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싫어서>

영화 리뷰

by isseozn

계나는 한국 사회에서 본인을 먹이사슬의 제일 아래로 두고 불행하다고 생각하며 삶을 살아갔다.

계나가 스스로 본인을 불행하게 만든 걸까 아니면 진짜로 계나는 한국에서는 행복할 수 없었던 걸까?


솔직히 처음에는 계나가 한국은 절대 안 맞는다고 하는 게 진짜 외국병 같았다.

외국에 살아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 인스타 사진 몇 장 보고 외국에 나가면 너무나도 자유롭고 행복할 거라고 착각하는 그런 건 줄 알았다.

그냥 한국에서 계나가 행복한 것들을 찾아보려고 하지 않는 걸까 싶었다.


영화를 다 보고 생각해 보니 이 영화를 나 같은 사람들이 보라고 만들어둔 거 아닐까 싶다.

도저히 나에게 맞지 않으면 나를 바꾸는 게 아니라 환경을 바꾸면 된다.

나를 꾸역꾸역 사회적 틀에 맞추기 위해서 이렇게 누르고 저렇게 접는 게 아니라 내가 살아갈 수 있는 나의 길이 있는 그런 환경으로 가면 되는 거였다.

내가 뭐가 아쉬워서 나를 포기하면서 억지로 살아가야 하는가.


자기의 행복을 위해 떠나는 계나의 결정은 결코 한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된 게 아니다. 자신을 돌볼 줄 아는 용기 있는 결정이었던 것이다. 물론 계나의 동생과 남자친구의 밴드처럼 한국에서도 자신의 행복을 위해 스스로를 돌보는 삶도 있다.


이 영화는 혜나와 계나 주변의 인물을 통해 다양한 가치를 추구하는 삶을 보여준다.

한국이 싫어 따뜻한 겨울을 찾아 떠나는 계나

한국의 사회적 특성이 잘 맞아 취직을 준비하는 계나의 남자친구

한국에서 비주류이지만 인디 밴드로 활동하며 행복하게 지내는 계나 동생의 친구들

후반부에는 죽음을 맞이하지만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는 계나의 대학 동기까지

우리는 누가 맞고 누가 틀렸다고 말할 수 없다.

삶에는 정답이 없는 거니까 사회의 시선에 억눌리지 않고 나를 위한 삶을 선택한다면 그 모든 선택이 다 정답이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죽은 친구와 햄버거를 먹으며 행복에 대해 이야기한다.


행복이라는 말 있잖아, 과대평가된 단어 같아. 나는 배고프고 춥지만 않으면 정말로 좋다. 나한테는 그게 진짜 행복이야.



내가 생각하는 행복을 향해 나아가는 삶

나에게 맞는 기회를 찾아가는 삶

이보다 더 진취적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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