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왜 유대인들은 보이지 않는 것에 집중하는가

유대인 엄마의 부자수업 독후감

by 오인환

미국 영화산업은 거의 유대인 덕분에 존재한다. 20세기 전반의 할리우드 8대 메이저 영화사 중 무려 7개의 사(유니버설, 파라마운트, MGM, 폭스, 워너 브라더스, 컬럼비아 등)가 유대인에 의해 창립되었다. 미국 영화산업의 직접 종사자는 50만 명이다. 간접종사자까지 합치자면 190만 명이나 된다. 헝가리 출신 유대인 윌리엄 폭스가 설립한 ‘20세기폭스’의 영화 아바타(2009)는 엄청난 돌풍을 일으키며 순수익 30억 달러(3조 5천억)에 달했다. 이는 2020년 현대차 순익 1조9천억보다 184%나 많은 숫자다. 현대차 고급브랜드인 제네시스(4만 달러)를 150만대 이상 수출해야 하는 규모다. 이처럼 영화산업이 중요한 이유에는 다른 이유가 또 있다. 그것은 ‘재고’가 남지 않는 ‘무형의 가치’를 판매하기 때문이다. 본인 사업을 운영해 본 사람들은 ‘재고’가 얼마나 골칫거리인지 알고 있다.



뉴질랜드에서 리테일 사업체의 창업 초기 구성원으로 일했던 적이 있다. 유통 사업의 성패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그중 가장 큰 요인은 ‘재고관리’에 있다. 아무리 영업력이 좋고 마케팅 능력이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재고관리에 실패한 사업은 반드시 망한다. 재고는 사업체에 돌지 않는 혈액이 되어 유동성을 급격하게 수축시킨다. 돌지 않는 돈이 재고의 형태로 창고에 남게 되면 물품 대금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판매되지 않는 물건이 재고의 형태로 묶여 있으면서 새로운 물품 주문과 투자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 주문한 재고가 유행이 지나거나, 신선도에 문제가 생기거나 혹은 보관상의 문제로 심각한 이상에 발생하게 되면 엄청난 위험을 감내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박리다매는 유통업에서 비교적 현명한 사업전략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보다 더 완전한 사업이 있다. 재고관리를 넘어서 재고 자체를 남기지 않는 것이다. 사실상 유대인들은 재고가 남지 않은 무형의 자산을 판매한다. 이는 곧 물건이 아니라 서비스를 판매한다는 것을 말한다.



그들은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유대계 JP모건은 웨스턴 유니언사를 사들인 적이 있다. 이때 무명의 전신기사였던 한 젊은이가 회사에 입사했다. 그가 바로 토머스 에디슨이다. 에디슨은 입사 후에 여러 발명품을 회사에 내놓기 시작했다. 이에 JP모건은 거금을 투자하여 ‘에디슨 전등’을 설립하고 대주주 겸 주거래 은행으로 자리매김했다. 유대인들은 재고를 쌓아두는 사업이 아닌 투자를 통해 다른 이들의 노력으로 얻는 수익을 극대화하고 자신도 더 큰 부를 축적했다. 또한, 벨의 전화사업의 상품성을 재빨리 파악하고 ‘제너럴 일렉트릭’을 설립하여 전 세계에 전화시장을 보급했다. 이들의 특징은 무형의 것으로 수익을 발생시키는 데 있다. 실제 제품을 제작하고 판매하는 대신 무형의 것을 사고팔면서 얻게 되는 것에 집중했다. 앤드루 카네기의 ‘카네기 제강’을 매입했던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그들은 자신이 지분 소유한 다른 회사들과 합병하고 ‘U.S스틸’을 만들어 미국 철강업계를 장악했다.



1차 세계 대전 이후의 독일의 위기와 마찬가지로 1907년 미국 대공황이 터지자 그들은 투신사와 영세은행을 구제하였다. 또한, 영업 중단 위기에 처한 뉴욕증권 거래소에 긴급자금을 제공하는 등 위기의 순간에 더 많은 투자를 집중적으로 하는 등, 그간 유동성 확보에 신경 써 왔던 덕을 톡톡하게 봤다. 유대인들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무형의 산물인 지식을 통해 유형의 것을 극대화하는 노화우를 값싸게 얻을 수 있는 최고의 물건이 책이기 때문이다. ‘탈무드’ 역시 유대인 지혜를 담은 책이다. 그들에게 돈과 시간, 지혜는 영적이며 정신적이지만 언제든 물질적인 것으로 변환 가능한 고부가가치의 원천이다. 히브리어에서 ‘시간’을 뜻하는 단어는 ‘응시하다’, ‘살펴본다.’는 뜻이 있다. 그들이 시간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 수 있다. 유형의 것처럼 얼마나 사용하고 있는지 인지하기 어려운 ‘시간’이라는 개념을 그들은 ‘감시’, ‘관찰’하며 사는 것이다. 히브리어 고대 언어에는 ‘시간’ 말고도 그들의 철학을 담고 있는 단어가 많다. 그들의 언어에서 ‘돈’은 ‘피’와 그 어원을 함께 한다. 피는 생명을 지속 사준다. 이를 쉼 없이 돌며 생명력을 유지하게 한다. 체류 되고 고인 피는 금방 응고되고 더럽게 된다. 빠르게 돌며 생명력을 유지하는 에너지가 돈과 피의 공통점으로 본 것이다.



