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어느 집>

박찬용

by isseozn

벌써 이 책을 읽은 지 한 달이 다 되어가지만 기록을 남겨보려고 한다.


솔직히 별생각 없이 그냥 집어든 책이었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구매해 끝까지 읽었다.

재미있는 부분이 참 많아서 바보처럼 막 혼자 웃으면서 읽었다.

남의 집 고치는 게 이렇게까지 재밌을 수가 있나?


올해 내 목표는, 남들이 보기에 좋은 것에서 벗어나 나만의 취향을 발견해 가는 것이다.

이런 목표를 가진 해의 1월에 읽는 책으로 너무나도 적합한 도서였다.

이 책을 우연히 만나게 되어 기쁘다.


이글의 저자는 확실한 본인만의 취향을 갖고 있는 듯했다. 역시나 많이 볼 수록 취향이 생긴다는 말이 맞나 보다.

나의 취향을 너무나도 알고 싶은 나의 눈에는 집을 고치기 위해 고집부리는 부분, 중간중간 내리는 크고 작은 결정들 모두 너무나도 '본인의 것' 같아 부러웠다.

나라면 A가 더 좋은 거 같아도, 사람들이 B를 선택한다는 소리를 들으면 고민을 거듭하다 분명히 B를 선택하게 될 터인데, 박찬용 에디터님은 매번 더 명확한 A를 찾아가는 것 같았다.



이 책에서 인상 깊은 부분이 참 많았다. 책을 읽은 지 꽤 되었는데도 아직까지 기억나는 부분들이 있다.


결국 비슷한 사람끼리 함께 일하게 된다는 것.

한국은 너무 유행을 좇아, 더 좋은 것이라도 유행에 밀려나가면 금방 헐값이 된다는 사실.

그리고 에르메스.



집수리 단계에서 만난 사장님이 데려온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은 모두 같은 결을 가지고 있었던 게 기억에 남는다. 사장님들이 굉장히 조용하지만 명확하고 정확했던 걸로 기억한다.

나는 어떤 사람들과 일하고 싶은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 글의 저자는 집에 둘 물건들을 찾으러 다니면서 당장 유행하는 것들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다니곤 했는데, 한국에서는 유행이 지난 것들은 헐값에 버려진다고 했던 말이 내가 물건들을 보는 시선을 바꾸어주었다. 사실 나는 뭘 살 때 하나 남은 거에 굉장히 끌리는 감정소비의 끝판왕이다.

내가 사고 싶어도 인기가 없는 듯 보이면 망설여질 때가 꽤 있다. 취향을 찾아나가는 노력들을 조금씩 하면서 이러한 습관들부터 우선 없애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서 완전히 없앨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더 많이 알고 싶어졌다. 세상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지금 당장 주목받고 유행하는 게 아니라 그것들에 가려진 것들을 탐구하고 싶어졌다. 선택의 기준은 내가 되어야 한다.



에르메스는 뭐냐면,

"당신도 에르메스와 다를 바 없다"는 격려를 하며 상자를 함께 만들자고 하자 그는 '뭐 그런 헛소리가...'라는 느낌이 담긴 웃음을 지며 허락해 주었다


누군가가 나에게 너도 에르메스와 다를 바 없어!라고 말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없던 힘이 다 생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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