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틀몬스터 공간 마케팅
젠틀몬스터의 매장 내부는 거울샷을 찍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한국인은 물론 관광객들까지, 제품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사진을 찍어 SNS에 게시하며 방문을 인증한다. 거울샷은 젠틀몬스터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필수 코스이자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그 원인은 브랜드의 공간 디스플레이에 있다.
사진 출처: 매거진 한경
조도 높은 조명과 투명 쇼케이스 속 빼곡히 줄 세워진 안경들은 우리가 흔히 기대하는 일반 안경점의 전형이다. 그러나 젠틀몬스터의 매장은 다르다. 거대한 조형물이 선사하는 실험적이면서도 고차원적인 공간. 젠몬은 제품보다는 그들이 말하는 미래의 모습에 더욱 집중한다.
젠틀몬스터 매장에 발을 딛는 순간 조형물들이 시선을 압도한다. 안경은 찾아보기 어려운 곳도 있다. 이처럼 제품의 가시성을 낮추는 선택은 젠틀몬스터 매장을 문화적 아이콘으로 둔갑시킨다.
젠틀몬스터가 설계한 ‘공간의 서사’는 단순히 브랜드의 미학을 과시하기 위함이 아니다. 브랜드가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공감과 동참을 끌어내는 고도의 전략이다. 무의식 속에서 강력한 브랜드 로열티를 형성하고 고객의 소비 본능을 자극하는 것이야말로 젠몬이 공간을 통해 증명하고자 하는 것이다.
공간에서의 압도적인 경험이 지갑을 열게 만드는 경로는 다음과 같다.
stage 1. 고객이 브랜드의 공간에 방문한다.
stage 2. 젠틀몬스터를 예술적 공간 제공자로 인식한다.
stage 3. 젠틀몬스터의 매장은 제품 구매가 필요할 때만 방문하는 곳이 아님을 깨닫는다.
(동시에 젠틀몬스터가가 언제나 새롭고 예술적이며 기이하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왜 인지 모르게 내 마음을 살짝 울리는 무언가를 전달한다는 걸 느낀다.)
stage 4. 젠틀몬스터가 제공한 공간에서의 경험을 공유하며 브랜드와 유대감을 쌓아간다.
stage 5. 안경이 필요해지면 자연스럽게 젠틀몬스터가 떠오른다.
stage 6. 젠틀몬스터 안경을 구매한다.
김한국 대표는 공간 마케팅이었던 시작이었던 퀀텀 프로젝트의 서막에서 제품과 공간의 유기적 결합이 일으키는 시너지에 집중했다. 장소가 뿜어내는 매력이 소비의 동력이 된다는 그의 철학은 젠틀몬스터의 근간임과 동시에 수많은 브랜드가 추종하는 표준이 되었다. 오늘날 글로벌 아이웨어를 선도하는 젠틀몬스터의 위치는 잘 꾸며진 장소가 주는 강력한 힘을 보란 듯이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