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동안의 기록들
출간된 책: 0권
읽은 책: 200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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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한해를 마무리하는 날이다. 한해를 마무리하며 읽었던 책의 목록을 살펴본다. 총 8권의 책을 골랐지만, 순위나 등수를 나눌 수는 없다. 그저 개인적으로 한해를 마무리하는 지금까지 가슴속에 무언가 잔잔히 남아있는 흔적이 있는 책들이다. 책을 읽었다고 모두 기억에 남는 것은 아니다. 기억하려고 노력하지도 않는다. 그저 책을 읽는 시간을 즐기다보면 가슴 속에 잔잔하게 남는 잔상이면 됐다.
이어령 작가의 '별의 지도'는 그런 책이다. 책속의 문장을 읊어보라면 그럴 수 없다. 다만 '천지인'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하는 '별의 지도'는 생각하는 관점의 변화를 주게 한 책이다. '이어령' 작가의 책은 시리즈별로 읽었다.
'와.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단순히 '지식'이 아니라, '생각하는 법'에 대해 배울 수 있다. 정제된 정보가 아닌, 작가의 관점에 감탄할 수 있다.
유현준 작가의 '인문건축기행'은 무지성 팬심으로 구매한 책이다. 유현준 작가 님을 좋아하는 이유는 공학을 문학적으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개인적으로 즐겨 읽는 '여행서적'과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있다.
개인적으로 '기행문' 성격의 책은 기억에 많이 남는다. 작가와 함께 여행을 다니며 그 공간을 다녀온 느낌도 난다. 여행에서 좋은 호텔, 맛있는 음식이 아니라, 그 공간에 대한 인문학적인 기억을 남기는 것이, 진짜 여행의 재미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도 이 책에 나온 몇몇 문장과 장소가 기억에 남는다.
백승만 작가의 '분자 조각가들'은 사람에 따라 어렵다고 느낄 수도 있다. 화학용어가 많이 나오는 이유다. 어려운 화학용어를 모두 이해하고 읽을 필요는 없다. '이런 게 있었구나'하며 가볍게 넘어가면 된다. 책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또한 관점의 변화도 크게 일어난다. 살면서 '약'의 역사에 대해 언제 관심을 가져볼까.
개인적으로 좋은 책을 선정하는 기준은 '재밌다' 보다는 시간이 지나서도 무언가 계속 나의 속에 남아 있는 책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분자조각가'는 매우 좋은 책이었다.
신동선 작가의 '스몰 윈'은 매우 얇은 책이다.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해 보건데, 리뷰가 많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과소평가 된 책'이라 생각한다. 만약 우리 딸이 본격적으로 '학업'이나 무언가를 '숙련'하고 싶어 할 때,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도서는 뇌과학적으로 살펴 본 '자기계발'이다. 뇌는 어떻게 '학습'하고 '숙련'하는가에 대해 담았다. 아주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는 꽤 시간이 지난 책이다. 2023년에 읽은 책 중에는 조지 오웰의 1984이나 헤르만 해세의 '싯다르타'도 있다. 그러나 이 책들은 출간한지 꽤 지난 책들이라 올리지 않았다. 다만 '정의란 무엇인가'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선과 악, 정의를 바라보는 관점을 폭넓게 만든다.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과연 모든 일을 이분법적으로 바라 볼 수 있을까. 그럴 수 없다. 모두는 각자 자신만의 선을 행한다. 어떤 체계에서 공리는 자명하고 논쟁의 여지가 없어보이지만, 다른 관점에서 불완전하고 오류투성이 일 수 있다. 세상의 모호함이 현대판 '도덕경'을 닮았다.
채사장 작가의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은 읽으며 감탄했다. 그간 읽어왔던 다양한 도서와 철학이 일렬로 깔끔히 정렬되는 느낌이다. 이 도서에 대한 평은 이렇다.
'이걸 이렇게 정리했다고?'
