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최고다!'를 자본주의라고 잘못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전적 의미를 따지자면 '생산수단'의 사유제를 통해 생산활동이 이뤄지는 경제체제를 말한다. 현대에서는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이 경제체제의 핵심은 당연해보이지만 당연하지 않다. 조선시대에는 '암거래를 하거나 경계를 넘어온 자는 사형으로 다스린다'라는 약조제찰비(1683년)을 세우기도 했고 실제로 이 비가 세워진 뒤에 한 왜인이 인삼을 밀무역하다가 사형을 당한 사건도 있었다. 국가나 공동체의 이념과 사상이 개인의 자유나 권리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중세시대는 다수의 국가가 왕조를 중심으로 하고 있는 전체주의였다. 군사력과 경제력은 권력의 핵심이다. 국가는 경제력의 사유화를 결코 인정하지 않았다. 전체주의의 경제활동은 언제나 '국가'의 몫이 이었고 이를 방조하는 것은 '반란'을 방조하는 것과 같은 의미를 지니기 때문에 엄하게 다스리곤 했다. 이처럼 국가가 경제활동을 독점하던 시기, 1866년 조선으로 들어온 상선인 제너럴셔먼 호는 조선이들에게 '불순'의 극치였을 지도 모른다.
자본주의에서는 '노동력'이 아니라 '생산 수단'이 생산의 핵심이다. '일 잘하는 노동자'보다 중요한 것은 '사유화 된 생산 수단'이다. 회사를 위해 오랜 기간 일해 온 노동자보다 그 회사의 주식을 단 히루라도 소유한 자가 회사의 소유주가 되는 것이며 회사에 대한 권한도 얻는 법이다. 현대의 자본주의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들이 있어야 했을까. 자본주의는 사회, 문화의 역사에서 복합적인 일들이 복리로 축적되며 일어난 현상이다. '자본주의'의 핵심은 '생산 수단의 사유화'다. 자유롭게 자신의 소유를 인정받은 '사기업'들이 무역하고 생산활동을 하며 이를 허가해 준 국가에 '법인세' 등의 세금 정도를 부여하는 것이다. 국가는 일부 권한을 내려놓고 안정적인 '세금'이라는 징수를 택했다. 지금에 와서는 국가가 기업에게 더 큰 생산활동을 요구하는 보이지 않는 '소유권'과 '가치'를 구별하기 위해 역사는 지폐와 증서 따위를 만들어 냈다. 여기서 자본주의가 인간의 '허영심'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지폐의 역사를 보면 그렇다.
우리가 사용하는 명목화폐인 지폐는 실제로 종이 쪼가리일 뿐이다. 하지만 이런 종이 쪼가리가 어떻게 '권한'을 갖게 됐을까. 이는 인간이 '금'을 향한 탐욕에서 출발했다. 반짝거리는 아름다운 광물인 '금'에 대한 인간의 탐욕은 역사가 자본주의를 만들어낸 근간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인간의 탐욕에도 불구하고 '금'을 소유하는 것은 간단한 일은 아니었다. 보관도 어렵고 거래도 어려웠으며 휴대는 더 더욱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에 사람들은 금 세공업자를 찾기 시작했다. 금 세공업자들이 사용하던 '금 보관증', 즉 영수증은 언제든 금을 찾아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었다. 사람들은 금을 직접 거래하는 대신 '금 보관증'을 거래하기 시작했고 이렇게 세계최초의 은행과 지폐가 생겨났다. 언제든 은행으로 가지고가면 금으로 바꿔주는 금태환 제도는 상당히 오랜기간 지속되었다. 이런 금본위제는 2차 세계대전까지 지속되다가 1944년 미국에서 열린 브레튼 우즈 협정을 통해 막을 내렸다.
인간의 탐욕의 대상은 '금'에서 독립했지만, 언제든 금을 소유할 수 있는 '부동산'과 '주식'으로 그 탐욕의 대상은 옮겨졌다. 브레튼우즈 협정을 통해 금에 고정되있던 화폐의 가치는 유동성을 갖게 됐다. 이런 유동성은 '환율'이라는 형태로 우리에게 보여지게 됐다. 브레튼 우즈에서 명목화폐가 '금'으로 부터 독립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성숙한 자본주의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탐욕은 아무런 생산활동도 하지 못하는 '반짝 거리는 광물'이 아니라, '불 타는 지하자원'으로 옮겨졌다. 이 자원은 금과 다르게 꾸준하게 소비되며 수요를 발생시켰다. 찾는 수요는 많고 생산된 물품이 꾸준하게 소비되자 물품의 가격은 올랐다. 석유 뿐만 아니라, 우리 자본주의의 기반은 '소비'에 있다. 생산물이 꾸준하게 소비되며 수요와 공급이 적정 수준에서 조절된다. 이런 수요공급 곡선에 의해 적정 가격이 정해지고 '생산량 향상'과 '소비 향상'이 거듭 이뤄지며 인플레이션이 일어난다. 인플레이션이란 가격향상을 의미한다.
