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자는 말이 없고 약자는 시끄럽다. 조금더 상투적인 표현으로 바꾸자면 빈수레가 요란하다.
'아무말 대잔치' 속에서 누구의 말이 진심인지, 누구의 능력이 진짜인지 구분하기 힘들다. 얼마 전부터, '부자가 되는 법을 알려 주겠소'하는 허풍쟁이들이 활개치고 다녔다. 그들 중 상당수는 정작 자신이 부자가 아닌 경우가 태반이다. 오히려 진짜 돈을 버는 이들은 조용하다. 그들은 자신의 전력을 굳이 떠들지 않는다.
'단 3분만에, 하루 10분 투자로, 누구나 부자 되는 법' 이런 식의 문구는 의심부터 든다. 대체로 자신을 포장하기 위해 애쓰는 쪽일수록 허풍일 가능성이 많다. 요란한 말에는 이유가 있다. 대개 그 말로 채우려는 건 빈공간일 뿐이다.
한 리더십 연구가의 말에 따르면 쉬지 않고 상대에게 이야기를 쏟아는 쪽의 본질을 의심해보라,고 한다. 진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이들의 입은 대체로 닫혀 있으며 그들은 대부분의 대답에 잠깐의 '쉼'이 존재한다.
침묵을 일관하던 그들이 갑자기 결정을 내리면 그 결정은 대체로 묵직한 경우가 많다. 요즘과 같이 자신을 포장해야 하는 시대일수록 그들의 '진짜'는 더 꽁꽁 숨게 된다. 모두가 들어나 자신을 포장하기 바쁜 시대라 입을 다물고 있는 쪽은 오히려 숨어진다.
2016년, 뉴욕 스턴 경영대학에서 실시한 실험이 있다.
이 실험에서는 두 명의 발표자가 나오는데, 한 사람은 겸손하지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다른 한 사람은 과정되고 단언적인 어조로 틀린 정보를 제공했다.
벌써 예상할 수 있겠지만, 다수는 '후자'를 더 믿을만 하다고 평가했다. 사람은 대체로 '믿고 싶은 것'을 믿지, '진실'을 믿고자 하지 않는다.
고로 '무언가를 보장해준다'는 말이 '진실'보다 더 큰 믿음을 얻는다.
SNS의 시대에 말 많은 사람이 더 눈에 띈다. 소리가 큰 사람이 눈에 띈다. 지나가면서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는 방법을 설명하는 간단한 영상을 봤다. 단호하고 자극적인 키워드를 사용하라는 정보였다.
정말 그런 정보를 이용하면 다수에게 선택받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선택 받는 것은 '시작'에 가깝다. 사람들은 그 뒤에 '진짜의 컨텐츠'를 원한다. 다만 빈 수레에는 아무것도 실려 있지 않다.
이말은 자신을 포장하는 기술에 대해 무관심하라는 것이 아니다. 내실을 채우고 기술을 익히는 것이 순서가 되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별 이야기는 아니지만, 매일 방에서 '철학'이나 '사색'하는 '탈레스'를 비웃던 이웃들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지식'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는 비웃음에, '탈레스'는 '올리브유'를 이용하여 엄청난 부를 획득해 보여준다.
즉, 내실이 단단할 필요가 있다. '낭중지추'라는 말이 있다. 주머니 속 송곳은 아무리 감싸고 숨겨도 드러나게 되어 있다.
꽤 성실하게 제몫을 하는 전문가들이 나이 4, 50대에서야 날개를 피는 못습을 매스컴을 통해 보게 된다. 물론 20대, 30대에 큰 성공을 거두는 인물들도 있지만 다수의 인물들이 조용히 내실을 다지다가 세상밖으로 드러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어쨌건 세상이 꼭 정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는 안도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