도무지 한 권의 책에 담았다고 생각치 못할 정도로 방대한 양을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철학과 양자물리학, 천체물리학을 넘나들며 전체의 흐름을 이어간다. 분명 다른 책이긴 하지만 칼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가졌다. 곁가지로 빠졌다가 슬며시 중심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반복하며 하나의 커다란 논리를 설명한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은 '상실의 시대'로도 유명하다. 다만 '민음사'의 '노르웨이의 숲'으로 읽었다. 책을 읽기 전, 책의 리뷰를 꽤 많이 찾아봤다. 사람들은 '상실의 시대'라는 이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누군가는 매우 적합한 제목이라고 했고, 누군가는 제목에 갇혀 독자의 개입이 차단됐다고 했다. 읽고나서 이 두 이야기에 그렇게 공감할 수 없다. 만약 이 소설의 제목의 제목을 어떻게 알고 읽었는지에 따라 소설은 완전히 다른 방향의 느낌을 가질 것 같았다. 책에서 독특한 점은 직접적인 감정 묘사가 없다는 점이다. 가령, 기뻐했다. 슬퍼했다. 우울했다. 등의 감정묘사가 없다. 그저 상황과 현상에 대한 묘사만 할 뿐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가 왜 그토록 인기 있는 작가인지 알게 했다. 도서는 읽을 때는 가볍게 읽었으나, 이상하게 가슴 한 켠 먹먹하게 남아있다.
오화석 작가의 '인도의 시대'는 시대 필수적 도서다. 책은 꽤 두껍지만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세계가 파편화되며 앞으로 가장 중요한 국가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인도'일 것이다. 과거 '피터 자이한'의 '21세기 미국의 패권과 지정학'이라는 책이 기억에 난다. 이 책의 절반은 완벽한 명작이고, 절반은 공상소설을 닮았다. 다만 앞의 절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면, 앞으로의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지정학적 위치'와 '인구구조'다. 여기서 나는 '인구 구조' 부분을 읽으며 굉장한 공감을 했다. 현대 중국의 인구 구조는 산아제한 정책으로 인해 재앙에 가까울 만큼 무너져 있다. 이는 중국 부동산, 지방 정부 부채에 핵폭탄급 위험이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대한민국이 '중국'과 무역적으로 거리를 두는 것은 시대적으로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그에 반에 인도는 어떤가. 인도는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이며 건강한 인구구조와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나라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아이의 시대에는 '인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 질 것이다.
책은 언제 읽느냐, 어떤 배경지식을 가지고 있느냐, 문해력은 어떻가, 어떤 경험과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책이 된다. 고로 내가 읽었던 책이 반드시 누군가에게도 좋은 책이 되라는 보장은 없다. 오늘 읽은 졸작이 내일의 명작이되고, 오늘 읽은 명작이 내일의 졸작이 되기도 한다.
고로 책에 평점이나 순위를 매기는 것은 의미가 없다. 2023년 200권의 책을 읽으며 책의 내용보다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 바로 책을 읽던 나의 모습이다. 별의 지도는 서재에서 북쪽을 바라보며 앉아 읽었다. 분자 조각가는 침실에서 엎드려 읽었고, 스몰 윈은 복도를 걸어다니며 읽었다.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은 안락소파에 앉아 감탄하며 읽었다. 모든 책을 볼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그 책을 읽고 있던 나의 모습이다. 그런 의미에서 독서는 꽤 완전한 취미인 것 같다.
역시 돌이켜 보니 2023년 읽은 책 리스트 중, 재독하고 싶을 정도로 좋은 책들이 많다. 최소한 내 딸에게 추천한다.
재독 싶을 정도로 좋은 책 LIST(2023년 완독한 책 중)
별의 지도 (이어령_파람북)
인문건축기행 (유현준_을유문화사)
분자조각가들 (백승만_해나무)
스몰 윈 (신동선_해나무)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_와이즈베리)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 (채사장_웨일북)
노르웨이의 숲 (무라카미 하루키_민음사)
인도의 시대 (오화석_공감책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