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을 보는 관점이 '십인십색'이라 각각 같은 것을 보고도 다르게 받아들인다. '중요한 것'은 어떤 경험을 했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다.
VMD(Visual Mechandising Display)는 매장에서 제품을 어떻게 배치할지를 결정하여 고객의 구매를 유도하는 기법을 말한다.
한창 소매업에서 일할 때, 주의를 기울였던 일 중 하나는 '배치'다. 디스플레이는 상단에는 주로 상대는 크기가 작은 것을, 하단에는 크기가 큰 것을 배치한다. 사람 눈높이에 걸린 제품의 구매율이 높아지기에 구매를 유도하고 싶은 제품을 눈높이에 두는 거도 효과적이다.
이런 교과서적이고 이론적인 내용이 실제 얼마나 영향을 끼칠까 싶겠지만, 확실히 말하건데 '거의 직접적인 효과'를 준다.
한 번은 '나무재질의 집게'가 팔리지 않아, 재고가 쌓여 있던 경험이 있다. 이 '나무집게는 20개들입에 2불이었다. 이 상품은 '생활용품' 상품에 전시되어 있었는데, 몇 일째 하나도 팔리지 않았다.
나는 이것을 모두 뜯어 개당 20센트에 판매했다. 또한 위치를 '공예용품'에 비치했다. 결국 이것은 2배나 비싼 가격이 됐지만 가지고 있던 악성 재고는 모두 털어 낼 정도로 팔렸다.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어디에 어떻게 배치하느냐가 중요하다. 한번은 매장 입구로 풍채가 좋은 '마오리 신사'가 들어왔다. 얼핏보기에 자세가 좋고 얼굴이 빛이 났다. 그가 들어오고 일부는 그에게 말을 걸었고 그 또한 웃으며 화답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은 '그'가 '올블랙스'라는 뉴질랜드 럭피 팀에서 굉장히 유명한 선수라고 한다.
'럭비'는 뉴질랜드 국민 스포츠, 그 나라에서 그 선수를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아마 우리나라로 치자면 '손흥민' 선수가 매장에 들어온 느낌일까. 다만 나의 입장에서는 매장에 들어와 2불짜리 매출을 올려준 '마오리 손님' 중 한 명일 뿐이었다.
그러니 모든 것은 상대적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대한민국 최고 스타도 해외에 나가면 일반 관광객일 뿐이고, 아무리 세계최고의 배우라도 시골 시장에 가면 외국인일 뿐이다.
그러니 '그것이 무엇인가'보다 중요한 것은 '누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가 중요한 법이다.
역시 '그것이 무엇인가'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어디에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서울이 어디에 있냐는 질문에 동경에서 온 사람에게는 서쪽에 있다고 답해야하고, 북경에서 온 사람에게는 동쪽에 있다고 답해야 한다. 그것은 서울이 실제 동쪽과 서쪽으로 이동했기 때문이 아니라 모든 것은 상대적이기 때문에 그렇다.
근육의 성장은 실제 근섬유에 미세한 손상을 입히고 회복하는 과정에서 이뤄진다. 무거운 중량을 들어 근섬유를 손상시키고 그 손상된 상처 사이에 단백질이 채워지면 우리가 말하는 '근육성장'이 된다. 고로 피트니스 센터에 있는 꽤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상처'를 입히는 행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 즉 아이러니하게도 완벽하게 다른 언어를 사용하지만 결국 손상을 입히는 일과 성장하는 일은 일종에 같은 매니즘 속 이벤트들이다.
뇌도 그렇다. 뇌도 새로운 경험이나 학습, 훈련이라는 반복적인 스트레스를 회피하기 위해 엄청난 에너지를 이용하여 불필요한 신경 연결을 가지치기한다. 또한 자주 사용하는 회로를 강화하는 수고스러움을 갖는다.
냉장고는 부엌에 있어야하고, 변기는 화장실에 있어야 한다. 각각 올바르게 비치하는 것은 살기 좋은 집으로 만드는 좋은 방법이다. '화장실'이 더럽다고 화장실을 집에서 삭제해 버릴 수는 없다. 모든 경험은 자산이 되고,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사용하는가다.
'명마는 매순간 달리지 않는다. 중요한 순간에 빠르게 치고 달려 나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