나는 이런 인플레이션의 배경에는 꾸준했던 '인구증가'가 한 몫 했다고 생각한다. 산업혁명으로 이미 폭발한 생산력은 더 폭발적인 인구 증가가 감당할 수 있었다. 인구가 증가하고 시장이 넓어지면 수요가 많아지고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지면 물가 상승이 일어난다. 자본주의는 '소비' 즉, 수요를 기반으로 성장한다. 소비하지 않으면 물가 상승이 일어나지 않는다. 20세기 초에 대부분의 서구열강들은 식민지를 갖고 있었다. 식민지의 역할은 저렴한 자원과 노동력을 공급받는 공급지이자, 생산물품을 판매할 수 있는 소비시장이었다. 꾸준한 소비가 자본주의를 지탱하던 이유에 '식민지 쟁탈'은 필수적인 단계였는지도 모른다. 이런 식민지 쟁탈은 세계 1차 대전을 불러 일으켰다. 서구열강들은 다른 정치적 명문을 토대로 식민지 쟁탈 전쟁을 벌였고 여기서 독일이 항복하며 독일은 해외 식민지를 모두 포기하고 막대한 배상금 또한 부과 받았다.
독일이 경제를 지탱하던 식민지들을 잃고 배상을 위해 화폐를 무분별하게 찍어내자, 독일은 엄청난 초인플레이션에 시달리게 된다. 초인플레이션, 재정파탄, 통화위기, 대량실업을 타개하기 위해 나치가 탄생하기 시작한다. '나치'는 일자리 창출과 화폐 회수 절차는 필수적이었다. 당시 '나치'는 유대민족을 '학살'하고 일자리를 빼앗았으며 유대인의 재산을 몰수하는 팀을 만들어 재산몰수를 진행했다. 이때 희생된 유대인의 수가 600만명에 몰수한 재산 또한 개인당 6~7천 만원 상당이라고 하니, 나치가 유대인을 탄압할수록 독일 경제가 재역할을 하기 시작했을지도 모른다.
사실상 근현대사의 역사는 '인플레이션'의 역사다. 걸어온 길을 모르고서는 걸어갈 기를 알 수 없다. 이런 인플레이션의 핵심을 알고 있다면 '노동가'보다는 '자본가'가 될 수 밖에 없다. 회사에서 '경리'나 '회계'를 하면 '인건비'라는 항목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인건비'는 지출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기도 한다. 따지고보면 '노동임금'을 '경리, 회계'를 통해 보자면 '노동자'는 회사자산으로 간주할 수도 있다. 자본주의의 구조상 '인플레이션'을 초월하는 '임금 상승'은 존재할 수 없다. 고로 임금을 통해 돈을 모와둔다면 틀림없이 화폐가격 하락에 따른 손해를 보고 살 수 밖에 없다. 임금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에 미치지 못하는 것을 보며 사회를 탓하는 사람들도 존재하지만, 자본주의의 역사를 조금만 살펴보면 이것은 당연한 일인 지도 모른다.
이 책은 내가 성인이 되고 읽었던 책 중 베스트에 들어가는 책 중 하나다. 역사, 문화, 경제를 비롯해 거의 대부분의 것들을 건들고 있지만 후반부로 가면서 자기계발의 영역도 다루고 있다. 가만히 있으면 가난해지게 되는 인플레이션의 구조 속에서 가까스로 성장해가기 위해선 좋은 생산설비를 사유화해야하고 이중 가장 손해를 보지 않는 투자는 바로 '자신'에 대한 투자라는 것을 책은 이야기한다. 정말 좋은 책이기 때문에 리뷰를 못하고 있었는데, 아쉽게도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다 전하지 못한 듯 하다. 경제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은 무조건 일독해 볼 것을 강력 추천 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