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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찬욱 Dec 22. 2022

겨울골프에서.살아남기

겨울에도.라운드를.나가게된다면.


  골프는 명백히 시즌이 있는 스포츠다. 적어도 겨울 스포츠는 아니다.

골프코스의 주인공은 푸른 잔디이기 때문에.

물론 1 내내 잔디가 푸른 나라에서는 시즌오프가 없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날씨는 그렇지 않다. 사계절이 분명한 대한민국은 특히 겨울이 길다.

11월이 되면 이미 잔디는 누래지기 시작하고 한겨울의 온도는 늘 영하를 밑돈다.

대부분의 골퍼들은 겨울이 오면 납회라는 이름으로 마지막 라운드를 하고

내년 봄에 다시 필드에서 만나기를 약속한다.

겨울엔 연습에 전념해서 샷을 교정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분명 겨울엔 라운드를 안하기로 마음 먹었지만 

실제로는 주변의 열혈골퍼들에 의해 혹은 본인의 의지에 의해 몇번은 나가게 되는 게 겨울골프다.

가끔은 이상기온으로 ‘이 정도 온도면 칠만 하겠는데…’의 유혹도 찾아온다.

    개인적으로 겨울골프는 잘하려고 애쓰기 보다는 잘 즐기려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겨울골프의 스코어는 큰 의미가 없다. 아니 별 의미를 두지 않았으면 한다.  

아무리 동계시즌을 위한 기능성 골프웨어가 있다고 하더라도

여러겹 껴입은 상태에서 스윙은 불편할 수 밖에 없다.

코스컨디션은 어떠한가. 단지 잔디의 색깔만의 문제가 아니다. 페어웨이는 물론 그린도 꽁꽁 얼어있다.  

페어웨이에 떨어진 볼이 런으로 나가기도 하고 핀으로 날아간 볼 역시 언그린에 튀면서 오비가 나기도 한다.  

  겨울골프는 스코어를 위한 골프는 아니다.

어쩌면 집에만 있던 답답함에서 벗어나는 일종의 겨울나들이일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겨울골프를 슬기롭게 즐길 수 있는 요령이 있다.

일단 겨울골프는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첫번째다.

당연히 핫팩은 우리의 캐디백에 있어야 하며 몸에 붙이는 핫팩도 체온유지에 도움이 된다.

특히 우리의 신체 중에 손발과 목을 따듯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꺼운 양말이 아니라면 양말을   신기를 권한다.

넥워머는 겨울골프의 필수품이다. 작은 소품이지만 넥워머의 차이는 특히 바람부는 날엔 몸으로 실감할 수 있다.

솜바지도 하나쯤은 장만해두는 것이 좋고 상의는 여러겹 껴입는 것이 좋다.  

많이 입었으면 벗으면 되지만 체온이 떨어지면 한 겹이 아쉽기 때문이다.   

골프화는 반드시 스파이크가 있는 골프화를 신어야 한다.  

아직 남아 있는 눈 주변과 겨울의 바닥은 잠시 방심하면 미끄러지기 십상이다.

  겨울골프는 몸을 충분히 풀어야 한다. 갑작스런 야외활동에 근육이 놀랄수 있고

허리나 무릎등이 안좋은 골퍼라면 안좋은 부위가 재발할 수 있다.  

겨울골프일수록 스윙은 작고 가볍게 하는 것이 좋다. 시즌중의 스윙보다 적은 힘으로 정확성위주의 스윙을 해야한다.

욕심없이 힘이 빠진 스윙을 해야할 때가 바로 겨울이다.

  겨울골프의 가장 어려운 점은 어떻게 그린을 공략하느냐다. 그린에 올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두클럽 적게 잡고 그린앞에 볼을 보낸다는 생각으로 아이언샷을 해야 한다.

그린 주변의 어프로치는 시즌 중의 어프로치샷 보다 킨 클럽으로 러닝어프로치를 하는 것이 좋다.

볼을 띄우면 어디로 어느만큼 튈줄을 전혀 예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피칭웨지나 9번, 8번 아이언으로 볼을 잘 굴릴 줄 아는 골퍼들은 확실히 겨울에도 스코어를 관리할 수 있다.  

겨울엔 그린만 딱딱한 것이 아니다. 벙커의 모래 역시 딱딱하다.

클럽을 지나치게 오픈하면 리딩엣지에 맞거나 섕크가 나기도 한다.

겨울골프의 벙커샷은 연습장에서 피치샷을 하듯 클럽을 닫고 샷을 해야 한다.

턱이 낮은 벙커에선 퍼터로 벙커를 탈출하는 것도 겨울엔 가능하다.

  겨울그린에서 펏을   가장 중요한 것은 거리감이다.

그린스피드는 예상하기 어렵고 브레이크를 전혀 먹지 않고 밀려가기도 한다.

그린이 양지에 있는지 응달인지를 참고해서 스피드를 감안해야 할 것이다.  겨울 골프는 티잉구역에서 티를 꽂기도 어렵다.

딱딱하게 얼어있는 땅에 꼬챙이로 구멍을 내고 티잉을 하지만 이보다는 고무티를 쓰기를 권한다.  

  겨울골프에서 특히 조심해야할 것은 부상이다.

필자는 겨울골프에서 티샷을 하다 미끄러져  부상을 당한 골퍼를 본적이 있다.

다시말하자면 겨울골프는 겨울 나들이다.

몸을 만들어야할 시기에 몸을 망가뜨려서야 되겠는가. 말그대로 요령껏 즐겨야 하는 것이 겨울골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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