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이 만들어낸 기적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엄청난 호황을 누리고 있다.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영화계가 어렵다던 말들이 무색하게 많은 사람들이 극장을 방문하였다.
1500만 명의 관객 수를 돌파하며 한국 영화사상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영화가 되었다.
좋은 영화의 필요조건은 좋은 스토리, 감독, 그리고 배우의 조화이다. 하지만 이것들만으로 '성공한' 영화를 만들 수 없다. 중요한 건 관객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소통하며 계속해서 더 큰 입소문을 만들어내는 전략에 있다.
<왕과 사는 남자>의 성공을 이끌어낸 전략은 무엇일까?
실제 역사를 배경으로 한 영화인 만큼 몰입하는 관객들이 유독 많았다. 영화의 첫 바이럴도 과몰입러들의 세조 무덤 별점 테러에서 시작되었다.
관객들의 몰입이 고조되는 흐름을 민첩하게 파악하여 몰입도를 더욱 증폭시키는 트리거를 제공하였다.
1. 이색 상영회
영화 속 요소를 활용한 이색 상영회는 관객들의 N차 관람을 유도하였다.
1) 광천골 전입신고 상영회
영화 속 단종의 유배지인 광천골을 테마로 하여 광천김 증정
2) 단종 상영회
쌀, 손수건 등 영화 속 단종관 관련 깊은 물품 증정
3) 대성통곡 상영회
영화의 몰입도가 높아 오열하는 관객들이 많다는 점을 활용해 자수 수건 증정
이색 상영회는 단순한 관람객에 불과하던 관객들을 극 내부로 초대하며 몰입의 확장을 제공하였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단종과 광천골 마을의 인물들에게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을 관객들에게 이색 상영회는 서사의 연장선이다. 그들은 몰입감이 더욱 고조되어 영화의 일부가 되고 싶어 하는 소속감을 느끼게 한다. 이색 상영회는 이 소속감의 욕구를 해소해 준다. 이로써 관객과 영화를 더욱 밀착시킨다.
2. 촬영 실록 콘텐츠
작품에 대한 몰입이 과열되면 관객들은 작품 밖의 세계에서도 몰입의 요소들을 찾는다. 배우의 현실 모습에 작품 속 캐릭터를 투영하며 스스로 작품의 세계관을 확장해 간다.
<왕과 사는 남자>는 관객들의 이런 욕구를 파고들어 '촬영실록'이라는 아카이브 콘텐츠를 제공하였다. 촬영뿐 아니라 무대인사 비하인드까지 현장의 생생한 상황을 사진과 글로 공유하였다. 관객들은 글과 사진을 보며 박지훈의 모습에서 단종을, 유해진의 모습에서 엄흥도를 발견하는 재미를 누렸다.
3. 관객들의 소통
관객들의 능동적인 움직임으로 몰입이 완성되었다. 단종 역의 박지훈의 <프로듀스 101> 시절 앳된 모습부터 <약한 영웅>에서 친구들과 함께하는 장면들을 찾아 다시 보며 이 모든 것이 단종의 환생이라며 거대한 서사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부디 박지훈이 정말 단종의 환생이어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길 진심으로 바랐다. 이러한 사람들의 반응에 웨이브(Wave)와 엠넷(Mnet)은 박지훈의 이전 영상들에 '단종'이라는 키워드를 붙이며 재업로드하였다. 시공간을 초월한 관객들의 소통은 더 큰 서사를 만들며 깊은 몰입을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