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섬 기획 산행 설렘 안고 아침 8시에 출발했다. 가을구름이 포근히 다가와 일상에 지친 심신을 어루만져 준다 낙동강물 따라오는 윤슬도 반짝반짝 설렘을 더해준다 산중턱 억새는 하늘하늘 춤을 추며 가을하늘 즐기고 있다 함안 휴게소에서 영철씨가 보내온 홍어와 앗싸 가오리무침, 김기선 영미 씨 부부의 봉평 막걸리와 김장김치를 상큼한 가을과 함께 먹었다 남쪽으로 갈수록 구름은 걷히고 쪽빛 하늘에 산국이 미소 짓는다
순천만 습지
순천만 습지는 파도 대신 갈대가 파도를 탄다
바람에 춤추는 황금빛 갈대의 향연
철새도 쉬어가고 나그네도 쉬어가는 마음의 고향 갯벌
갯물은 누워서 바다로 흐르고 섬 산도 기대어 하늘에 안긴다
흑두루미 노닐다 간 자리 짱둥어 송송 숨바꼭질하니
어느덧 노을 지는 서녘 하늘 물새가 보금자리 찾아간다
한 시간 달려 고흥 나로섬에 도착 다도해 회관에서 회정식을 먹고 나로 우주항공 호텔에서 황홀한 남해의 바다 풍경에 취해 단잠을 청했다
둘째 날
- 신의 작품 백도 -
아침 7시에 진미식당에서 생일상을 받는 듯한 미역국에 조식을 먹고 8시 30분에 안젤라 아쿠아 호를 타고 거문도로 출발 파도가 넘실거리고 군데군데 섬들이 햇살에 제 몸매를 과시하고 있다 적당한 파고가 있어 유람선은 무등을 타는 듯 스릴이 있었다 30분쯤 가니 손죽도에 도착 손죽도에는 해안 데크길이 보였고 학교도 보인다 대충 50호정도 옹기종기 모여 사는 평화스러운 곳이다 멀리 산처럼 둘러 산 섬들이 보이고 그 위로 파란 하늘과 실구름이 유유히 떠다닌다 백조가 엎드려 있는 형상 거북이가 떠있는 형상 곰돌이 형상 등 멋진 모양의 섬들이 보인다 20분쯤 가니 초도가 있다 거문도 서도를 지나 1시간 30분 만에 거문도 동도에 도착했다 등대에 가기 위해 등대 유람선을 타고 5분 정도 갔다 수월산을 걸어 거문도 등대에 올랐다 100년의 역사를 가진 등대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간만에 팬플릇으로 등대지기, 섬집아기를 연주했다 푸른 물결 그 끝에 맞닿은 수평선, 햇빛에 반짝이는 싱싱한 동백나무잎 울창한 후박나무잎에 스민 바다내음을 맡으며 숲길을 내려와 은갈치 정식을 먹고 백도 유람선을 탔다 파도가 심해서 배가 많이 흔들렸지만 서서히 조금씩 자태를 나타내는 백도의 기이한 모습을 바라보면서 섬 탐험가가 된 듯 그 경이로움에 뱃머리에서 외치는 감탄과 환호성은 잊지 못할 것이다 어제, 오늘 아침까지도 파도가 심해서 백도 유람이 취소되었다는데 축복받은 해마루 산악회는 모두들 삼대의 덕을 쌓았나 보다 배가 흔들흔들 기우뚱하면서 많이 불안했지만 신의 작품 백도의 아름다움에 잠시 넋을 잃었다 하늘 옥황상제와 바다 용궁의 전설이야기가 스려 있고 모나리자상 거북바위 원숭이 남매바위 등등 바다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백도를 뒤로하고 나로항으로 돌아왔다 바다내음의 음이온을 많이 마셔서인지 전혀 피곤하지 않는 건 뭐지 가을바다 낭만 가득 가슴에 싣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