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우리 아이 감정코칭 내 마음은 없나요

by 오인환

일단, 글을 쓰기 앞서, 저자인 김서영 작가 님의 글을 읽고 난 후,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우리집에는 육아 관련 서적이 굉장히 많다. 최소 20권에서 30권 정도는 되는 것 같다. 물론 내가 산 책들은 아니다. 와이프는 책을 고르면, 항상 육아 관련 서적을 필수적으로 구매한다. 내가 볼 때, 와이프는 육아전문가 수준으로 책을 읽는다.

이 책을 읽고는 많은 생각이 떠오른다. 책의 시점은 최초 '초보 엄마'로 출발한다. 나와 와이프의 나이는 서른 중반이다. 아이들의 나이는 4살이다. 이제 막 초보 엄마와 아빠의 수순을 밟고 있다. 우리에게 책의 앞 부분은 참으로 공감됐다. 어제 일도 가물가물한 요즘, 그녀의 글은 마치 어제의 일기장을 보듯 디테일 했다. 나도 아이의 기록을 남겨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순수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깔끔한 소설을 읽는 느낌을 주는 그녀의 글은 시간에 따라 전개를 한다. 기교 없는 깔끔한 문체가 읽기 편하다.

이야기의 배경인 80년대 육아 이야기는, 지금 나와 와이프가 느끼는 감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일회용 기저귀를 가는 일도 힘겨운 요즘세대의 부모들과는 다르게, 그녀의 글에는 '기저귀를 빨고, 햇볕에 널어둔다'는 글과, '소독을 위해, 끓인 물에 우유병을 담궈둔다'는 글들이 적혀있다. 참으로 나를 숙연하게 만든다. 우리 부모님들의 이야기였다.

몇 달 전, 딸아이를 출산한 여동생이 나에게 일회용 젖병이라며 보여준 물품이 기억이 난다. '이렇게, 저렇게 설치를 한다.'며 설명해 주니, 깔끔하게 한번만 사용하고, 버릴 수 있는 젖병이 탄생됐다. 신기한 제품이었다. 리모콘으로 작동하는 흔들 침대와, 스위치로 작동하는 모빌, 그리고 한번 쓰고버리는 젖병과 기저귀들... 세상은 참 좋아졌다. 아이들 키우기도 함께 좋아졌다.

우리나라는 아이를 키우기 힘들다는 이유로, 초저출산 국가이다. 아이를 키우기가 과연 힘들어졌을까? 아니면, 책임져야 할 것들에 대한 회피가 우리 세대에 깊게 새겨져 있을까.

'아이들의 책 읽어주는 내용'이 나온다. 우리 아이들은 겨울왕국을 시청한다. 정말 힘들때는 스마트폰을 던져주면, 자기들끼리도 재밌게 논다. 엄마와 아빠가 아니라면, 재미있는 동화조차 접할 수 없던 시기에 우리는, 부단히도 부모들을 괴롭히고 자랐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자녀들에게 스마트폰을 던저주고 스스로자라나길 기다린다. 받기만하고, 줄 주 모르는 세대라는 반성이 든다.

그녀의 글은, 자신이 어떻게 육아를 성공적으로 했고, 아이들이 어떤 성공을 했는지 기술하지 않는다. 이 글은, 너무나도 평범한 우리의 이야기였다.

책을 보다보면, 너도 나도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게 된다. 그런 글들로 인해, 우리 스스로에 대해 저평가한다. 의기 소침해지고, 자책하게되고 후회하게 된다. 하지만, 아이에게 벌컥 혼을 내고서, '내가 왜 그랬을까?'하고 돌이키고 후회하는 저자의 모습에서 나는 '진솔함'을 느꼈다. 그것은 나의 이야기였고, 내 주변의 이야기이다.

때를 쓰는 아이에게 '화를 내면 안됩니다.', '눈을 보며, 차분히 이야기 해야 합니다.'. '아이를 인정하고 이해해 줘야합니다.' 전문가를 자칭하자면, 누구라도 쓸 수 있는 말들을 쓰고 자칭 할 수 있다. 머리로는 다 아는 내용이다. 그런 글 따위를 보고자, 육아 관련 서적을 뒤진다면, 당연한 일을 하지 못하는 스스로와 괴리감이 생긴다.

살다보면, 당연하고 어쩔수 없는 일들에 후회를 하는 일들이 종종있다. 우리가 후회하고 있는 일들은, 사실은 꼭 내가 못나서라기보다, 내가 잘못해서라기 보다, 그냥 단순히 '정석'과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신이 후회하는 일들은 사실, '모두가 저지르는 실수들'이다. 그런 것마저 완벽한다면, 그 존재는 '성인'으로 불러야 할 것이다.

이미 화를 냈으면, 후회할 필요는 없다.

'당신만 그런 것이 아니다.'

그녀의 글이 주는 메시지이다. 부모와 자녀가 곧 '다른 시기를 지나는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말인즉슨, 내가 책의 초반부를 읽을 때, 부모의 시점에 공감하던 나는 중반부부터 자녀로 그 공감대가 옮겨졌다. 이는 나의 나이가 주는 특별성 일 것이다. 나는 반은 부모이고, 반은 자녀인 두 개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나의 자녀가 착실하게 기대에 부흥하기를 바라면서, 부모님의 지나친 관심을 거부했다.

이 모호한 이중성에 대한 반성이 책을 읽는 중간 중간 일어났다. 책을 읽으며, 결국, '이 책은 육아서적이 아니구나'라는 사실을 알았다.

이 책은 엄마, 아빠가 읽어야 할 책이 아니다. 부모가 있거나, 부모이거나 둘 중 하나의 위치에 서 있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고로 우리 모두가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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