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옛날옛적에, 어느 작은 마을에 호기심이 많은 혼기가 꽉 찬 아씨가 살고 있었어요.
"돌쇠야, 마당에 저 나무들은 언제까지 저리 놔둘 것이냐? 저것들을 다 팰 때까지 내 예서 지켜봐야겠다."
"아씨, 이 무더운 날에 장작이라뇨. 땔감이라면 당장 쓸 것이 잔뜩 있습니다요."
"어허, 패라면 팰 것이지. 뭔 말이 그리 많으냐? 어서 도끼를 가져오너라."
"예, 아씨."
혼이 날까 날쌔게 도끼를 가져온 돌쇠는 팔을 걷어붙이고 장작을 내리칠 준비를 했다. 접어 올린 소매는 돌쇠의 굵은 전완근에 막혀 채 올라가지 않았다.
"하나요!"
도끼를 힘껏 들어 올리니 돌쇠의 튀어나온 몸의 부분들이 갈라지고 단단해졌다. 장작의 단이 높아질수록, 돌쇠의 신음 소리 역시 커졌다. 어느새 흥건히 젖어 오른 저고리는 속내가 비칠 지경이었다.
"안 되겠다. 물이라도 끼얹어야 남은 장작을 패겠구나. 이리 오너라."
바가지에 물을 한 바가지 퍼올린 아씨는 손짓을 해 돌쇠를 불렀다. 저항하지 못하는 돌쇠의 갈라진 등줄기를 따라 물이 흘러내렸다. 아씨는 참지 못하고 돌쇠의 허리에 손을 갖다 대었다.
"이 정도면 됐다. 불을 피우거라."
돌쇠가 피워낸 모닥불에 아씨의 볼이 발갛게 익어 갔다. 석쇠 위 삼겹살마저 어느새 검은 숯이 되었다.
그날 밤, 연인의 시간은 그렇게 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