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무게 줄이려는 처절한 노력

(경량화, 그것이 문제다)

by evan shim

초기 항공 개척시대를 연 오토 릴리엔탈이 했던 위대한 말이 생각난다.

항공기를 발명하는 것은 nothing, 항공기를 만드는 것은 something, 항공기를 이륙하는 것은 everything이다.


얼마나 하늘을 날고자 했으면 몸에 가벼운 날개 깃털을 붙여서 높은 곳에서 뛰어내렸을까. 인간새처럼 바람과 한 몸이 되고 싶었다. 최첨단 항공 전성기에 들어선 우리가 과거 그의 사진을 볼 때는 정말 말도 안 되는 행위를 한 것이다. 유치하다고 말할 정도이다. 그때도 지금도 하늘을 날려면 무엇보다 먼저 가벼워야 날 수 있다는 것은 기본 공리라 생각된다.


그의 도전은 "새처럼 날기 위해서는 새처럼 가벼워야 한다"는 믿음에서 시작했다. 그가 깃털을 붙이며 보여준 그 "기발한 상상력과 실험 정신"은, 후대에 영원히 기억되고 있다. 가벼움을 기초로 한 소재로 항공기 무게 이야기를 해 본다.


라이트 형제를 비롯한 초기 항공 개척자들에게 ‘경량화’는 단지 비행 효율성의 문제가 아니고, 비행이 가능하냐 불가능하냐를 결정짓는 가장 절대적 조건이 되었다. 그들이 이룩한 경량화 전략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먼저 동체의 경량화 프레임이다. 당시의 기체는 목재로 이루어졌고 외피(skin)는 면직물인 무명천(muslin)으로 덮었다. 물론 이 천은 도료를 발라 팽팽하게 조여 공기저항을 줄이고 강성을 부여했다. 곁가지 이야기를 덧 붙이면 염소들은 비행장에 몰려들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동체를 씹어먹기 적당한 맛있는 음식으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날개와 동체를 결합하려면 결속재가 필요했다. 이것도 금속의 너트+볼트 조합보다 아교결합이나 심지어 나무못을 썼다. 마치 초기 항해시대 선박들처럼 무게를 줄이고자 했다. 어쩔 수 없는 부위에는 인장력을 가진 금속 와이어로 마감을 했다.


다음은 동체를 만드는 구조 설계이다. 트러스 구조를 택했다. 지금 한강변 철교 교각의 구조물 W형태이다. 나무와 와이어로 동체 견고성과 경량화를 구현한 것이다. 상하 날개도 당연히 와이어로 연결되었다. 팽팽한 와이어 조임을 구현하려고 연결 조임쇠인 턴버클(turnbuckle)을 썼다. 지금도 많은 경항공기에는 이 턴버클이 쓰인다. 무게를 줄이는 작업은 알파에서 오메가까지 가능한 모든 것에 다 적용되었다.


라이트형제의 Flyer 모델을 보면 왜 그들은 불편하게 누워서 조정을 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그들이라고 왜 멋지고 폼나게 조종실을 만들고 싶지 않았을까. 동체가운데 불편하게 엎드려 조종을 하고 싶었을까. 조종실을 없애고 바퀴까지도 없애야 간신히 이륙이 되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무게에 대한 강박은 상상을 초월했다. 심지어 비행 시에 체중도 조절해야 할 상황이었다.


본격적으로 항공기에 동력을 넣기 위해 엔진을 부착해야 했다. 이미 차량용으로 나온 검증된 엔진을 쓰면 동력 문제는 쉬워진다. 그러나 이 또한 무거운 금속으로 되어 무게 한계에 걸리는 것이다. 어쩔 수없이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든 경량 엔진을 개발했다. 이는 최초의 항공기 엔진으로 인정받았다.





source, wiki media commons


요즘 말로 표현하면 gram 과의 전쟁이다. 초기 항공기 제작자들에게 ‘경량화는 날기 위한 필수조건’ 1호이다. 근래 민간 항공사들이 수익 달성을 위한 ‘경제적 비행조건’ 과는 근본적으로 상이하다.

그럼 그때로부터 약 120년이 지난 현재 항공기 제작사와 운용사들은 어떤 자세로 항공기 경량화 정책을 이어받아 운용을 하는지 한번 생각해 본다.


‘1그램도 의미가 있다’라는 항공기 초기정신이 그대로 남아있는 곳이 보잉, 에어버스 같은 항공기 제작사이다. 가장 먼저 맞추어야 할 초점은 항공기의 연료효율성이다. 항공기가 운항하는 수명 내내 제일 큰 무게는 연료부문이다. 무게가 가벼워야 항공기 연료 효율성이 높다는 것은 만 천하에 알려진 사실이다. 게다가 연료효율성이 좋은 항공기가 가장 잘 팔리는 항공기(best seller)가 된다는 사실은 그들의 미래 생존이 달린 것이다.


또한 최근에는 지구환경 문제 까지도 연결이 된다. 경량화를 위한 항공기 최적 설계 및 프레임 구조 최적화 진화는 최우선 고려사항이 되었다. 현대 동체 표준구조는 세미 모노코크 형태를 취하고 있다. 더 손댈 것이 없는 것처럼 보였던 여기에도 변화를 추구한다. 불필요한 부문의 살을 빼고 약한 곳은 살을 덧대는 작업이 이루어진다. 불필요한 곳의 살 빼기 같은 무게의 최적 분배 작업이다.


항공기 동체소재 또한 계속 진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보잉 B787과 에어버스 A350 은 기체 중량의 약 50%가 탄소섬유복합재료로 이루어졌다. 많이 대체되는 부위는 동체, 날개(메인)와 꼬리날개, 그리고 내장재 등에 사용된다.


마지막으로 항공기 운용사들의 gram에 대처하는 경량화 전략도 있다. 항공기내 가장 큰 무게를 점하는 항공유 무게를 집중관리하고 있다. 적정 연료관리 소프트웨어로 정확한 만큼의 연료(물론 안전 여유분을 포함하여)만을 탑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내가 수십 년 전 항공승무원을 했을 때도 미주 장거리 노선의 도착 후 물 잔량을 모니터 하여 적정량을 재산출했다. 기내 식수와 서비스용 물을 포함하여 최적화하는 것이다. 당시 항공유는 고유가 압박을 받을 때였다. 기내 서비스 장비와 화물에서도 무게를 줄이는 방안에 예외는 없다.


유명한 사례로는 일본의 항공사인 ANA와 JAL에서 탑승전에 “기내 화장실 사용을 줄이기 위해’ 지상 화장실 이용을 적극 권장했던 일이 있었다. 주된 이유는 승객 배설물을 처리하는 처리수와 처리용 화학약품의 무게를 줄이자는 것이다. 그 외에도 동계절에 승객의 코트를 공항에서 맡아주는 서비스도 있다. 승객 서비스에도 좋고 항공기 무게를 줄이는 하나의 방안이 되는 것이다. 미미해 보일 수 있지만 하루 수백 편, 일 년 365일 운항하는 항공기 운용사에는 연간 수백만 불 또는 수천만 불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환상적 해결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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