영화산업뿐 아니다. 1995년 미국의 주식 시장에서 산업재나 소재, 소비재 등의 기존 산업이 비중은 73%를 차지하였다. 반면 2020년이 되자, 헬스케어나 IT, 커뮤니케이션 등의 무형 고부가가치 산업의 비중이 54%로 성장하며 기타, 부동산이나, 에너지 등의 기존 사업들의 비중은 46%로 줄어들게 된다. 2020년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 중 상위 다섯 종목은 모두 신경제 산업이 차지하고 있다. 이 다섯 기업 중 무려 2개의 사가 유대인이 창업한 곳이다. 2000년 이후 세계 경제 위기가 거론될 때마다 꾸준하게 무형의 서비스업은 그 규모를 확장했다. 유대인들은 전 세계 인구의 0.2%다. 그들은 세계 억만장자의 30%를 차지한다. 또한, 세계 100대 기업 소유주 혹은 CEO의 40%를 차지한다. 그들 모두는 판매하기 좋은 물건을 개발하기 위해 애를 쓰기보다 ‘명상, 마음, 자아, 감사’ 등의 무형의 키워드에 집중한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는 세상에 어떤 물건을 내놓지 않음에도 최고 기업이 되었고 구글의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세상을 위해 어떤 제품을 판매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그들이 이처럼 커다란 성공을 할 수 있었던 이유 또한 무형의 것에 가치를 알았기 때문이다.



형체 없는 ‘시간’은 더 말할 것도 없는 ‘무형’의 산물이다. 이는 상호 간에 약속으로 ‘존재’가 결정된다. 있다고 믿으면 있고, 없다고 믿으면 없는 상상의 매개다. 넷플릭스의 창업자 마크 랜돌프는 역시나 유대인이다. 넷플릭스 한 달 이용료를 대략 만원 정도다. 매달 사라지지 않는 1만 원짜리 제조 상품을 구매하는 일보다 사람들은 시청하고 사라져 버리는 영화 이용권을 훨씬 선호한다. 사실상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IT 공룡 기업들은 제품이 아니라 시간을 판매하는 셈이다. 대표적인 유대인이 창업한 기업을 예로 들어보자면 페이스북과 구글, 넷플릭스가 그렇다. 이 기업들은 구매자에게 어떤 제품도 판매하고 있지 않다. 그들은 체류 시간에 따른 광고 이익을 얻거나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길 유도하고 있다. 결국, 그들에게는 제품이 아니라 시간이 돈인 것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구독경제’ 또한, 시간을 거래하는 일이다. 앞서 말한 넷플릭스를 포함하여, 스포티파이, 어도비,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프라임 모두가 제품이 아니라 ‘무형의 서비스’를 판매한다. 말 그대로 무형의 서비스를 거부감없이 결제하여 이용하는 시대가 온 지금은 이상할 것 없지만 오랜 기간 노동을 통해 생산성을 확인받고 이익을 얻었던 다른 민족들에게 유대민족의 사업력은 불로소득을 통해 비도덕적으로 돈을 버는 나쁜 민족이라는 의식이 생기기도 했다. 약속과 시간처럼 완전히 무형의 것들에 가치는 서로의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 사회가 성숙해지는 과정에서 신뢰는 조금씩 형성된다. 예전 유대인들만의 소유물이던 ‘신뢰’는 우리 사회에도 꽤 정착되어가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과 중국에서는 유대인의 사고방법과 사업능력, 교육철학을 배우고자 하는 열의가 한창이다. 이런 영향은 어쩐지 오랜 기간 ‘교육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던 동양국가들의 특징 때문일지도 모른다. 유대민족 고유의 특징이라는 여러 가지 강점은 이제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에 전파되고 우리 또한 그들의 철학과 사업성을 모방하여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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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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