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6일부터 난민이 되어 떠돌다. 엄마가 갑자기 병석에 누웠다. 지방 병원에서 1차 병명이 나왔지만 당장 서울에 있는 병원으로 달렸다. 한 달간 병원에서 시술 3번을 하고 집으로 왔다. 여전히 나의 집으로 돌아가지는 못 하고 엄마의 집에서 난민처럼 짐들을 쌓아두고 지낸다. 아. 나의 집으로 가고 싶다.
엄마의 병명은 십이지장암. 희귀암이라고 한다. 전체 암 발병 중 0.3퍼센트에만 해당하는 암이라고 하니. 십이지장암은 명치가 아프다. 물을 토한다. 음식물을 토한다. 위에서 십이지장으로 내려가야 하는 물과 음식물이 원활하지 못 하다. 한 달간 동네병원에서 소화불량인 줄 알고 소화제를 타 먹다가 결국 물도 넘어가지 않는 상황이 되어 큰병원으로 갔다. 이미 전이까지 된 마당에 의사로부터 험한 말만 듣게 된다. 생존 기간은 항암을 하든 안 하든 1년 이하라고. 항암을 하든 호스피스를 가든 선택지는 두 개라고. 지방 병원에서는 좁아진 담관을 넓히기 위해 스탠트를 넣자고 했다. 서울병원에서는 먼저 십이지장에 스탠트를 넣자고 했다. 암으로 인해 좁아진 십이지장에 스탠트를 넣었다. 물이 조금은 넘어갔다. 그러나 다시 막혔다. 황달이 심해지자 담관에 스탠트를 넣겠다고 했다. 그리고 다시 십이지장에도 좀더 긴 스탠트를 넣었다. 암은 십이지장 아래부분에도 새로 생긴 듯 했다.
시술에 있어서 지방과 서울에서 우선 순위기 다른 이유는 모른다. 지방에서는 담관에 스탠트를 넣는다고 했고 서울에서는 십이지장에 넣는다고 했다. 지방에서 두 번째 뭘 했을지는 모른다. 서울로 가 버렸기때문에. 그러나 의문은 남는다. 십이지장에 이중으로 스탠트를 넣었으나 계속 구토를 하고 물도 못 넘기는 상황이 되었다. 스탠트가 펴지는 데에 시간이 좀 걸린다고 했다. 그러나 통증과 구토로 시달리는 엄마를 두고 볼 수 없었고 병원에서도 이제 퇴원해도 좋다고 했다. 먹지도 못 하는 환자는 갈 곳이 없다. 그래서 호스피스로 결정을 하고 내려왔다.
호스피스에 들어가기 전에 친척들을 불렀다. 거의 마지막 만남인 듯 모두 힘들어했다. 호스피스에 들어가는 당일, 마지막으로 물을 먹어보자고 떠 먹여 보았다. 앗. 물이 넘어가네. - 엄마의 투병기 1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