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누적 방문자수 100만 명_2026 새해 첫날

by 오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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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처음 시작할 때,



누군가의 블로그를 방문했다.



'도서리뷰'를 쓰는 분의 블로그 였는데 몇번째 책의 리뷰인지 기록하면서 글은 시작했다.



얼핏 기억으로 일천 몇백 번째 리뷰였다.



그때 넘을 수 없는 벽을 느꼈는데, 가령 이런 것이다.



구독자를 몇명이 되거나, 몇 등이 되거나, 그런 것은 '운'이나 '기교'를 통해 달성 가능한 영역이다.



그러나 '운'이나 '기교'를 통해 달성할 수 없는 것들이야 말로 '진짜'이지 않을까 싶다. 그것은 대체로 '과정'에 있었다.



누군가는 단 하나의 포스팅으로 수 천의 구독자를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정말 대단한 것은 그런 것보다 수년 간 혹은 수십년간 꾸준히 해 왔다는 흔적이지 않을까.



과정에서 '성취'를 이미 얻은 자들은, '결과'에서 같은 보상이 '보상'이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보상은 '과정'에서 다 받았기 때문에, '결과'는 '목적'이 아니라 '보너스'가 되는 셈이다.



예전 법륜 스님은 말했다.


'결과'는 '똥'과 같다. 우리가 음식을 먹는 이유는 '똥'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소화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양분 때문이다.



'똥'이야, 그것을 나중에 거름으로 쓰거나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을 위해 먹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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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대체로 따라오는 편이라 믿는다.



과정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면 '돈'이라는 '결과'는 그저 부산물일 뿐이다. 누구도 '똥'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 하여 먹진 않는다.



삶은 '결과'의 보상만을 얻기 위해 살기엔 너무 길다. '삶' 자체가 '보상'이어야 한다. 그런 의미해서 '과정'에서의 자부감이 더 큰 것 같다.



거기에는 '시간'이 있어서 그렇다.



나의 경쟁자는 나보다 먼저 시작한 사람들 뿐이다. 아주 분명하게 나의 경쟁자는 매순간 줄어들 뿐, 늘어나는 일이 없다.



아무리 유능한 사람이라도 언제나 나보다 한참은 뒤에 있을 것이란 믿음이 있다.



며칠 전 아이가 '수행평가'에서 두개를 틀렸다고 했다.



그닥 화가 나질 않는다. 무엇이 틀렸는지 물었고 재미있는 책이나 가지고 오라고 했다.



'좋은 책'을 읽고, 꾸준히 하루도 빠지지 않고 무언가 습관으로 하고 있다면 결과는 조급해 하지 않아도 저절로 따라오게 되어 있다.



본래 순서가 그렇다. 과정과 결과에서 항상 '과정'이 '결과'보다 앞서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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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아이와 바닷가로 갔다. 아침 7시 36분에 해가 뜬다고 했다. 눈이 온다는 기상예보가 있어 멀리 가지는 않고 집 앞 해수욕장을 다녀왔다.



제주에 산다는 것의 장점이 이런 것인지 모르겠다. 해수욕장의 바다는 '동쪽'을 향하고 있지 않았다. 그래도 괜찮다. 해를 등지고 있으나 바로 서 있으나 '해를 보기 위해 아이와 나왔다는 사실'을 제하면 모든 건 '본질'에서 벗어나는 행위다.



'해'를 보는 행위는 '실제 물리적 태양'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다. 새해에 일찍 일어나 좋은 기분으로 좋은 시작을 하기 위해서가 아닌가.



아침 바다에 나왔더니 많은 사람들이 이미 밖에 나와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누군가는 달리기를 하고, 누군가는 파도를 지켜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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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어린시절 우리 가족은 매년 새해를 지켜봤다. 아버지가 항상 지켜왔던 가족 문화였다.



고등학교를 입학하고 '가족'의 형태가 다양하다는 사실을 깨닫기 전까지, 세상 대부분의 가정의 형태가 우리 가족과 같다고 생각했다.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가정의 형태가 상당히 다양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드라마에서도 그랬고 현실에서도 그랬지만 대부분의 불행은 '아버지'로 부터 시작했다. '폭력'이나 '도박', '술'이라는 문제는 '아버지' 개인으로 끝나지 않고 항상 '집안 '문제로 변질됐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집은 '아버지'의 덕을 꽤 받고 있는 편이었다. 아버지는 항상 말씀하시길, '나는 한번도 복권 한장을 내 돈 주고 사 본 적이 없다' 하셨다.



물론 어머니는 복권을 종종 구매하곤 하셨지만 아버지는 '요행'을 바라지 말라, 너무 서두르지 말라, 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 어린시절에는 그 말이 꽤 '올드'하다 느꼈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그 말에 꽤 공감한다.



아무튼 집은 꽤 화목하고 무난한 분위기 였다. 그 분위기는 '아버지'라는 존재로 가능하다는 공감으로 무척 책임감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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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밖으로 나와 서점을 다니고 카페를 가려고 했다. 다만 아이가 집에서 쉬고 싶다고 하여 집에서 편하게 쉬었다.



오늘만큼은 실컷 '게임'을 하게 두었고 '유튜브'를 보도록 두었다.



물론 '숙제', '청소', '샤워'라는 해야할 몫을 다 한 뒤다.



얼마 전, 아이들이 하고 있는 '구몬 학습지' 선생님께서 전화가 오셨다.


말씀하시길, 아이들의 '수'에 대한 감각 발달이 '또래'보다 조금 늦은 편이라고 한다.



실제로 아이들이 같은 문제를 풀면서 매우 오래 걸리고 틀린 부분도 많다고 하셨다. 대략 숫자로 비유하시기를 대여섯배 정도 느리다고 하셨다.



다만 칭찬할 부분은 '스스로 학습'을 찾아서 한다는 점과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하셨다.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그럴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오히려 더 좋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다른 아이들은 '숙제'하는 걸 참 싫어해서 '엄마'와 싸우면서 하거나, 하라고 해야만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단다. 심지어 부모가 신경을 안쓰면 빼먹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런 걸 보자면 나의 경우에는 아이에게 '아침에 숙제'를 한다는 습관을 만들어준 뒤에 거의 아무런 관여를 하고 있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꽤 성숙하고 괜찮은 방향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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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드디어 10대가 되었다. 이제 십대라는 범주에서 19살인 고3과 같이 묶이게 됐다. 내가 그때까지 아이에게 가르쳐 줄 것은 무엇이 있는가.



2026년 100만 명의 방문자를 기록한 것보다,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기록하고 있는 삶'이 더 큰 교훈을 주지 않을까 싶다. 아이가 오랫만에 '유튜브'를 본다고 집안이 시끌시끌 정신이 없다. 글은 두서없지만 그래도 이렇게 새해 첫날의 기록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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