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이 장면이 되는 순간, 답사를 떠나다
이야기는 언제나
머릿속에서 시작된다.
조용한 밤,
혼자 있는 시간,
혹은 아무 생각 없이 걷다가도.
문득 하나의 장면이 떠오른다.
그리고 그 장면은
점점 구체적인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다.
나는 그 과정을
이미 한 번 경험했다.
‘고양이의 문이 열리면’
이 곡을 만들었을 때,
나는 단순히 음악을 완성하는 것에서
끝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음악 안에 담겨 있는
‘장면’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장면을
실제로 만들어보고 싶어졌다.
그렇게 시작된 것이
뮤직비디오였다.
막연했던 생각은
이제 점점 구체적인 계획으로 바뀌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
나는 그 계획의 다음 단계를 밟게 되었다.
감독님과 함께
답사를 가기로 한 것이다.
장소는 두 곳.
서울역 인근의 구 골목,
그리고 홍제유연.
처음 이 장소들을 정했을 때도
꽤 많은 고민이 있었다.
이 곡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공간이 어디일까.
너무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감정이 잘 담길 수 있는 곳.
그래서 떠올린 것이
조금은 오래된 골목이었다.
사람들의 흔적이 남아 있고,
시간이 지나간 느낌이 있는 공간.
그 안에서
이야기가 더 자연스럽게 살아날 것 같았다.
그리고 홍제유연.
그곳은
빛과 그림자가 동시에 존재하는 공간이다.
단순한 장소가 아니라,
하나의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곳.
나는 그곳에서
이 곡의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 답사는
단순한 장소 확인이 아니라,
이야기를 현실로 옮기는 첫 단계였다.
일정을 잡고 나서
나는 계속 생각하고 있다.
‘그날은 어떤 느낌일까.’
감독님과 함께
장소를 둘러보며
장면을 이야기하고,
카메라가 들어갈 위치를 고민하고,
빛이 어떻게 들어오는지 확인하는 시간.
그 모든 과정이
이미 하나의 작품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이번 작업에서
또 하나 중요한 부분.
배우 섭외.
나는 이번 뮤직비디오에
두 명의 배우를 섭외했다.
여주 역할은
20대 배우 분.
그리고 남주 역할은
30대 배우 분.
처음 캐스팅을 고민할 때,
나는 단순히 외적인 이미지보다
‘느낌’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 이야기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을지.
짧은 장면 속에서도
감정이 전달될 수 있는지.
그 기준으로
신중하게 선택했다.
그리고 두 분 모두
흔쾌히 함께해주셨다.
그 사실만으로도
나는 이미 큰 힘을 얻었다.
이제 이 프로젝트는
더 이상 혼자 하는 작업이 아니었다.
여러 사람이 함께 만드는
하나의 작품이 되었다.
그 사실이
나를 더 책임감 있게 만들었다.
그리고 동시에
더 설레게 만들었다.
나는 요즘
자주 상상한다.
촬영 당일의 모습.
카메라가 돌아가고,
배우가 연기를 하고,
그 장면을 지켜보는 순간.
그리고
그 모든 장면들이 모여
하나의 영상이 되는 순간.
그 과정을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미소가 나온다.
물론
걱정도 있다.
잘 해낼 수 있을까,
생각한 만큼 표현될까.
하지만 그보다
기대가 더 크다.
나는 지금
단순히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그 결과를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 있기 때문이다.
이건
누군가가 만들어준 기회가 아니라,
내가 선택하고,
내가 시작한 일이다.
그래서 더 소중하다.
서울역의 골목과,
홍제유연의 공간.
그곳에서
내가 만든 이야기가
조금씩 형태를 갖추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시작이
바로 이번 답사다.
나는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아직 아무것도 촬영되지 않았지만,
이미 많은 것이 시작된 느낌이다.
상상은 이제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나는
그 한가운데에 서 있다.
이 순간을
나는 오래 기억할 것 같다.
내가 만든 이야기가
처음으로 공간을 만나게 되는 날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