다. 제품 설명서를 열심히 보고 그대로 했지만 제대로 작동이 안 되었다. 그래서 열심히 제품의 관련 정보를 찾고 배우기 시작했다. 인터넷과 유튜브를 통해서 배웠다. 오래전에 설치한 와이파이 공유기가 너무 오래된 듯하였다.


설치 설명서에 의하면 5G 와이파이 대역 대신 2.4G 망을 사용하라고 권고를 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KT 업체에 문의를 했더니 새것으로 교체를 해 준다고 하였다. 매월 인터넷 사용료를 지불하기 때문에 무료로 바꾸어 주었다. 담당 직원이 와서 순식간에 교체를 해주었지만 CCTV 연결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하며 물러갔다. 그러면서 새로운 전화번호를 하나 주고 갔다. CCTV 연결이 제대로 안 될 때 방문하여 고쳐주는 업체의 연락처였다. 최후까지 해 보다 안 되면 이 방문수리 업체를 불러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전에 할 수 있는 한 내가 설치를 해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나는 디지털 전자 기기의 보통 사용자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젊은 사람들이 나보다 훨씬 더 디지털 기기를 잘 다룬다고 생각되었다. 과거에도 내가 잘 모르는 것을 우리 집 아들과 딸에게 물어보면 그들은 쉽게 처리를 하는 것을 여러 번 보았다.

집안에서 사용하는 전자기기는 어찌 보면 사실 초보자도 할 수 있는 단순 설치이지만 가끔은 그리 쉽게 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설명서를 보며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데 계속 번번이 틀려 다음 단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었다. 과거에 국내 최고 전자기기를 생산하는 어떤 대그룹 회장이 사장단 회의를 주제 하면서 모인 사장들에게 그들이 생산한 전자기기를 설치해 보라고 한 일이 있었다.


문제는 그들도 제대로 설치를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기업 회장이 크게 화를 낸 일이 있다는 기사를 본 일이 있었다. 그 후에 제품 설명서를 누구나 알기 쉽게 제작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아직도 많은 제품의 설명서는 전자 기기의 기본적 상식이 있는 사람들만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디지털 기기에 대한 이해 능력이 다소 부족한 사람들은 여전히 설치를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지난번과 달리 설치하는데 넉넉한 시간을 염두에 두었다. 즉, 작동이 될 때까지 해 보려 한 것이다. 거의 7-8 회 정도 앱을 깔고 지우고 또 와이파이 연결 등 할 수 있는 방법을 다 써 보았다. 이러한 난해한 과정을 거치고서야 드디어 작동이 되었다. 진땀 나는 시간을 보내고 어찌어찌 터득한 성공이었다. 이번에 지방의 창고를 가는데 차를 이용하지 않고 KTX를 이용해서 시간은 여유로웠다. 빨리 해결되니 원래 예약된 시간보다 더 빠른 고속철로 바꾸어 일찍 돌아왔다.

source, unsplash




서울로 오면서 또 다른 전자기기에 문제가 생겼다. 내가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의 배터리가 거의 완전 소진 정도까지 내려가는 상황이 되었다. 나의 기기는 거의 4년 이상을 사용한 갤럭시 노트 10 기종이다. 전자 펜을 오래 쓰다 보니 이것으로 그림을 그리고 그 외 펜을 이용한 다양한 편리성에 꽤 익숙해진 것이다. 펜을 사용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단종이 되었지만 다른 대체 기종으로 쉽게 바꿀 수가 없는 상황이 되었다.


펜이 내장된 다른 신규 기종은 너무 값이 비싼 듯이 보였다. 스마트폰의 사용 연한이 오래되니 가장 큰 문제가 배터리 수명이 반나절 조금 지나면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렀다. 머지않아 기종을 바꾸어야 하지만 우선 쓰기 편하니 계속 그대로 사용을 하는 상태이다.

배터리 부족에 대비하여 다행히 스마트폰의 충전기 연결구는 별도로 휴대를 하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주 짧은 연결 장치를 휴대한 것이다. 유선의 길이가 약 25cm였다. 그러니 기차에 연결된 충전 단자에 연결을 했지만 단자의 길이가 너무 짧아 테이블까지 갈 수가 없는 거리였다. 연결된 단자는 조금 더 당기면 쉽게 빠져서 충전이 안 되는 상태였다. 나중에 방법을 찾았다. 오른쪽의 파카옷 상단 주머니에 넣었더니 다행히 그 연결로 핸드폰 충전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몸을 크게 돌리면 연결구가 쉽게 빠지는 상태가 된다. 아무튼 조심조심하여 충전하면서 용산역에 도착했다.


사무실에 도착한 후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배터리를 충전하는 것이다. 그런데 근원적인 문제는 해결이 안 되는 것이다. 바로 사무실을 나가서 해당 AS 센터를 찾아갔다. 수리를 담당한 직원이 현재 배터리 수명이 80% 라고 말을 했지만 나는 잘 수긍이 되지 않았다.


오후가 되면 스마트폰 전원이 아웃이 될 정도의 위태로운 상황이라 배터리 교체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판단되어 단호히 교체하라 했다. 가끔 지방을 다니거나 외부에 갈 때 사업상 걸려오는 외부전화를 배터리 부족으로 못 받는다고 생각되니 다른 선택이 없었다. 무조건 새 배터리로 바꾸자고 하였다. 물론 이것으로 완전한 문제 해결은 아니다. 더 근본 문제는 새로운 기종으로 스마트폰을 교체하는 것이다.

아무튼 배터리 교체 비용은 제법 들었지만 몇 달 사용하는데 큰 도움이 될 성싶다. 그리고 여유롭게 새로운 기종에 대한 검토는 천천히 하면 된다고 여겼다.


주위의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스마트폰 신기종의 교체는 새로운 기기의 기능적응 혼란이 두렵다고들 한다. 단순히 과거처럼 핸드폰이 전화하고 사진 찍고 단순 문자하는 본래의 역할을 이미 초월했기 때문인가 여겨진다. 그런데도 아마 내가 사용하는 수준은 기기가 가진 다양성중 극히 일부분만 사용하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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